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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 신영택
  • 편집부
  • 등록 2006-11-29 14: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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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 신영택

 

긴 가을 가뭄을 적시는 충분한 비가 내렸다. 굽이굽이 거창군 위천면의 젊은 도예가 신영택(34)씨의 작업장을 찾아가는 길에 가을비가 내렸다. 첩첩이 산만 있을 것 같던 거창 한적한 마을에 제법 너른 평지가 나오더니, 완만한 지붕의 흙벽돌로 공들여 지은 집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그의 작업터 도운요라 한다.

 

실전경험없이 겪은 시행착오는 재산
젊은작가 신영택은 경일대학교 대학원을 마치고 바로 고향인 거창으로 내려와 작업실을 꾸몄다. 작업실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3년이 걸렸다. 지금 그는 장작가마를 짓고 있다. “가마가 완성되면 이제 정말 제대로 작업에 매진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그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그는 학교에서 곧바로 자신의 가마로 독립한 것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던 원인이라고 여긴다. 독립할 당시엔 학교교육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실전에서 생기는 생산성의 문제나 구매자의 선호도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오랫동안 작업장을 꾸려온 도예가 밑에서 실질적인 부분들을 배우다 독립했으면 시행착오과정은 줄일 수 있었을 겁니다. 그래도 제가 직접 몸으로 체득한 일련의 과정이 탄탄히 쌓여 제작업의 거름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그는 조형작품과 실용기 사이의 조형적 개연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 대학에서도 줄곧 물레작업을 해 왔는데, 석사학위 청구전에는 석고캐스팅기법의 벽면조형작품을 내놓았다. 이론상으로는 찻그릇이든 식기든 조형성을 갖는다고 배웠지만, ‘조각보의 조형성’을 주제로 한 그의 석사학위 청구작은 물레로 풀어내는 것보다 캐스팅 작업이 접근하기가 쉬웠다. 그런 그가 생계와 직결된 직업도예가가 된 이후, 물레작업에서의 다양한 조형성을 체득해가고 있다고 말한다. 찻그릇이 갖고 있는 미묘한 조형성을 조형미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그저 그렇다 하니 그런가보다’가 아니라 ‘아하! 이런 맛이로구나’하고 느끼게 되는 것 그것이 노련해지는 단계다.

은 애정으로 짓는 튼튼한 망댕이 가마
지난 4월부터 짓기 시작한 장작가마는 아직 마감이 덜됐다. 그중 유난히 잘잘한 망댕이들이 눈길을 끓었다. 혼자서 3봉짜리 장작가마를 짓는 일도 만만찮은데, 일일이 망댕이며 흙벽돌을 빚어 가마를 올려가는 과정에서 깊은 애착이 느껴졌다. “망댕이를 작게 만들어 가마를 올리면 아무래도 벌어지는 틈이 적어지니까 튼튼하게 지어지죠. 직접 흙 반죽해서 하루에 200개 정도 빚을 수 있더라고요. 처음엔 힘들어도 나중에 보수할 일이 적겠죠”라고 말한다. 이 가마를 짓기 위해 국내 유명한 도예가들의 장작가마를 직접보고 스케치해 설계했다. 3년간 가스가마로 작업했지만, 장작가마에서 얻어지는 깊은 맛에 비할 바가 못 됐다. 차인들 사이의 가스가마 작품을 절하하는 경향도 배제할 순 없었지만, 같은 가격에 팔더라도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그릇을 선보이고 싶은 게 가장 큰 이유가 됐다.

다양한 시도로 자신의 강점 찾아가는 과정
너른 창이 시원한 다실을 겸한 전시실에는 그동안의 작품들이 진열돼 있다. 분청 진사 백자 재유자기 등 다양한 유약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의 시행착오과정이자 자신의 강점을 찾아가는 과정의 작품들이다. 아직까지 백자작가라거나 분청작가라고 규정하지 않지만, 차츰 분청작업에 더 공을 들이게 된다고 한다. 장작가마가 완성되면 다시 시행착오를 거쳐야 될 것이다. 가스가마 번조에 대한 연구가 있었기에 한발 더 진보된 유약 빛에 대한 갈구가 더욱 간절했고 장작가마 번조에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도자기하는 남편 바느질하는 아내
만드는 품목들은 주로 찻그릇이지만, 찻그릇에서 파생되는 접시며 화기들은 물론이고 식기작업도 함께한다. 학부시절부터 여러 공모전에 출품해온 그는 올해 경남공예품대전에서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복을 전공한 아내와 합작으로 도자기합 위에 전통문양의 조각보를 붙인 작품으로 ‘도자기하는 남편과 바느질하는 아내’ 만큼이나 조화로운 작업이다.
“누구나 말하듯 좋은 작품은 다작 중에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가마가 완성되면 더 이상 작업장 꾸미느라 시간을 뺏길 일이 없으니, 많이 만들어보고 빨리 안정된 괴도에 오르고 싶은 욕심입니다” 11월중에 가마가 완성되면 인근지역인 합천의 가야산 고령토, 산청토, 거창의 옹기토 등의 태토를 실험해 데이터를 만드는 것 또한 그의 연구과제다.
젊은 작가 신영택, 그에게는 아직 해결되지 못한 많은 과제들과 풀어야하는 숙제들이 있다. 그는 지금 자신이 가야할 길 앞에서 마음이 부풀어 있다. 목표를 향해가는 젊은 도예가의 발길이 빨라지고 있다.
서희영 기자 rikkii@naver.com

 

 

< 더 많은 사진은 월간도예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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