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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믹 유전체 기술을 연구하는 항공대 ‘전자 및 에너지재료 연구실’
  • 편집부
  • 등록 2011-03-02 17:12:43
  • 수정 2015-03-04 04: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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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국제 한`일 세라믹스세미나에서 권도균 교수를 처음 만났다. 소위 말하는 ‘젊은교수’로서 다부진 체구에 똑 부러지는 목소리, 세라믹에 대한 열정까지 겸비하고 있는 그를 놓칠 수 없었다. 권교수에게 연구실 취재요청을 하고 기다리기를 한 달여. 취재 승낙을 받고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재료공학과에 위치한 전자 및 에너지재료 연구실을 방문했다.

 

현재 교수님연구실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계신 연구가 있다면 구체적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전자 및 에너지재료 연구실에서는 교육과학기술부 기초연구사업 등을 통해 차세대 펄스파워 캐패시터 개발을 목표로 강유전체 (Ferroelectric), 완화형 강유전체 (Relaxor ferroelectric), 반강유전체 (Antiferroelectric)등을 포함한 비선형 유전체물질을 이용하여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는 펄스파워용 에너지 저장 소자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우수한 유전특성을 갖는 세라믹 유전체 박막 및 후막소재의 조성, 공정, 물성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세라믹 유전체 물질의 내전압 특성의 향상을 위해 강유전 특성을 지닌 고분자 물질과의 융합을 통한 복합소재 기반의 캐패시터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용량 캐패시터의 경량화 및 집적화를 위해 니켈과 같은 저가의 금속 포일에 박막 또는 후막의 형태로 캐패시터를 구성한 후 다양한 디자인으로 적층할 수 있는 film-on-foil 캐패시터 기술 역시 저희 연구팀에서 심도 있게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세라믹 유전체를 이용한 캐패시터 기술은 과거 수십년간 산학연 각계에서 많은 연구 개발이 이루어져 왔지만, 전기자동차와 같은 고출력 파워일렉트로닉스로의 응용을 위한 연구는 미국, 일본과 같은 부품소재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약한 실정입니다. 미국의 경우 2004년 전기자동차 개발을 본격화 할 때부터 국책연구소와 산업체를 중심으로 고용량, 고출력 캐패시터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오고 있으며, Eestor 와 같은 업체에서는 이차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캐패시터의 고에너지화를 구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유전체 물질을 이용한 고용량, 고출력 캐패시터의 개발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기자동차가 구동하는 조건과 같은 높은 전기장 (약 200~500V 의 인가전압) 하에서 유전체 물질이 겪는 물리적 현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될 것입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세라믹 강유전체를 포함한 비선형 유전물질의 유전분극 메커니즘에 대한 해석과 고전압 하에서의 유전파괴 거동, 이종물질을 포함한 복합상에서의 전기장 분포 및 계면 거동과 같은 물리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부품소재의 합성, 공정 및 분석평가에 응용을 하여 소재의 결정구조 및 미세구조·공정·전자기 및 기계적 물성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공학적인 응용에 적용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전자세라믹스 소재의 압전특성 (Piezoelectric property) 역시 그 물질의 유전분극거동에 근원을 두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세라믹 소재의 유전거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압전 세라믹스 공정 및 부품 개발연구를 본 대학교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와 공동으로 우주기초원천기술개발 사업을 (NSL, National Space Lab) 통하여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압전 액추에이터를 이용한 비폭발식 저충격 위성 분리장치 개발 연구로써, 저희 연구실이 보유하고 있는 저온동시소성세라믹스 (LTCC) 기술을 적용하여 높은 수준의 부품소자 신뢰성을 요구하는 우주환경기준에 적합한 바이몰프형 압전 액추에이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바이몰프형 압전 액추에이터의 경우 금속 전극층과 압전체 세라믹층을 접착제를 사용하여 접합한 형태로 반복 사용시 그 신뢰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LTCC 공정을 통하여 일체형의 바이몰프 액추에이터를 개발하여 그 문제점을 극복하였고, 현재 이를 이용한 분리장치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세라믹 유전체 기술을 연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대체에너지를 이용한 시스템의 개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으로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동력기관 즉,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연료전지 자동차등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였고 일부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 만큼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포함한 전기자동차의 경우 이차전지에서 저장된 전기에너지를 이용하여 동력기관(모터)을 구동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으며, 이는 고 용량 이차전지의 개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자동차의 개발에 있어서 이차전지의 고 용량 화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전지와 모터를 연결시키는 인버터 및 컨버터용 에너지 저장소자의 개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기자동차의 인버터/컨버터 시스템은 이차전지에서 공급되는 직류 (DC) 전력을 모터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교류 (AC) 전력으로의 변환과, 전압의 증폭 및 감쇄 등의 역할을 하는 부분으로, 이러한 전력 변환 및 증폭/감쇄 시 발생하는 전력신호의 ripple 현상 등을 제거하기 위해 고속 충방전이 가능한 고용량 캐패시터를 통하여 많은 양의 전기에너지를 펄스파의 형태로 공급하게 됩니다. 이러한 펄스파워 캐패시터는 고용량, 고출력의 특성이 요구됨과 동시에 높은 전압하에서 구동해야 하므로 내전압특성이 우수한 고분자필름 소재의 대형 소자로 현재 적용되고 있으나, 고효율의차세대 전기자동차 개발에 있어서 캐패시터 부품의 소형, 경량 및 고기능화가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어 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는 새로운 소재의 캐패시터 개발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연구 중인 분야의 발전가능성은 어떠한가요?
