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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조의 산중일기
  • 편집부
  • 등록 2007-01-04 15: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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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 Topic

2006.10.25 - 2006.11.24 수가화랑

 

윤광조의 산중일기

분청사기는 한국미의 원형으로 불리며 점차 그 가치가 확대되고 있다. 도예가 윤광조는 분청사기의 미를 현대적으로 끌어낸 장본인이라 할 만하다. 경주 안강에서 작업하고 있는 그의 개인전이 부산시 동래구 온천장에 위치한 수가화랑에서 지난 10월 25일부터 11월 24일까지 열렸다.

 

세계적인 작가로 주목받는 분청사기 거장
윤광조의 최근 행보를 살펴보면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해외 각국의 유명미술관 초대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3년 세계적인 도예전문 갤러리인 영국 베송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가졌고 이듬해인 2004년 미국 시애틀로 이어져 시애틀아시아미술관에서 큰 호평을 받으며 2005년까지 계속됐다. 같은 해 미국의 메이저 미술관 중 하나인 필라델피아미술관에서 동양작가로는 최초로 초대전을 갖는 영예를 얻었다. 또한 2004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어 국내 미술계의 이목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그가 해외에서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서구의 현대 도예가 추상표현주의의 영향으로 도예자체의 기능성을 버리고 기존양식에 충격을 주고자하는 격정적 표현으로 치닫고 있는 데에 반하기 때문이다. 최광진 미술평론가는 “충격적인 표현에 익숙해져 있던 그들에게 기능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단아한 기품과 우아한 격조를 지닌 윤광조 작품은 안목 있는 서구인들에게 오히려 신선한 충격으로 보였던 것 같다”고 말한다.

자유로운 도자기면 위에 새기는 반야심경으로 평정심 찾아
1973년 홍익대학교 공예과를 졸업한 후의 초기작들은 전통분청사기의 느낌이 강하다. 그는 1994년 경주 안강으로 작업실로 옮긴 후 더욱 왕성한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산중일기>라고 명명한 이번 초대전에는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그의 작품세계의 궤적을 담은 작품 40여점을 선보였다.
윤광조는 미국 체류 중 한국 도자기의 진가를 발견했던 친형의 권유로 도예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분청사기의 상감기법 외에도 표면의 분장과 귀얄 자국에 드러난 자유로움에 매료됐다. 이후 다양한 기법들을 실험했고 물레를 떠나 판작업에 의한 형태들을 찾아냈다. 삼각기둥이나 사각기둥, 위가 좁아지는 달걀형의 판들을 이용해 만들어낸 형태들은 자유로운 에너지를 품고 있다. 단순한 작품의 형태에서, 입구나 옆가장자리에 그의 작업장이 위치한 경주 바람골 산의 능선을 떠올리게 하는 부드러운 곡선만을 남겨두었다. 그가 초기작에서부터 표현해 온 불교에 대한 깊은 경외심은 자신의 창작에 끊임없는 영감을 불어넣는다. 작품 중 가장 장엄한 인상을 주는 것은 「심경」연작이다. 작품 표면에는 불교 경전 중 가장 애송되는 반야심경의 총 262자가 못으로 새겨져 있다. 긴 시간 경전을 필사하며 마음의 평정을 찾는다고 한다.
작품들은 하나같이 정형화된 형태가 아닌 자유분방한 자연스러운 형태를 띤다. 근대에 들어 분청사기를 가장 먼저 선보인 장본인이 된 것은, 그자신이 거기에 깊이 매료되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표면이 매끈하지 않은 그의 작품들은 질박한 화장토칠로 분방함이 더해진다. 둥근 모양, 원통모양, 삼각이나 사각 기둥 등 다양한 형 등 갖가지 형상들 모두 어느 모서리 하나 깎아 자른 듯 모나지 않고, 담담하고 친근하다. 백화장토로 처리된 작품의 표면에는 산, 구름 등 자연의 모습이 아로새겨져 있다. 특히 그의 산중일기를 대표하는 「심경」연작들은 화장토 위에 반야심경이 새겨져있다. 불교에 대한 그의 깊은 경외심이 반영된 이 연작들은 그가 한자 한자 새기며 평정심을 찾는다고 한다.

이번 윤광조의 전시가 개최된 수가화랑은 부산의 10대 건축물로 손꼽히는 아름다운 공간이다. 부산 동래구 온천동 금강공원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해 자연과 어우러진 모습이다. 건물외벽의 1/3이 유리로 되어 있어 하늘과 빛을 향해 열려있다. 도예가 윤광조와 수가화랑과의 인연 역시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3년 개인전을 함께했고 그 이후엔 상설관이 마련됐다. 화랑 건물 뒤편 별관에 마련된 윤광조관에서는 윤광조의 작품들이 상설 전시판매되고 있다. 크고 화려하진 않지만, 운치 있는 정원을 지나서 윤광조관으로 들어서는 기분은 사뭇 예술적이다.
서희영 기자 rikki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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