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원자력시스템용 구조 세라믹스
김원주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지연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1. 서 론
원자력 에너지의 이용은 핵분열 에너지와 핵융합 에너지의 이용으로 대별될 수 있는데 핵분열 에너지를 이용한 원자로는 중성자의 에너지 영역에 따라 열중성자와 고속중성자를 이용하는 원자로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 가동 중인 상용 원자로는 대부분 열중성자를 이용하는 것으로서 냉각재나 감속재의 종류에 따라 경수로와 중수로로 나누어진다. 초기 원형로 형태의 1세대 원자로는 1950년대에 건설되기 시작하였고 1970년대에 건설된 2세대 원자로 및 1990년 이후의 3세대 원자로를 거쳐 현재는 4세대 원자로의 적용을 위한 연구,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2세대 또는 3세대 원자로로 구분될 수 있는 현용 경/중수로는 표 1에 나타낸 바와 같이 운전온도가 300℃ 정도로 낮기 때문에 원자로 내부의 노심용 부품으로서 고내열성의 세라믹 구조재료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UO2 등의 핵연료, B4C와 같은 중성자 제어재, 절연재, 센서류 등 주로 기능적 역할을 하는 분야로 이용되고 있다. 다만 내마모 특성이 요구되는 냉각재 펌프의 mechanical seal, 해수펌프 수중축수, 펌프 가스킷 등의 노외 부품에는 Al2O3, SiC, Si3N4 세라믹스 및 TiN, CrN 코팅재 등이 일부 사용되고 있다[1]. 그러나 운전온도가 높은 4세대 원자로나 핵융합로와 같은 미래형 원자로에서는 많은 부품에서 세라믹스 구조재의 사용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4세대 핵분열형 원자로나 핵융합로는 개념에 따라 냉각재의 출구온도가 1000℃까지 이르기 때문에 노내 구조물로서 금속재료의 사용이 곤란하고 구조용 세라믹스의 사용이 고려되어야 한다. 제4세대 원자로는 에너지 자원의 지속성, 경제성, 안전성, 핵비확산성 등의 획기적 향상을 목표로 6개의 로형이 선정되어 11개국의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2020~2030년 이후에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6개의 노형 및 가동 조건을 표 2에 나타내었다.[3] 이 중에서도 특히 초고온가스로(VHTR)와 가스냉각고속로(GFR) 등과 같이 냉각재의 온도가 높은 가스냉각형 원자로에서 주로 구조용 세라믹스의 적용이 검토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미래 원자력시스템에 적용이 고려되고 있는 구조 세라믹스의 종류와 이 들이 갖추어야할 특성 요건을 고찰하고 세라믹스 소재가 활용될 수 있는 부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2. 미래 원자력시스템용 세라믹 복합재료
취성파괴 거동을 나타내는 단미(monolith) 세라믹스는 고도의 신뢰성이 요구되는 원자로의 구조용 재료로 사용하기 곤란하다. 따라서 구조용 재료로는 복합재료의 형태가 요구되는데 이 중에서도 특히 장섬유강화 복합재료가 가장 높은 파괴인성을 갖기 때문에 원자로용 구조재료로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장섬유강화 세라믹 복합재료는 섬유 및 기지상의 종류에 따라 크게 비산화물계 복합재료와 산화물계 복합재료로 나누어볼 수 있다. 복합재료에서 강화재로 이용되는 비산화물계의 장섬유로는 보론(B), 탄소(C), 탄화규소(SiC) 섬유 등이 대표적이며 기지상으로는 탄소, 탄화규소, 질화규소(Si3N4) 등의 비산화물은 물론 다양한 종류의 산화물계 세라믹이 사용될 수 있다. 최근에는 비산화물계 복합재료의 내산화, 내환경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섬유와 기지상이 모두 산화물로 구성된 산화물계 장섬유 복합재료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산화물계의 장섬유 복합재료는 방사선 조사에 의한 안정성에 문제가 있고 내열성이 비산화물계에 비해 좋지 않으며 헬륨 냉각재 환경과 같은 불활성 분위기에서 특성 열화가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원자력용 구조재료로는 섬유와 기지상이 C 및 SiC로 구성된 장섬유강화 복합재료가 주요 관심 대상이다.
표 3에는 대표적인 비산화물계 장섬유강화 세라믹 복합재료인 Cf/C, Cf/C-SiC(Cf/SiC), SiCf/SiC 복합재료의 원자력 분야 응용 시 장단점을 비교하여 나타내었다.
