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세계막사발장작가마축제
The 10th International Macsabal Woodfire Festival
경기 오산 빗재가마:2007. 5. 17 - 5. 23

“막사발, 옹기 등 도자기 만드는 수준은 우리나라가 세계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도자기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이 축제를 이어가게 됐습니다.”
작은 약속에서 시작된 세계인의 축제
축제 위원장 도예가 김용문(53)은 이 축제가 작은 약속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캐나다 벤쿠버를 방문했을 당시, 그곳에서 장작가마 작업을 하는 한 도예가를 만났어요. 그런데 가만 보니까 그가 작업하는 방식이 한국에서 전해진 기법이었어요. 지구 반바퀴를 돌아 캐나다까지 전해진 우리 것을 다시 만난 것이 신기하고 놀라웠어요. 그 때 문득 세계를 돌며 우리 것을 알리는 축제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에 이러한 축제가 있으면 오겠냐는 질문에 그는 흥쾌히 대답했고, 정작 한국에 돌아와서는 잊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축제를 잘 준비하고 있느냐는 그의 전화를 받고는 이 축제를 구체적으로 추진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처음 시작된 축제는 벌써 10회째를 맞이했고 함께하는 이들도 점차 많아졌다.
하나되어 어우러지다
지난 5월 17일 제10회 세계막사발장작가마축제가 열렸다. 국내외 도예가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경기도 오산시 궐동에서 열린 이 축제에 함께 했고, 이에 참여한 도예가들의 작품이 5월 21일 서울 인사동 갤러리각과 갤러리31에서 전시 오픈식을 가졌다. 축제가 시작된 17일 오산 빗재가마에서는 넉넉히 나누며 웃고 즐기는 따뜻한 축제가 벌어졌다. 한편에서는 물레시연
에 신이나 열을 올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한편에서는 장작가마에 불을 지피느라 장작을 나르는 도예가들 이마에 땀방울 흐르는 소리가, 또 한편에서는 민족도 언어도 다른 이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문화가 전달되어지고 교류하는 소리가 이 작은 공간 안에 넘쳐났다.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이야기하며 하나로 어우러지는 모습이 마치 한참 불이 지펴져 도자기를 구워내고 있는 장작가마처럼 뜨거웠다.
막사발을 사랑하는 이들
기자는 이곳을 찾은 많은 도예가들 중 첸 슈링TSENG, Shu-Ling(대만)과 리 미들맨Lee Middleman(미국)을 만나 잠깐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반가웠다. 현재 미국 공예가협회장을 맡고 있는 리 미들맨은 2004년 제7회 세계막사발장작가마축제를 시작으로 이번 축제참가가 벌써 네 번째이다. 일본에서 작가 레지던스 프로그램 참여당시 자신의 일처럼 서로 도와주며 작업하는 한국 도예가들의 모습이 좋아 보여 처음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후 이 축제에도 계속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고 했다. 한국사람, 한국음식 등에 대해 설명하는 열정적인 표정에서 한국을 너무나 사랑하는 그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일본 아오모리Aomori에서 레지던스 작가 프로그램에서 처음 리 미들맨을 만났다는 대만인 첸 슈링은 대만 세라믹스 매거진의 해외 리포터로 활동하고 있는 기자 겸 작가이다. 이 축제 참여 이후 대만에 돌아가 세라믹 매거진에 세계 막사발 장작가마축제에 대한 글과 사진으로 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막사발’은 의미 그대로의 의미로 그 뜻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미, 한국의 문화로 확장되어진 개념이다. 외국 도예가들과 함께 우리 것을 나누고 즐기는 것이 바로 축제의 목적이며 우리와 다른 문화를 가진 다양한 민족들과 우리 것을 나누는 것이 바로 이 축제의 비젼이다.
실크로드를 따라

중국 5대 도자기 생산지이자 6천년의 도자기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의 쯔보시와 함께 연계해 이루어지는 이 축제는 중국뿐만 아니라 함께하는 다양한 민족의 도예인들의 문화와 그들 작품의 독자성을 인정하고 나누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중국, 인도, 카자흐스탄,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에 걸친 도자기 실크로드를 개척하고 이 축제를 통해 우리 도자기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이 이 축제의 의미이며 목적이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이 축제 가운데 우리의 문화를 함께 즐기고 정을 나누는 일들이 분명 일어나고 있었으며 세계로 전해져 나가는 우리 문화를 꿈꿀 수 있었다. 더 많은 도예가들과 세계의 더 다양한 민족이 이 축제를 통해 함께 막사발을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장윤희 기자 bless_tree@naver.com
1 장작가마 2 축제 행사장 한켠의 풍경 3 축제에 참여한 중국 작가들 4 첸 슈링TSENG, ShuLing(좌), 리미들맨Lee Middleman(우) 5 물레시연을 구경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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