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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버지니아 나무를 두려워하랴?
  • 편집부
  • 등록 2007-05-11 16: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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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버지니아 나무를 두려워하랴?

글 하워드 리사티Howard Risatti_미술사학자
번역 최석진_도예가

<누가 버지니아 나무를 두려워하랴?>는 장작 가마 번조로 작업하는 아홉 명의 버지니아 도예가들과 한 명의 회화를 보여주는 전시이다. 스티븐 그래스와 존 제시먼에 의해 기획된 이 전시는 버지니아주의 리치몬드에 위치한 쿼어크 화랑(www.quirkgaller.com)에서 2007년 1월 5일부터 2월 20일 까지 열렸다. 이 전시회는 도자예술 분야에 헌신한 버지니아의 작가들의 업적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스가 지적하듯 이번 전시의 거의 모든 작가들이 수십 년 동안 도자 제작의 번조 방법으로 나무를 사용해 왔으며 또한 수년간 도자 예술에 관하여 활발하게 글을 써 오고 있다. 이 전시 제목은 1920년대에 내적이며 비주류의 작가인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와 1970년대에 비학문적이며 비주류에 속하는 장작가마 작업을 하는 도예가들 사이의 유사성을 나타낸다.
각 작가들은 장작가마 번조 과정을 통해서 얻어질 수 있는 효과의 범위를 보여주는 다섯 점을 전시하고 있다. 화가인 레이 캐스Ray Kass는 장작가마 번조를 과정으로써 그리고 개념적으로 찬미하기 위하여 불에 그슬리고 불에 탄 종이 위에 그림을 그렸다.
롭 버나드Rob Barnard의 작품들은 번조 중에 도자기의 넓은 어깨 부분에 쌓여진 무거운 재가 어느 순간, 중력에 의해서 급격하고 자유롭게 아래로 당겨져 겨자 빛의 폭포로 흘러내린 듯, 극적으로 어두운 밤색 그리고 황갈색으로 앉혀진 것처럼 보이는 거친 비율의 병들이다. 이와 비슷하지만 버나드 보다는 덜 극적으로 보이는 효과는 캐빈 크로우Kevin Crowe의 커다란 「Vase with Shells」이다. 그는 번조 과정에서 얻어진 미묘한 회색과 황갈색의 범위를 잘 다루고 있다.
또 대조적으로 리차드 테일러Richard Taylor의 항아리와 워렌 후레드릭Warren Frederick의 「Ellipse Vase」는 도자기를 측면으로 재임하여 중력을 무시한 듯한 강한 재유 바람처럼 보이는 유약의 개울을 보여준다. 이 효과는 거대한 입을 지니고 한껏 부풀은 커다란 몸체를 불안정하게 받치고 있는 자그마한 받침을 가진, 후레드릭의 항아리의 기이함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명백히 이번 전시에서 가장 동요를 일으키는 작품은 랜디 에드문슨Randy Edmonson의 작품들이다. 그는 볼커스Voulkos로부터 영향을 받아 원통 형태로 시작해서 기의 가장자리와 옆면에 쐐기 형태와 판 조각을 덧붙였다. 그 결과 감상자들로 하여금 만져보도록 유도하진 않는데 아마도 이것이 이 작품의 개성인 듯하다. 그 반면 존 제시먼John Jessiman은 기의 표면에 점토를 붙인 뒤 깊게 자국을 내 울퉁불퉁 하게 만들었는데 이는 튼실한 뚜껑을 가진 기의 표면을 더욱 활성화 시키고 있다. 이것은 재가 표면에 골고루 뿌려지는 것을 방지 하여 반전 음영의 풍요로운 효과를 창조하고 있다.
손으로 빚은 전과 물레로 만든 둥근 형태의 캐서린 화이트Catherine White의 원주형 병, 「Golden Rippled Cocoon」은 불의 방향에 의해 만들어진 색채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원형 받침 위에 수평으로 놓여졌다. 색조는 적갈색으로부터 황색의 얼룩 반점의 밤색 톤을 띈다.
장작가마 번조 과정의 또 다른 전략으로 유약을 추가하거나 기를 뒤집어서 재임하여 번조하는 방법도 있다. 메리 울프Mary Wolf의 「Sand Hollow Bowls」는 둥근 접시를 거꾸로 재임해서, 배가 지나간 자국 같은 원형 모양을 그늘지게 만드는 갈색 재유가 불길을 막는 동안, 이 접시를 받치는 세 개의 받침이 기 표면에 밝은 빛의 원형 모양을 남겼다.
스티븐 그래스Steven Glass는 뚜껑이 있는 용기에 얇은 백색 슬립을 붓으로 칠하고 두꺼운 시노Shino 유약을 시유 했다. 번조하는 동안 불의 입구와 마주하는 면은 부드러운 황갈색 톤으로 변화하고 다른 부분은 부드러운 장미 빛 핑크색을 띄게 되었다.