1950년대 말에 탄소 섬유의 개발이 이루어진 이래 낚싯대, 골프채 등의 스포츠용품과 같은 일상용품에서부터 우주항공, 국방, 자동차 산업 등의 고온구조물에 이르기까지 섬유강화 복합재료는 매우 광범위한 응용이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섬유와 기지상이 모두 탄소로 이루어진 Cf/C 복합재료의 경우 2800℃의 고온에서도 강도가 유지되는 우수한 내열특성과 높은 열전도도 및 열충격 특성 등을 갖기 때문에 고온로의 구조물, 항공기 브레이크 디스크, 우주왕복선의 내열타일 등에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탄소는 공기 중에서 사용할 경우 400℃ 이상에서 기화된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다. 또한 중성자 조사에 의해 많은 양의 부피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원자로 노심에서 장기간 사용 시 문제가 된다. 따라서 Cf/C 복합재료는 노심 부품으로 적용할 때 중성자 조사량은 낮고 우수한 내열성이 요구되는 부품에 주로 적용될 수 있다.
Cf/C 복합재료가 갖는 내산화성의 문제를 개선하고 여타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탄소 기지상의 일부 또는 전체를 탄화규소로 치환한 것이 Cf/C-SiC 또는 Cf/SiC 복합재료이다. Cf/SiC 복합재료는 Cf/C 복합재료에 비해 내산화성 및 내침식 저항성은 우수하지만 C와 SiC의 중성자 조사 거동에 차이가 크기 때문에 재료 내부에 미세균열이 발생되기 쉽다. 따라서 Cf/SiC 복합재료는 노심용 부품보다는 열교환기 등과 같은 노외 부품으로의 적용이 우선 고려되고 있다.
1970년대 중반에 일본에서 고강도 SiC 섬유가 개발된 이후 섬유와 기지상이 모두 SiC로 이루어진 SiCf/SiC 복합재료에 관련된 연구도 미국, 일본, 유럽 등을 중심으로 폭넓게 진행되고 있다. 초기에 개발된 1세대 및 2세대 SiC 섬유는 결정성이 낮고 많은 양의 불순물이 함유되어 있어 내열성 및 내방사선 특성이 좋지 않아 원자력용으로 사용이 곤란하였으나 최근 개발된 3세대 섬유는 우수한 내방사선 특성을 지니고 있어 이를 이용하여 제조된 SiCf/SiC 복합재료는 내열성 및 내방사선 특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노심용 부품으로 적합한 재료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중성자 조사에 의한 부피 변형이 1% 이내로 매우 작아 우수한 치수 안정성을 갖는다. 다만 아직은 매우 고가이고 Cf/C 복합재료와 같이 대형 실형상 부품 제조를 위한 산업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 SiCf/SiC 복합재료가 미래형 원자력시스템의 극한환경 하에서 우수한 특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섬유뿐만 아니라 기지상, 계면상 등의 구성 요소들이 적절한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SiCf/SiC 복합재료의 구성 요소가 원자력용으로 적용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특성에 대해 기술하였다.
3. 원자력용 SiCf/SiC 복합재료의 특성 요건
장섬유강화 복합재료의 제조는 섬유를 천과 같이 직조하여 적층하거나 3차원 형태로 직조된 프리폼의 섬유표면에 계면상을 형성하고 섬유 사이의 빈 공간에 기지상을 형성시켜 치밀화하는 단계로 이루어진다.
SiCf/SiC 복합체에서 SiC 기지상을 제조하는 방법으로는 화학기상침착법(CVI, Chemical Vapor Infiltration), 고분자 침투·열분해법(PIP, Polymer Impregnation and Pyrolysis), 용융 실리콘 침투법(LSI, Liquid Silicon Infiltration), 고온가압 소결법(HP, Hot Press) 등을 들 수 있다. CVI법은 기체상의 금속유기화합물을 열분해시켜 섬유 둘레에 SiC를 증착시킴으로써 기지상을 제조하는 것으로, 공정온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내열성 및 내방사선 특성이 우수한 화학양론성의 결정질 SiC 기지상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PIP법은 PCS(polycarbosilane) 등과 같은 유기화합물을 SiC 분말과 혼합하여 슬러리를 만든 후 이 슬러리를 섬유 프리폼에 침투시켜 열분해시킴으로써 SiC 기지상을 얻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화학정량비의 결정상 SiC를 얻기 어려워 열전도도가 낮고 열분해 시 부피수축으로 균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6∼10회 또는 그 이상의 반복 공정이 필요하다.
