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용식 요업(세라믹)기술원 그린세라믹본부 선임연구원
1. 서론
시멘트란 용어는 넓게 해석하면 물질과 물질을 결합시키는 것 또는 접착시키는 성질을 갖는 것이라고 언급할 수 있으며, 좁은 의미로는 물과 반응하여 경화하는 무기질 재료라고 정의할 수 있다. 무기질 결합재료라는 의미에서의 시멘트는 역사적으로 소석고가 있으며, 이는 지금부터 약 5000년 전에 건설된 이집트의 피라미드(소석고와 모래를 혼합하여 석재의 결합재로 사용)를 들 수 있다. 석회석을 소성한 소석회가 시멘트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고대 그리스 시대이며, 그리스의 유적이나 유물로부터 소석회와 화산회를 혼합하여 만든 모르타르가 발견되었다. 또한 로마제국에서는 도로, 수도, 건축물 등 무기결합재를 사용한 다수의 유적이 남아 있으며, 이중 내경 43.2m의 거대 돔형의 판테온 신전은 무기결합재를 사용한 대표적 예이다. 이후 18세기 영국인 John Smeaton이 수경성 석회를 발명하였으며, 1824년 Joseph Aspdin은 포틀랜드 시멘트를 최초로 개발하였다. 이후 시멘트는 다양한 방법으로 개량되어 특수한 기능발현과 신뢰성 있는 건축용 소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건축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시멘트의 기능성은 전자통신, IT 분야와 같이 빠른 기술발전 속도를 갖지는 못했지만, 건축 문화의 변화에 따른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기술발전을 이루어 왔다. 특히 산업사회를 거치며 건축물의 고층화 및 장대화에 따라 다양한 성능이 요청되었으며, 그림 2와 같은 성능품질 및 사회·경제적 요구 성능을 만족시킬 수 있는 건축재료용 소재로 개발되어 왔다. 이러한 시멘트 소재의 기술 개발은 기존의 특성을 탈피하여 미래 건축문화에 적합한 차세대 소재로 활용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또한 미래 건축재료의 고부가가치화 전략에도 기여할 것이다. 최근에는 NT(Nano Technology) 및 BT(Bio Technology) 기술이 건축 산업에도 빠르게 적용되고 있으며, 이들 기술을 시멘트에 접목한 융합 신소재가 연구되고 있기도 하다.
2. 기능성 시멘트의 종류 및 특성
기능성 시멘트의 개발은 건축산업의 발전과 병행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러한 발전은 주로 일반 시멘트가 갖는 단점들을 보완하는 방향과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 왔다. 일반 시멘트의 대표적인 단점은 긴 경화시간, 화재시 폭열성, 압축에 비해 낮은 휨·인장강도, 강도 대비 높은 중량, 일관된 회색빛 색상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최근 새롭게 대두되는 다양한 요구물성을 만족시키기 위해 인텔리젠트형 시멘트가 개발되고 있기도 하다. 이들 기능성 시멘트는 시멘트 단독으로도 사용되지만 주로 모르타르, 콘크리트 및 패널화 하여 사용하고 있다.
1)고인성 시멘트·콘크리트
대표적 고인성 제품인 초고강도 섬유보강 콘크리트(상품명:Ductal)는 대부분 프리캐스트 공법으로 제조되며, 시멘트계 혼합물, 섬유류 및 감수제 등으로 구성된다. 시멘트계 혼합물은 실리카 흄과 석영질 분말을 혼합한 소재이며, 섬유는 강섬유, 스테인레스 강섬유, 유기섬유 등으로 구성된다. 시멘트계 혼합물은 주로 콘크리트 구조물의 우수한 내구성을 부여하기 위해 사용되며, 최종 제품의 특성은 표 1과 같다.
2)내화·내열 시멘트
최근 건축물의 고층화 및 장대화에 따라 고강도 콘크리트를 적용한 구조물이 다수 시공되고 있으며, 건축물의 고강도화는 유효부재의 단면을 축소하여 사용성의 확보를 확대시킬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하지만 화재시의 강도저하나 단면결손을 유발하는 폭열의 경향성이 크므로 상대적인 위험성이 증가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내화·내열시멘트로는 알루미나 시멘트가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외에도 마그네시아 시멘트 등이 있다. 알루미나 시멘트는 내화 콘크리트나 캐스터블 내화물 등에 사용되며, 표 2는 알루미나 시멘트를 사용한 콘크리트의 사용 가능 온도한계를 나타낸 것이다. 이외에도 최근에는 그림 4와 같이 콘크리트에 폴리프로필렌 또는 에틸렌비닐알콜 섬유들을 혼입하여 콘크리트의 폭열을 방지하는 방법이 다수의 건축물에 적용되고 있다.