분명, 장작가마로 완성된 작품들은 많은 흥미를 불러일으키며 진정으로 마음을 끌리게 한다. 현대적인 유약들과 가마가 훨씬 더 편리하고 더 믿을 만한데 왜 어떤 작가들은 예측할 수도 없고 많은 노동을 필요로 하는 이런 과정에 고심하며 분투하는 것일까? 이것은 공예 분야뿐만 아니라 현대 미술 전반에 포함된 의문이다. 즉, 만약에 장작 가마 번조가 현대 예술에 뒷걸음치는 것이라면 디지탈 카메라나 포토샵과는 역행된 하나하나의 붓 터치로 그림을 그려 가는 것은 어떠한가?
그러나 분명히 우리는 현대 전위예술후기의 시대에 있으므로 그 자체의 가치로써 과정의 최신화는 더 이상 생각되지 않는다. 각각의 역사적 시대가 어떤 의미를 발하는 가로부터 나온 그 시대 고유의 상태를 나타낸 이후, 이 작품들의 관련성은 진행 과정에 대한 현대주의자의 아이디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이 그 시대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가에 달렸다. 즉, 예술가들이 장작가마 번조를 통하여 지금 이 시대에 중요한 논의를 하고 있는가 아니면 단순히 전통과 과거에 열중하고 있는가 그것이 중요한 논쟁점이다.
진정한 예술 작품은 우리로 하여금 보고 경험해서 또 다른 면으로 더 깊이 있게 세상을 비추는 것이다. 이런 점이 예술가들이 과거가 아니라 지금 현재에 속한다고 말하고 있는 이유이다. 이 전시에서의 작품들은 스스로를 실현하는 수단으로 오래된 현대주의자의 전형적인 모범에 질문을 던짐으로써 이 역할을 하고 있다.
인간의 완벽성의 계몽적 이상으로부터 나오는 전형적인 모형들은 좋은 의도임에도 불구하고 이제 개개인과 사물의 독특성의 해체를 촉진시키고 있다. 완전성­즉 형태의 완벽을 통한 인간의 완벽이란 이름으로 우리는 지금 표준화와 끝없는 반복(프랜차이즈를 생각해 보라)이 주된 보증마크가 되고, 인간 생의 모든 면으로 스며들어오는 문화 즉, 상업화된 문화와 현대 산업의 승리를 보고 있다. 이런 문화 속에서 모든 수공예품이 그 문화에 대한 중요한 반영의 대상이 된다. 이점은 이 전시회에 있는 작품같이 장작 가마 번조에 의한 경우에 특히 그렇다.
각각의 인간들처럼 개개의 작품들은 모두 다르다. 부서졌을 때 똑 같은 다른 것으로 대체 될 수 있는 바르셀로나 의자와는 달리 이런 장작으로 번조된 작품들은 작가들이 아무리 복제하고 싶어도 절대 복제할 수 없으며 다시는 같은 것으로 대체 할 수 없다. 두 개의 가마나 두 번의 번조가 동일 할 수 없기에 이 작품들은 특정한 가마에서 특정한 번조로서의, 유일한 예술 이벤트의 결과로 보여 질수 밖에 없다. 이런 이벤트에서 예술가의 손에 의해 세심하게 만들어진 천연의 재료는 불과 열 그리고 재에 의해 예측할 수 없고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변형되어 진다.
장작가마 도예가들은 이것을 상심해 하기보다, 이 뜻밖의 발견을 창조 과정의 필수적 상황으로 받아들여 스스로 자아의 의도를 포기한 채 진정으로 그리고 상징적으로 번조 과정을 거쳐 자연을 향해 자신을 연다. 현대주의자들과 같이 자연을 통제하고 정복하려고 하는 대신 그들 자신과 창조 과정을 자연과 함께 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장작가마 번조는 단 하나이자 유일한 예술작품을 통해 그 신비함을 획득함으로써 세상을 다시 매료시키는, 그 안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나타내는 수단이 된다.

Originally published in Ceramics Monthly, December 2006. Copyright,
The American Ceramic Society. All rights reserved. www.ceramicsmonthly.org

필자 하워드 리사티Howard Risatti는 미국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의 미술사학과 교수이며 공예·재료학과의 학장으로 재직한 후 정년퇴임하였다.

번역자 최석진은 이화여자대학교 도예과와 동 대학원 졸업하고 한국과 미국에서 개인전 9회, 버지니아 박물관 초대 작가,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 강사를 역임했다. 미국 현지에서 워크샵과 강의를 20여회 가져왔으며 현재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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