LSI법은 C와 SiC 분말을 프리폼에 채워 넣고 Si을 용융·침투시켜 C와 반응시킴으로써 SiC 기지상을 제조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기공이 거의 없고 열전도도가 우수한 복합체를 제조할 수 있으나 미반응 Si의 잔류로 인해 내열 및 내방사선 특성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
HP법은 SiC 분말과 소결조제가 혼합된 슬러리를 프리폼에 침투시킨 후 고온가압 하에서 소결하는 방법으로 SiC의 소결이 어려워 섬유의 손상이 문제가 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SiC 나노분말을 이용하여 소결온도를 낮추고 내열성이 우수한 3세대 섬유가 개발됨으로써 섬유의 손상 없이 95% 이상의 상대밀도를 갖는 SiCf/SiC 복합재료를 제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 방법에서는 소결조제로 첨가된 물질이 입계에 잔류함으로써 내열성 및 내방사선 특성이 CVI 방법에 비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성자 조사 후의 기계적 특성 변화에서는 CVI 방법으로 제조된 경우 특성 저하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 반면 PIP나 LSI 방법에서는 큰 폭의 열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SiC 기지상이 우수한 내방사선 특성을 갖기 위해서는 잔류 Si과 C이 존재하지 않도록 SiC의 화학정량비가 잘 맞고 불순물이 포함되지 않은 고순도를 가져야 하며 입방정 구조의 β-SiC 결정상으로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
SiC 섬유는 1970년대에 일본에서 처음 개발되어 Nippon Carbon이라는 회사에서 상용화되었다. 이 때 개발된 1세대 섬유는 Nippon Carbon의 Nicalon-CG, 일본 Ube사의 Tyranno Lox M, Tyranno ZMI 등이 있는데 이들 섬유는 SiC만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산소와 탄소 등의 불순물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Nicalon-CG 섬유의 경우 약 23%의 SiO2와 11%의 C가 불순물로 존재하며 약 3 nm 크기의 SiC 입자와 C 입자가 비정질의 SiCxOy 기지에 분산되어 있는 미세구조를 갖는다. 따라서 1200℃ 이상의 온도에서는 환원반응에 의해 SiO 및 CO 가스로 분해가 일어나 사용온도는 1200℃ 이하로 제한된다. 2세대 섬유라고 할 수 있는 Nippon Carbon의 Hi-Nicalon은 산소함량은 0.5% 이하로 매우 적지만 약 23%의 C를 불순물로 포함하고 있다. 내열성은 Nicalon에 비해 우수하지만 여전히 1400°C 이하 정도로 제한된다. Nippon Carbon의 Hi-Nicalon S, Ube사의 Tyranno SA, Dow Corning의 Sylramic과 같은 3세대 탄화규소 섬유는 불순물 함량이 매우 적은 고순도 섬유들로서 1700℃ 이상에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내열성이 우수하다.
이 중에서 Sylramic 섬유는 보론을 함유하고 있어 원자력 분야에는 사용에 제약이 따르며 Tyranno SA 및 Hi-Nicalon Type S 섬유가 원자력 분야 응용에 주로 사용된다. 그림 1은 1,2세대 및 3세대 SiC 섬유를 강화재로 하여 제조한 SiCf/SiC 복합재료의 중성자 조사량에 따른 강도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1,2세대 섬유로 제조된 복합재료의 경우 중성자 조사에 의해 큰 폭의 강도감소가 일어남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섬유에 포함된 비정질상과 탄소 불순물로 인해 중성자 조사 후 섬유의 수축이 일어나고 이에 따라 섬유와 기지상간의 결합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반면 3세대 섬유로 제조된 복합재료는 많은 양의 중성자 조사에서도 강도의 감소가 거의 일어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Si-B-C-N과 같은 다성분계 섬유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 상업적인 생산은 되지 않고 있으며 비정질상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조사 특성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섬유와 기지상 사이에 존재하는 계면상은 낮은 전단강도를 가져 기지상에서 형성된 균열의 방향을 전환함으로써 섬유의 파괴를 지연시켜 복합재료의 인성을 증진시키는 역할과 함께 섬유로의 응력 전달과 기지상의 제조공정 중에 일어날 수 있는 화학반응으로부터 섬유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계면상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계면상과 섬유간에 적절한 결합을 갖도록 하여 균열의 형성이 계면상 내부에서 일어날 수 있게 유도해야 한다. 따라서 계면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전단응력에 의해 쉽게 파괴가 일어날 수 있도록 층간 결합력이 약한 층상의 결정구조를 가져야 한다.
