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월호
특집
세라믹스 산업에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응용
나노 단위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鄭容在 공학박사 / 한양대학교 세라믹공학과 교수
金潤碩 / 한양대학교 세라믹공학과 연구원
나노 단위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물리적인 공식과 수치해석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재료의 특성을 예측하는 방법으로, 슈뢰딩거(Schr dinger)방정식으로부터 전자구조를 계산하는 제일원리(First principle)법, 고전뉴턴역학을 사용하여 원자들의 운동을 계산하는 분자동역학법, 그리고 무작위수(random number)를 사용하여 자연현상을 확률적으로 시뮬레이션하는 몬테카를로(Monte Carlo)법 등을 포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제일원리(First principle)법은 ‘Ab initio’ 법 이라고도 하며, ‘From the beginning’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방법은 양자역학의 효시가 된 슈뢰딩거의 업적에 그 근본을 두고 있다. 1964년 Hohenberg와 Kohn, 1965년 Kohn과 Sham에 의해 밀도범함수이론(Density Functional Theory)이 정립되면서 그 발전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고, Pseudo-potential법, Full-potential법, Local Density 근사법(LDA), 그리고 Generalized Gradient 근사법(GGA) 등을 적용하여 제일원리법은 효과적으로 원자간 전자구조 계산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제일원리법의 가장 큰 장점은 계산을 수행하기 위한 실험적 상수가 전혀 필요 없으며, 필요한 정보는 원자의 종류와 위치 뿐이라는 점이다. 제일원리법은 재료의 형태에 따라 두 가지 계산 방법으로 나뉘는데 주기적인 격자를 가지고 있는 결정재료의 계산은 평면파(plane wave)를 basis set으로 하여 계산하고, 단백질이나 폴리머와 같이 주기성이 없는 재료에 대해서는 가우시안(Gaussian)을 basis set으로 하여 계산한다. 평면파를 basis set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Fast Fourier Transformation(FFT) 알고리즘을 사용하기 때문에 계산의 병렬화 효율이 가우시안을 basis set으로 이용하는 방법보다 떨어지긴 하지만 계산의 정확성은 훨씬 높다.
제일원리법은 원자들의 전자구조 계산을 통해 시스템의 격자상수, Cohesive 에너지, bulk modulus, 상태밀도(Density of state), 밴드구조(Band structure), 자기모멘트(Magnetic moment), 그리고 전하밀도(Charge density) 등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계산된 결과는 나노 단위 시스템의 특성을 예측하여 새로운 기계(MEMS, NEMS 등)나 소자를 설계하는데 기본적인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다.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 또한 벌크, 박막, 계면(interface), 그리고 결정립 경계(grain boundary) 등과 같은 다양한 3차원 모델에 대해 적용할 수 있으며, 원소의 종류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금속/세라믹, 반도체/세라믹, 폴리머/세라믹 등과 같은 시스템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계산해야할 양이 많아 결과를 얻기 위한 시간이 다른 방법들에 비해 많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약 10개의 원자로 구성된 시스템에 대한 전자구조를 계산하는데 펜티엄Ⅳ 2.0GHz 에서 2시간 정도의 계산 시간이 필요하며, 원자가 100개 정도되는 시스템은 약 48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분자동역학법은 고전뉴턴역학(Classical Newtonian Mechanics)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1957년 Alder와 Wainwright에 의해 고상과 액상에 대한 상태도 연구에 적용된 이래 많은 연구가 발표되어 왔다. 분자동역학법의 알고리즘을 간단히 설명하면 정해진 위치의 원자들에 대해 포텐셜 에너지를 구하고, 이로부터 각의 원자가 느끼는 힘이 얻어지며, 가속도, 속도, 그리고 다음 스텝의 위치가 계산되어지는 매우 간단한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다. 분자동역학법은 제일원리법에 비해 계산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재료공학 문제 해결에 매우 적용범위가 넓다고 하겠다. 한 가지 단점은 원자사이의 상호작용을 지배하는 포텐셜의 생성과 적용이 반경험적(semi-empirical)인 방법을 통하기 때문에, 적절한 원자간 포텐셜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분자동역학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실제 나노 규모의 원자들을 모두 고려할 수 있고, 비교적 정확하며 계산속도가 제일원리법에 비해 빠른 장점이 있으므로 나노 단위 시스템의 특성을 예측하고 평가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몬테카를로법은 무작위수를 이용하여 확률적으로 자연현상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으로, 그 유래는 몬테카를로라는 항구도시의 이름에서 따왔다. 그 도시는 도박으로 유명한 도시인데 도박이 바로 확률에 의해 지배되는 게임이기 때문에 이 방법에 몬테카를로라는 재미있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몬테카를로법이 세라믹 분야에서 훌륭하게 적용되는 분야로는 전자현미경(SEM) 시뮬레이션을 들 수 있다. 전자빔이 재료에 입사되면 입사된 전자는 재료 내 전자 및 원자들과의 상호작용으로 무작위하게 이동하는데 이것을 시뮬레이션하여 시편에서 발생하는 이차전자(secondary electron)의 수율을 계산해 내는 것이다. 이 분야는 반도체 공정에서 제작오차 측정분야에 응용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이다. 또 다른 분야로 물리적 증기 증착법(Physical Vapor Deposition, PVD)과 같은 공정으로 박막을 증착하는 현상을 시뮬레이션하는 경우 원자들이 무작위로 증착되는 현상을 시뮬레이션하여 박막의 증착형태(Morpho logy)나 상(Phase)을 알 수도 있다. 이러한 분야 외에도 무작위성이 나타나는 많은 자연현상의 모사에 몬테카를로법이 적용될 수 있다.