3)섬유보강 시멘트·콘크리트
섬유보강 시멘트·콘크리트는 시멘트 모르타르에 다양한 섬유를 보강재로서 혼입한 복합부재이다. 시멘트 및 콘크리트의 취성을 개선하는 것을 목적으로 섬유를 혼입하고, 균열 발생 후 급격한 파괴에 도달하면 섬유가 인장력을 받아 서서히 인발·파괴된다. 이와 같은 과정으로 파괴에 도달하기 때문에 인장강도 및 휨강도가 높은 인성을 부여한다. 현재 강철선, 유리섬유, 탄소섬유, 아라미드 섬유, 비닐론 섬유 등이 사용되고 있으며, 길이는 수 mm에서 10 수 mm 정도이고, 직경은 10㎛~1mm 정도이다. 각 종 섬유의 성질을 표 3에 나타내었으며, 그림 5은 일본에서 유리섬유를 사용한 콘크리트를 패널화하여 건축물에 적용한 사례이다.
4)백색/칼라시멘트
백색시멘트는 시멘트 클링커 중의 산화제이철(Fe2O3)의 함량을 최대한 줄인 시멘트로서, 분말도는 보통포틀랜드시멘트와 조강포틀랜드시멘트의 중간 정도이다. 또한 강도발현은 단기재령에서 조강포틀랜드시멘트와 유사하나, 장기재령에서는 보통포틀랜드시멘트 수준이다. 칼라시멘트는 백색시멘트에 안료를 혼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백색 및 칼라시멘트를 사용한 제품은 경관을 고려한 건축 공사에 주로 사용된다. 이외에도 칼라무늬 콘크리트는 콘크리트 타설 후 초기응결상태인 콘크리트 표면에 안료가 섞인 파우더를 도포하여 제조한 콘크리트이다.(그림 6 참조)
5)건조 모르타르
건조 시멘트 모르타르(이하 건조 모르타르)는 1970년대 초반 독일의 석회산업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유럽전역에 보편·대중화되었으며, 1982년 미국에도 도입되었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들어서 건조 모르타르 시공이 일반화되기 시작하였으며, 최근에는 고성능 혼화재의 적용에 따라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건조 모르타르는 건축물에 폭넓게 사용되는 일반적 제품이나, 건조 모르타르를 기능성으로 구분한다면 크게 셀프레벨링재와 바이오 모르타르로 대분할 수 있다.
셀프레벨링재(Self-Leveling, 이하 SL재)란 물과 혼합하여 사용하면 높은 유동성을 나타내어 건물의 바닥면 등에 스스로 수평한 면을 형성하도록 설계된 바닥용 재료로서, 기존의 바닥 모르타르에 비하여 평평하고 매끄러운 표면이 얻어지며, 여러 번의 흙손질이 필요 없다는 장점을 갖는다. 표 4에서와 같이 SL재는 시멘트계와 석고계로 구분할 수 있으며, 시멘트계 SL재는 초기강도발현성 및 내수성 등이 우수하며, 석고계 SL재는 내수성이 불량하다는 단점을 갖는다. SL재의 주요 용도는 건축물의 일반 바닥용 외에 보수용, 주택 기초용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바이오 모르타르의 대표적 특징인 원적외선 방사 원료로는 맥반석, 황토 및 운모류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원료와 시멘트를 혼합하여 제조한 기능성 건조 모르타르의 원적외선 방사율은 약 85~95% 수준이며, 탈취율은 80~95% 정도이다. 전자파 차폐기능은 시멘트와 카본 또는 슬래그류를 일정 부분 혼합하여 제조하며, 공장, 아파트 및 군사 기지 등에 사용된다. 그림 7은 아파트의 전자파 차폐 소재 시공 전후의 전자파 측정 결과이며, 전자파 차폐소재를 시공한 후 전자파 차폐능이 우수해짐을 확인할 수 있다.
