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고

Top
기사 메일전송
일본현대도자전과 피터칼라스
  • 편집부
  • 등록 2007-07-09 15:18:59
기사수정

미국 타우슨대학 아시안 갤러리

일본현대도자전과 피터칼라스
글+사진 전신연 도예가

필자가 공부하고 강의하고 있는 미국 메릴랜드의 타우슨 대학의 Asian Arts Gallery에서 지난 2월 10일부터 5월 11일까지 <일본 현대 도자전>이 열렸다. 작년에 Center for the Arts Building의 준공으로 이곳에 새로 개관한 Asian Arts Gallery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각국의 미술작품의 상설 전시를 하는 한편 매 학기마다 주제를 정해서 전시회와 행사를 주최한다. 올해 봄의 주제는 《2차세계대전 이후의 일본의 현대 도예》로 전시회와 더불어 미국의 도예가 중 일본 도자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도예가를 초청하여 5일간의 단기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물망에 오른 두 미국 작가로는 제프 샤피로Jeff Shapiro와 피터 칼라스Peter Callas였는데 두 사람 모두 아나가마를 이용하여 번조하는, 그리고 일본 전통 도자기의 흙 다루는 솜씨, 번조 또는 유약의 방법 등의 영향을 그대로 자신들의 작품에 투영해내는 작가다. 그래서 일본 비젠 도자나 오래전 조몽 시대의 형태를 읽을 수 있는 독특한 스타일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전시 주최 측 내부의 토론과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해서 최종적으로 초청되었고, 지난 5월 초에는 도예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시연과 강의, 그리고 일반인들에게 공개된 워크샵 등이 진행되었다.
우선 《Fired With Passion》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전시회를 살펴보자. 일본은 세계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파괴와 황폐화로 오랜 시간을 통해 구축된 전통이 뿌리채 흔들림을 경험했다. 대전후 전국적으로 만연한 생각들은 예전의 시스템은 실패했다는 것이었고, 오래된 가치들은 구태의연한 것이라는 도전을 받게 되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아티스트들 역시 새로운 정체성을 탐색하였는데,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러한 배경에 근거한 전통에 의해 강요되지 않는 영감과 혁신적인 형태가 솟아 나오고 있는 지난 수십 년의 현대 유명작가들의 50여 개 도자작품들이 전시 되었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쇼지 하마다, 야스오 하야시, 오사무 스즈키 등이 있다.

이번 전시회의 작품 선정은 뉴욕 맨하탄에 위치한 다이이치 갤러리Dai Ichi Gallery 큐레이터인 비트리스 챙Beatrice Chang이 객원 큐레이터로서 수고를 해 주었다. 최근에 그녀는 「Fired with Passion:Contemporary Japanese Ceramics」라는 책을 사무엘 루리와 공동 저작하여 출간한 바 있기 때문에 이번 전시회의 큐레이터로는 적임자이고, 전시회의 제목도 그녀의 저서 제목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전시회의 오프닝 행사가 있던 2월 10일, 비아트리스 창이 두 번에 걸쳐 관람객들에게 전시 의도와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 도예의 역사적 사회적 배경을 쭉 훑어 나가면서, 전시된 작품들에 대한 작가들의 간단한 소개와 재료, 번조의 특이한 점들까지 약 한 시간가량을 전시장에서 관객들을 리드해가며 폭 넓게 설명했다. 참고로 다이치 갤러리는 일본 도예작가들과 그 영향을 받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활동 중인 일본과 미국 작가들의 전통 기법 중심의 작품들만을 주로 전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행사의 일부인 단기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초대 아티스트는 피터 칼라스였다. 그는 70년대 초부터 활동을 시작한 도예가로, 아치브레이의 레지던스 아티스트로도 활동했었고, 일본의 토코나메, 시가라키 등을 여행하면서, 아나가마와 일본 도예에 대해서 배웠다. 그는 1975년에는 피터 볼커스와 함께 작업하면서, 미국에서는 거의 최초의 아나가마를 직접 만들기도 했었다. 그는 이번행사에서 5일에 걸쳐 수차례의 강의, 슬라이드 강연을 통해 도예과와 조각과 학생들과 만났고, 이틀간은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된 워크샵을 진행했다. 특히 그는 첫날 아침 도예과 수업에서 시연을 하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는데, 어떻게 도예가로서 생활을 유지하는가를 비롯해서 그의 오랜 기간의 장작 가마 번조의 경험, 그의 일본에서의 수월하지 않았던 생활 등 평소에 우리가 접해 보기 어려운 작가로서의 도전적이고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학생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그의 능수능란한 말솜씨와 다이나믹한 진행 방법, 그리고 활달하고 밝은 매너는 학생들로 하여금 그에게 빠져들게 했고, 그의 작업 방식이나 기법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흥미있게 접근할 수 있었다.
그밖에도 삼일 째 되는 날에는 타우슨 대학 가까이에 위치한-이년전 볼티모어 NCECA의 지역 후원기관이었던-볼티모어 클레이워크를 방문하여 그곳의 레지던트 아티스트들과 교류하며 시연하는 기회도 가졌고, 도예과와 조각과 대학원생들과는 이틀에 걸쳐 개개인당 한 시간 정도의 평론의 시간을 가졌다. 일반 학부 학생들과는 다르게 MFA학생들은 30여년이 넘는 그의 경험을 통한 좀 더 실제적이고 심도 있는 맞춤형 대화를 각각의 가질 수 있었다.
필자에게 이번 전시회와 초대작가인 피터 칼라스의 작품들은 현대 일본 도예 흐름의 단면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전시장에서 본 작품들, 그리고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 번 살펴보게 된 여러 작품들은 일견에는 감각적이고 혁신적인 시도를 통해 현대인들의 취향에 부응하는 듯하지만, 한편으로는 오랜 기간 동안 축적되어 온 일본 도예의 전통이 그 속에 무시할 수 없는 무게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이 의도 되었는가 그렇지 않은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필자의 작품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미루어 보면, 뿌리라는 것은 쉽게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한다.


1  전시장 전경. 앞쪽 두 작품은 시게마추 아유미Shigematsu Ayumi 작
2  「No 42 Large Rectangular Plate」    츠부사 카토Tshubusa Kato작, 2006년,
     1.25×29.25×4.5inch
3  「Object 2006」 츠부사 카토 작,   Pale Blue Celadon Glazed Porcelain,  34×24inch
4·5  타카시 히노다Takashi Hinoda 작
6 피터 칼라스의 제작시연 장면들


필자 전신연은 미국 매릴랜드 타우슨 대학에서 Human Figure를 강의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에서 개인전, 단체·초대전을 포함해 70여 회의 전시를 가졌으며 현재 미국 현지에서 도예가로 활발한 활동 중이다.

 

 

< 더 많은 사진은 월간도예 2007년 6월호를 참조바랍니다.>

 

기사를 사용하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s://www.cerazine.net

 

0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monthly_cera
세로형 미코
03미코하이테크 large
02이삭이앤씨 large
오리엔트
미노
삼원종합기계
진산아이티
케이텍
해륭
대호CC_240905
01지난호보기
월간도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