위와 같은 계산을 빠르게 수행하기 위해 사용하는 컴퓨터는 일반적인 컴퓨터와 다른 병렬형 컴퓨터를 사용하게 된다. 흔히 베어울프(Beowulf) 클러스터로 알려진 리눅스 클러스터가 바로 그것이다. 리눅스 클러스터란 여러 대의 컴퓨터를 병렬로 연결하고, 하나의 목적을 가진 프로그램을 각각의 컴퓨터에 동시에 돌려 계산시간을 줄이는 컴퓨터이다. 병렬형 컴퓨터는 사용되는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프로세서(CPU)의 종류에 따라 벡터형 컴퓨터와 범용(스칼라) 컴퓨터로 나뉘고, 메모리구조의 종류에 따라 분산 메모리형(Massively Parallel Processing, MPP)과 공유 메모리형(Symme tric Multiprocessing, SMP)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컴퓨터를 연결하는 방법에 따라 Fast ethernet (100Mbps), Gigabit ethernet(1Gbps), Myrinet (1Gbps)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인 병렬계산을 위해서 필요한 사양은 범용 프로세서에 분산 메모리형과 Fast ethernet을 이용한 연결 정도면 충분한 병렬계산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프로세서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컴퓨터끼리 연결된 네트워크에 과부하(overhead)가 생겨 병목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프로세서의 속도가 약 1GHz를 넘게 되면 Fast ethernet을 이용한 네트워크는 컴퓨터 간 통신이 많은 경우 프로세서의 수가 증가하더라도 일정시간 이상 계산시간을 단축하지 못하게 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들의 순위를 매겨놓은 홈페이지(www.top500.org)의 리스트를 보면 대부분의 슈퍼컴퓨터들이 병렬형 컴퓨터이며, 2002년 6월 현재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는 NEC에서 제작하여 일본 Earth Simulator Center에서 보유하고 있는 35.8 TeraFlops의 성능을 가진 지진예측용 컴퓨터(Earth simulator)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는 현재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퓨팅센터에서 보유하고 있는 IBM의 Regatta 시스템으로 순위는 158위이며, 306 GigaFlops의 성능을 가지고 있다. (Flops는 초당 부동소수점 연산을 얼마나 많이 하는가를 나타낸 것으로 계산용 컴퓨터의 속도를 측정하는 척도로써 많이 사용된다.)
나노 단위에 대한 연구는 2000년 미국정부가 차세대 과학기술의 주도권 유지를 위해 National Nanotechno logy Initiative(NNI) 계획을 수립하면서 급속도로 연구가 활발해 졌다. 같은 해, 우리나라 또한 정부 주도하에 국가과학기술위원회 6차 회의에서 나노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었고 이로 인해 나노 단위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대한 연구가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학술지에 발표되는 논문의 편수가 연구의 중요도와 비례한다고 보았을 때, 저명한 국제 학술지 ‘Physical Review Letter’와 ‘Physical Review B’에서 나노 단위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관련되어 발표되는 논문의 편수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만 보아도 자명하다. 1960년대만 해도 한 두 편에 불과하던 논문이 1990년대에 와서는 800편 이상 발표 된 것을 알 수 있고 논문편수의 증가율 또한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세라믹 재료의 나노 단위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고 있고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적인 발전으로 세라믹 재료의 나노 단위 시뮬레이션이 나노기술을 발전시킬 가장 강력한 연구방법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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