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홈쇼핑 주력상품선정, 24시간 종일방영
가격은 9만9천원, 성능과 안전은 99% 만족
아마, 첫사랑이라고나 할까요? 밥 먹다가도 문득문득 떠오르고 심지어 꿈속에서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벌떡 일어나 적기를 한 3년쯤 하다보니, 집을 팔아 회사를 차리게 되더라고요...(웃음)” 정말 평범한 주부였냐고? 전문적인 지식도 없이 어떻게 그렇게 무모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냐는 다소 공격적인 질문에. 그녀의 대답은, 그저 첫사랑을 떠올리는 수줍은 미소만을 머금고 있었다.
오는 21일 독일 홈쇼핑 QVC는 한국의 한 중소기업에서 개발한 초소형 공기청정기만으로 24시간 종일 방송을 실시한다. 아줌마 발명가 이길순 대표가 개발한 음이온 방출식 초소형 공기청정기 ‘에어비타’가 바로 그 주인공. 2003년 설립 후 수많은 어려움과 고비를 겪으면서도 굴하지 않았던 그녀의 신념과 오기가 드디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초당 1,860억개의 전자를 방출하여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는 에어비타는 우리몸에 유익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농도인 공기 1cc당 1000여 개보다 무려 950여배나 많은 음이온을 유지시켜 준다.
하지만 에어비타는 이런 음이온 방출효과에도 불구하고 기존 공기청정기에 비해 10만원 미만의 저렴한 가격과 필터교환이 필요 없는 초소형 콘센트형. 24시간 사용시에도 한달 전기료가 100원 미만이라고 한다. 더욱이 특수 코팅처리로 욕실 사용은 물론 물청소까지 가능하다고 하니 어찌 까다로운 독일 바이어들이라고 눈독을 들이지 않았으랴.
필터교환 없는 초소형 콘센트형, 한달 전기료 100원 미만
아무리 뛰어난 성능을 지녔다 한들, 가격경쟁력과 제품의 안전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외면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그렇다면 그녀는 어떻게 세계적인 대기업들도 번번히 실패했던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저렴하면서, 안전하고, 성능도 뛰어난 공기청정기를 만들 수 있었을까?
“91년 페놀사건 이전만 해도 물을 사서 먹는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잖아요. 전 이미 그때 물 이후에 공기 시장이 올 거라 예상하고, 공기청정기에 대한 사업성을 확신 했어요” 하지만 너무도 막연하고 무모한 확신. 그녀의 그런 자신감은 일본에 사는 언니를 만나러 갔을 때 보았던 신기하고 놀라운 공기청정기의 막연한 이미지가 전부였던 것. 두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로서 충실히 살아왔던 그녀는 전문적인 지식도, 자본도, 시간도 없는 그저 평범한 아줌마였기 때문이다.
품질 좋고 안전하면서 가격은 저렴하게
공기청정기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이 첫사랑의 애절함으로 불붙게 된 것은 탁한 공기로 감기를 달고 사는 이웃집의 한 갓난아이를 만나면서부터. 곰팡이 악취로 가득한 반지하 단칸방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했던 그 아이야말로 공기청정기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수 백 만원을 호가하던 공기청정기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 이미 두 아이의 엄마였던 그녀에게 쾌쾌한 공기속에서 고통스러워하던 그 아이의 모습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왜! 공기청정기는 비싸야하지...? 값싸고 안전하면서도 성능은 크게 차이나지 않는 그런 공기청정기를 만들 수는 없을까? 그래야.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텐데...’
이후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값싸고 품질 좋은 공기청정기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런 그녀의 염원에 하늘이 응답이라도 한 걸까? 그녀는 지인을 통해 일본 공기청정기 회사에서 10년간 연구개발을 담당했던 현 박영욱 기술이사를 소개받게 된다. 목표와 신념, 그리고 이를 실현해 줄 엔지니어까지 얻게 된 그녀는 비로써 사업가로서 첫발을 내딛게 된다.
“수업료 톡톡히 치뤘죠. 남들 같으면 1억으로 만들 제품을 전 5억 들여 만든 셈이죠. 시작한지 2년 정도 후에는 ‘그 회사 아직도 안 망했어요?’라고 놀라시는 분도 꽤 있더라고요...(웃음)” 경험 없는 순진한 여성사업가에게 세상은 그리 녹녹하지 않았다. 더욱이 여성과 벤처기업에 대한 홀대, 그리고 기술력에 대한 모함까지. 사업가 이길순 대표의 시작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세계시장 공략으로 국내 편견 극복
그러나 이 대표는 좌절대신, 제품에 대한 확신하나로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편견으로 가득 찬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을 먼저 개척하고 이를 통해 국내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겠다는 전략을 세우게 된 것. 1년 6개월간 전 세계 박람회를 돌며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제품안전 인증을 모두 획득했다.
미국, 일본, 중국 등지에서 서서히 주문량이 증가하기 시작했고 드디어 오는 2월21일 독일 홈쇼핑 QVC를 통해 유럽전역으로 배송될 예정인 것. 이는 QVC로서도 상당히 파격적인 대우. 방송 첫날인 21일 QVC의 모든 채널을 통해 24시간 에어비타만을 방송하고 100만부가 배송되는 상품소개 잡지에 표지모델로 채택된 것이다. 이 같은 파격에 대해 이 대표는 “사실, 독일 QVC 쪽에서 먼저 연락이 왔어요. 이후에 알았지만 QVC 부회장님이 지인을 통해 선물 받은 에어비타로 한달 만에 비염 증세에 효과를 보신 것 같다”며 제품의 효능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내 아이와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기청정기를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저렴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그녀를 잠 못 이루게 했던 첫사랑의 실체이자 ‘에어비타’의 설립목적. 지난해 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주)에어비타는 올해만 100억원의 판매고를 예상하고 있다. 500% 매출증가. 혹자는 ‘역시 아줌마다운 발상이야’하고 평가절하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아줌마다운 무모함’이 세계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에어비타’를 만든 원동력임을 알기에, 무모함이 아닌 오히려 겸손한 표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안광석 기자 dora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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