3. 새로운 건축문화에 적합한 기능성 시멘트
최근 건축물의 고층화 및 장대화에 따라 새로운 기능성 시멘트의 요청은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건축분야의 요청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기능성을 뛰어넘는 새로운 개념의 기능성 시멘트 개발이 필요하다. 이중 NT 기술을 이용한 고성능 시멘트 개발에 따른 건축부재면적 감소와 인텔리젠트형 시멘트 소재의 개발을 통한 건축물의 내구성 향상 및 보수·유지 비용저감은 새로운 건축문화에 적합한 기능성 시멘트의 일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1)나노기술을 이용한 시멘트계 소재
시멘트의 나노화는 기존 시멘트 입자를 알코올계통의 분쇄조제를 사용하여 330nm까지 시멘트 입자를 미립화하여 고강도 시멘트로 사용한 일례도 있으며, 50nm 크기의 실리카 분말을 시멘트에 혼합하여 수화촉진 작용을 확인한 결과도 있다.
광촉매를 이용한 연구분야는 1990년대 후반부터 이루어져 왔으나 건설재료로서의 경제성 측면 및 기술적 한계에 의해 건설재료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광촉매 분말의 나노화 및 활성도 증가를 통해 실내 공기정화 효과를 목적으로 연구한 사례도 있다.
나노기술을 이용해 콘크리트 내에 기능을 부여한 연구 사례는 대표적인 나노기술과 건설재료가 가장 잘 접목된 분야로 시멘트계 및 기타 재료 등의 시멘트계 복합재료가 대두되고 있다.
2)자기치유 시멘트·콘크리트
일반적으로 콘크리트 구조물의 열화는 가속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많아, 일상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유지 관리가 중요하다. 하지만 고층건물의 외벽이나 원자력 발전시설 및 터널 등 사람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장소나 장기적으로 사용을 중단할 수 없는 경우에는 보수가 곤란한 경우도 많다. 일반적 보수방법으로는 균열 부분에 충전재를 주입하는 보수나 방수 시공 등을 하는 방법이 취해져 왔지만, 이러한 대책은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고 열화 진행 상황에 따라서는 구조물 전체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구조물에서 균열이 발생해도 유지 보수가 필요 없는 자기수복 혹은 자기치유 콘크리트의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일본의 연구(JR 동일본여객철도 주식회사, 도쿄대학 생산기술 연구소, 요코하마 국립대학)에 의하면 콘크리트 내 시멘트는 탄산기를 가지는 염, 반응성이 제어된 생석회 및 특수 혼화재 등으로 구성된다. 구조물에 균열이 생성하여 수분이 침투하면 기능성 시멘트가 반응하여 탄산 화합물이 석출, 균열부를 채워 준다. 또한 생성된 탄산 화합물은 물에 잘 용해되지 않아 0.1MPa의 수압을 견딜 수 있으며, 균열 폭 0.4mm가 약 28일 만에 수복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4. 결론
최근 건축문화는 중후장대형의 거대화 형태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건축소재가 개발·사용되고 있다. 이중 기능성 시멘트는 첨단 건축문화에 적합한 형태로 개발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만족스러운 상태는 아니다. 향후 기능성 시멘트는 새롭게 출현하는 NT 및 BT 등과 같은 신기술과 접목하여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는 융합 신소재로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자기 제어형 소재로서 건축물의 보수·유지 비용을 저감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도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새로운 건축문화에 부응하는 길이기도 하며 또한 건축문화를 선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림 1. 로마 판테온 신전 내부
그림 2. 기능성 시멘트의 요구 인자
그림 3. 고인성 콘크리트 적용 (일본 개인주택)
(a) 섬유 혼입량에 따른 폭열성상 (b) 기둥 시공 (국내 휴맥스 빌리지)
그림 4. 내화 콘크리트 (폴리프로필렌섬유 혼입)
그림 5. 유리섬유보강 시멘트·콘크리트 패널
(일본시민예술관)
(a) 칼라콘크리트(저층부) (b) 칼라무늬 콘크리트
그림 6. 칼라콘크리트
(a) 시공전 (b) 시공후
그림 7. 전자파 차폐소재 시공 전후 전자파 측정(아파트 기준, Blue area(10V/m 이하) 증가)
(a) 균열 발생 (b) 균열 치유
그림 8. 자기치유 시멘트·콘크리트
추용식
인하대학교 공학사
인하대학교 공학석사
한양대학교 공학박사
요업(세라믹)기술원 그린세라믹본부 그린시멘트팀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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