고에너지밀도 캐패시터는 펄스파워 시스템 또는 파워일렉트로닉스 시스템에서 고에너지 펄스파워 출력, 전압제어, 커플링/디커플링, DC 제어, 전압완충, 전자기파간섭제어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핵심장치로써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동력장치 및 펄스파워 장치들이 민간 및 군수분야를 망라하여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그 수요 및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민간분야에서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기자동차와 같은 차세대 자동차 전원장치 뿐만 아니라 임펄스 전압/전류 발생기, 소형 핵융합 연구장치 등의 시험용 전원장치, 첨단 의료장치, 펄스레이저 등의 펄스파워용 전원장치 등이 있고, 국방 분야에서는 EM (electro-magnetic) Gun, High pulse laser weapon 등의 핵심부품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고전압 펄스파워 캐패시터의 소형 경량화가 이루어질 경우 그 응용분야는 휴대용 군사장비와 항공-우주 비행체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널리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에너지 공급 장치로서의 캐패시터는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이차전지와 상호보완적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서로 간에 가지지 못한 장점을 지니고 있기에 현재의 연구개발 방향을 보면 캐패시터의 경우 이차전지 수준의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차전지는 캐패시터 수준의 고속 충방전 특성과 고출력을 목표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 최후의 승자가 될 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기술의 핵심 열쇠는 소재연구, 그 중에서도 세라믹스 소재가 쥐고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실 운영의 노하우나 고충에 대해 세라믹코리아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으신 내용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한국항공대학교에 부임한지 이제 만 3년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저희 연구팀원들에게 가장 많은 신경을 썼던 부분은 자유롭게 토론하고 의사소통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학생들과 만났을 때에 느꼈던 교수와 학생간의 경직된 분위기를 깨는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아직까지도 그 작업은 진행 중입니다. 저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한 사람의 머리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대상 체를 바라보고 여러 사람이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는 과정 중에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도출되는 것이라 믿습니다. 대학원 교육이란 지식의 일방적 전달이 아니라 상호교류를 통한 지식의 함양에 그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최대한 연구팀원들 가까이에 서서 같이 고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학생들은 실험 수행과 결과 도출에 급급하여 그 연구 프로젝트의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합니다. 이러한 경우 학생은 연구를 진행하면서도 연구에 대한 목적의식이 충분치 못하고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 연구에 쉽게 흥미를 잃게 됩니다. 제가 저희 연구팀원들에게 가장 경계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무의미한 반복실험, 타성에 젖은 수동적인 연구를 지양하기 위해 저희 연구팀원들과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과거에 비해 대학원을 진학하려는 학생의 수가 많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학부 3, 4학년 학생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연구자로써의 진로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인해 많은 우수한 학생들이 학부 졸업 후 산업체로의 취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과학기술의 기초연구에서 대학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에 대학원 학생 감소는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결코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만일 산업체에서 보다 활발한 산학 협력사업 참여와 동시에 연구 인력에 대한 수요 및 대우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면 보다 많은 우수한 학생들이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대학원에서의 기초연구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김동진 기자 rizzz@naver.com

그림 1. 기판 실장형 고에너지밀도 Film-on-Foil 캐패시터 개념도

그림 2. PZT 압전 액추에이터를 이용한 비폭발식 저충격 위성 분리장치 연구

 

기사를 사용하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s://www.cerazin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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