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미소니언Smithsonian 박물관 영구전시
청자도예가 방철주 「박지지구무늬항아리」
원로도예가 혁산 방철주(85세, 경기도 이천 ‘동국요’ 운영)선생의 작품 「박지剝地지구地球무늬항아리Global Jar」가 오는 6월 미국 워싱턴 스미소니언박물관에서 전시, 영구소장 된다. 「지구무늬 항아리」는 1998년 제작된 작품으로 우리 고려시대 절정기 비색청자의 모방에서 출발해 현대의 미감이 충분히 발현된 작품이다. 높이 29cm, 폭 35cm로 특히 표면에 전통박지기법으로 새겨진 기하학적 방사문양은 확대와 축소가 반복적으로 표현돼 착시현상을 주는 미니멀리즘적 패턴으로 청자의 전통과 현대적 이미지를 동시에 담고 있는 작품이다.
스미소니언박물관 측은 지난해 2월, 방철주 선생의 청자도록(2005년 11월 발간)을 소장하고 있던 미국 워싱턴 소재 한국문화재단(윤삼균 회장)을 통해 작품을 접하게 된 것을 계기로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 당시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 아시아문화담당 큐레이터인 폴 마이클 테일러 박사Dr. Paul Michael Taylor 등 관련 큐레이터들은 도예가 방철주와 그의 작품에 대해 “고려청자의 지극히 아름다운 비색바탕 위에 가장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이를 승화해 표현하는 높은 수준의 작가”이며 “한국 고려청자의 가장 현대적이고 최고 경지의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스미소니언측은 곧바로 동국요측에 오는 6월 개관예정인 산하 자연사박물관 2층 한국관Korean Gallery에 방선생의 작품을 영구 전시하고 싶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타진했다. 이후 동국요 측은 여러 검증작업을 거쳐 작품 인도를 결정하고 지난 3월 15일 스미소니언에서 보내온 계약서에 공식 서명, 3월 25일 박물관 측으로 전달했다. 「지구무늬항아리Global Jar」는 오는 2017년 6월까지 10년간 1880년대부터 1890년대의 우리 전통유물들과 함께 전시될 예정이며 이후에는 박물관의 요청에 따라 영구 소장 전시될 전망이다.
또한 스미소니언 측은 「지구무늬항아리」 작품과 함께 방선생이 제작한 초벌구이전 다완과 초벌구이한 그릇, 재벌완성된 다완, 용그림 청자타일 등 청자작품의 주요제작기법 10여 가지를 살펴 볼 수 있는 기물들을 교육용 자료로 전시할 예정이다.
지난 3월 작품을 인수한 스미소니언 측은 “한국 청자문화의 진수를 담은 작품이다.”라는 찬사를 내용으로 한 감사편지를 보내왔으며 오는 6월 7일 한국관 개관식에 방선생을 초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은 워싱턴 D.C.소재, 18개 산하 박물관으로 구성된 곳으로, 1억 5,000만점의 전 세계 문화재와 5,0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딕체니 미국 부통령이 이사장직을 맡고 있으며 올 6월 한국관이 개관될 자연사 박물관만 연간 1,000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방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방철주 선생은 40대라는 늦은 나이에 시작한 자신의 도예인생 40여 년 동안 청자연구에 혼신을 쏟아온 도예가로 일본에서만 60여 차례의 전시회를 가져왔다. 지난해 5월과 11월에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국도자전과 본함즈경매에서 순청자 둥근항아리와 벚꽃 네모항아리, 순청자보리무늬항아리 등 세 점을 출품해 유럽 전역에서 모인 관련 큐레이터와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전라남도 강진의 청자문화제에 초대돼 대표작품 20여점을 선보인 <특별전>과 <혁산 방철주와 청자>라는 주제의 강연도 가졌으며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재단법인 세계도자기엑스포 주관으로 순회전시중인 <아시아 도자삼각주 프로젝트>에 청자작가로는 유일하게 현대작가로 선정됐다. 이 전시는 한국 이천도자센터에 이어 현재 대만 잉거도자박물관에서 전시중이며 이후 일본 기후국립박물관에서 전시를 갖게 된다.
최근 방철주 선생은 과거 전성기시절 못지않은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방선생의 작품은 고이즈미 일본 전 총리를 비롯한 역대 일본 총리들과 선종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영국 찰스황태자, 미테랑 전 프랑스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등 세계 저명인사들이 소장하고 있다. 연로한 나이임에도 이 같은 활발한 활동을 보일 수 있는 배경에는 곁에서 자신의 일을 돕고 있는 딸 방문숙(43)씨의 역할이 크다. 방문숙씨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프랑스사 박사과정을 마치고 모교에서 강사로 활동했으며 일본 교토대와 프랑스 소르본 방문교수로도 활동한 인재다. 방철주 선생은 지난 2005년 11월 자신의 개인전 개막식에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후계자로 자신의 딸을 지목하고 ‘동국’이라는 호를 부여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방철주 선생의 최근 일련의 행보를 바라보는 도예계 일각에서는 “이번 스미소니언박물관 초대는 작가 개인의 영예를 떠나 우리 도예계가 흥분해야 할 사건”이며 “전통문화, 특히 도예에 대한 정부와 국민적 관심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하고 있다. 취재부
<더 많은 사진자료는 월간도예 2007년 5월호 본문을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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