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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통한 또 다른 의미의 동질성
  • 편집부
  • 등록 2007-02-02 17: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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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통한 또 다른 의미의 동질성


2006.12.6-12.12 한국공예문화진흥원 전시관

조현주 (재)한국공예문화진흥원 마케팅팀장

과거에 동서양은 각자의 지역과 민족에 맞추어 발전해갔으며 이에 따라 문화도 각 지역별로 특화되어 발전되어왔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이후 문화의 중심은 서구로 이동했으며, 그 이후 미국은 문화강국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미국은 거대한 자본력을 배경으로 하여 문화시장의 주체를 독점하게 되었으며, 지금까지도 미술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와서 전 세계가 글로벌화Globalization되면서 점차 각 민족의 독특함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이는 비단 한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 분야에 걸쳐 반영되었으며 이로 인해 우리들의 생활은 많은 변화를 가지게 되었다. 전 세계는 지구촌이라는 이름처럼 하나의 이웃처럼 동질화되어가며 변화해갔다.
예술분야에 있어서도 동양과 서양의 경계는 더욱 모호해졌으며 작품만 봐서는 작가의 국적을 알기 힘들어 졌다. 지난달 한국공예문화진흥원에서 가진 전시도 이런 경향과 무관하지는 않다.
한해를 마무리해가는 이즈음 한국, 미국, 일본의 메이저급 작가들이 모여 동과 서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가졌다. 먼저, 이 전시의 시초가 된 것은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도예가들과 미국도예가들의 교류였다. 자연히 서로간의 도예문화에 대한 차별성과 동질성을 비교하게 되었으며 서로의 영향을 주고받게 되었다. 아무리 같은 흙을 쓰고 같은 가마를 사용하더라도 그들의 손을 통해 표현된 작품들은 그들의 고유성Originality을 보이며 그 작가의 정체성으로 발현되어 탄생되었다. 이번 전시이전 미국에서의 세 차례의 전시를 가지면서 작가들은 서로의 표현방법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으며 작품의 근간根幹이 되는 작가들의 배경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자연히 한국도예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보통 미국 도예가들이 동양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일본 그리고 중국이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서양의 문화를 빨리 받아들였으며, 서양 또한 일본 문화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자신들의 문화에 받아들였다.  미술사에서 살펴보더라도 반고흐의 작품에도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입은 여인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인상주의 화가들에게도 일본 목판화의 표현들이 영향을 준 것을 알 수 있다. 서양의 많은 도예가들은 일본미술 그리고 일본도예에 대해 경외심을 가지고 바라보며 동경해왔다. 그러나 그들이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가지는 생각은 한국전쟁의 나라, 김정일과 대치하는 국가, 핵전쟁의 위험이 있는 나라라는 정치적인 상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런 선입관들은 다양한 문화교류를 통해 차츰 바뀌어가고 있다. 일본도예의 발생자체가 한국도예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는 것, 또한 중국과 일본과는 다른 도예의 세계가 발전되어 왔음을 알게 되면서 다시 한 번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을 방문한 작가들은 한국도예의 배경이 되어 온 한국의 자연, 한국의 감성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한국공예문화진흥원 제1전시장에서 가진 은 한국, 미국, 일본에서 참여한 24명의 정예작가로 동양과 서양의 차별적 개념에 의해 생성된 도자예술의 현상을 확인하고 흙을 통한 또 다른 의미의 동질성을 규명하는데 그 의의를 두고 진행되었다. 각자의 표현방식으로 흙을 표현했으며 그 결과물로는 가장 원천적인 기器형태를 표현한 서병호, 고이에료지, 김시만, 타나하시준을 비롯해 흙을 표현매체로 자유롭게 표현한 브레드 이반 테일러, 제임스 디 잔스마, 박유나, 인체와 생물을 형상화한 류남희, 월리엄 맥크리스, 김재용은 구체적인 형상표현을 하였다. 또한 흙을 매체로 이해하고 조형적 물성표현을 한 한길홍, 김종현, 이명아, 이흥복, 김승욱 그리고 조형적 사물표현을 한 권영식, 메르비슈브라이언, 박선우, 강종숙, 웬디포스터, 셜리 제콥스 등이 있다. 이들은  동서양의  차이를 드러내기보다는 그들의 미적표현과 조형적 의지를 표현하는데 최선을 다하였다.

또한 전시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10여명의 미국과 일본 작가들은 전시와 더불어 한국도예 작가탐방과 이천도자기엑스포를 방문하며 한국현대도예의 현주소를 보고 느꼈다고 한다. 이번 전시의 총 책임자로서 한길홍 교수는 전시에 참여, 방문한 작가들에게 한국도예의 현재 상황을 있는 그대로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세미나, 도예스튜디오 방문, 이천도자기엑스포 방문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전시준비만으로도 빠듯했던 한국 방문일정이었지만 한국도예를 느끼기 위한 그들의 호기심과 열의를 감소시키기에는 시간적 제약도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특히 도예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들의 도예스튜디오 방문은 동시대를 사는 작가로서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대답해주는 기회로 모두 만족스러워 했다.
최근 몇 년간의 사회 전반적인 경기악화로 그간 활발했던 교류전들이 거의 사라져가고 있는 현실이다. 이 전시가 네번째 전시로 이어지기까지는 여러 작가들의 희생이 필요했고 많은 일들이 있었으나 이를 극복하고 순조롭게 먼 타지까지 건너와 전시를 갖고 한국현대도예의 현장을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은 축하할 일이다. 다섯번 째 전시는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쁨과 더불어 약간의 기우도 생겨났다. 전시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 수반되어야하는 일들이 스쳐가며, 무거운 숙제를 짊어지고 갈 작가들의 운명이 생각났다. 좋은 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시에 수반되는 어려운 일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관심과 애정있는 후원인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들의 노력과 땀이 바탕이 되어야할 것이다. 이 바람직한 해외교류전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하며 앞으로 국내 및 해외 도예계에서도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전시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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