현재까지 주로 이용되고 있는 계면상은 층상 결정구조를 갖고 있는 열분해 탄소(PyC) 또는 육방정 BN(h-BN) 등이다. 이 중에서 BN은 B의 중성자 조사에 의한 He 발생과 N에 의한 방사화의 문제로 원자력용으로는 적절치 않기 때문에 원자력 분야에서는 주로 PyC를 계면상으로 적용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C으로 이루어진 재료는 중성자 조사에 의한 부피변화가 크고 내산화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계면상의 두께를 최소화하여야 한다. 최근에는 내산화성, 내방사선 특성의 개선을 위해 얇은 두께의 PyC와 SiC를 교대로 증착한(PyC-SiC)n 형태의 다층구조 계면상을 도입하는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으며 우수한 내방사선 특성을 갖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4. 구조 세라믹스의 미래 원자력시스템 적용 부품
원자력 산업 분야에서 C 또는 SiC계의 복합재료는 그동안 주로 핵융합로의 블랭킷 구조물, diverter plate, flow channel insert(FCI) 등의 응용을 위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최근 4세대 원자로에 관련된 연구가 시작되면서 핵분열형 원자로에서도 구조 세라믹스가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초고온가스로와 가스냉각고속로는 냉각재의 종류 및 가동온도 등이 핵융합로와 유사한 부분이 있어 핵융합로 분야에서 이루어진 세라믹 복합재료 관련 연구성과를 활용할 수 있으며 다양한 부품으로 적용이 기대된다.
그림 2는 초고온가스로에서 구조 세라믹스의 적용이 검토되고 있는 부품들을 요약하여 나타낸 것으로 이 시스템은 높은 노심온도로 인해 원자로 용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노심 구조물이 흑연 및 세라믹 복합재료로 구성된다. 상부 노심지지체 블록, 상부 단열판, 하부 단열재지지 블록, 고온가스배관 라이너 등은 중성자 조사량은 크지 않은 반면 내열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Cf/C 복합재료가 고려되고 있고 제어봉 피복관은 중·단기적으로 Cf/C 복합재료, 장기적으로는 SiCf/SiC 복합재료가 고려되고 있다. 제어봉 피복관은 중성자 조사량이 최대 30dpa에 달하며 냉각재 출구온도가 950℃인 경우 비정상 운전 시의 최대 온도가 1500℃에 달할 수 있는 혹독한 환경에 놓이게 된다[5].
앞서 설명하였듯이 Cf/C 복합재료는 중성자 조사에 대한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에 원자로 가동 중 제어봉 피복관 부품의 교체가 필요하지만 SiCf/SiC 복합재료는 내방사선 특성이 우수하여 부품의 교체 필요성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초고온가스로는 핵연료로 경수로와 같은 펠렛형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직경이 약 0.5mm인 연료핵에 다공성 열분해 탄소층, 치밀 열분해 탄소층, 탄화규소층 등이 코팅된 피복입자를 사용한다. 이러한 코팅층은 핵연료의 구성요소이기는 하지만 경수로의 핵연료 피복관과 같은 구조적 역할을 수행한다.
노외 부품으로서 1차측 냉각재와 2차측 냉각재의 열교환을 위한 중간열교환기로는 현재 617 계열의 Ni계 합금이 주요 고려 대상이지만 내열성 및 내환경 특성의 향상을 위해 SiC 단미 세라믹스, Cf/SiC, SiCf/SiC 복합재료 등을 사용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초고온가스로의 특징 중의 하나는 높은 운전온도로 인해 고효율의 전기생산 뿐만 아니라 열화학반응을 이용한 수소생산 등 공정열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열화학반응을 이용한 수소생산에는 850℃ 이상의 황산 분위기에서 견딜 수 있는 고내식성을 갖는 공정열교환기가 요구되는데 현재 반응소결 SiC 및 sintered SiC 등을 대상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가스냉각고속로는 Zr 합금을 핵연료 피복관으로 사용하는 경수로와는 달리 SiCf/SiC 복합재료를 핵연료 피복관으로 고려하고 있다. 핵연료 피복관은 핵분열 생성물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가스 기밀성이 우수한 고밀도 복합재료가 요구된다. 그러나 CVI 방법으로 제조되는 SiCf/SiC 복합재료는 10% 이상의 기공이 존재하므로 가스 기밀성을 위해 피복관 튜브의 내/외부에 기공이 없는 단미 SiC가 존재하는 삼중층의 구조를 갖는다. 또한 튜브 끝의 밀봉을 위한 봉단 마개의 접합기술이 요구된다. 최근에는 핵연료의 연소도를 향상시키고 피복관의 산화에 의한 수소 발생 억제를 위해 경수로에서도 위와 같은 SiCf/SiC 복합재료 피복관의 사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핵융합로의 블랭킷은 핵융합 반응에 의한 플라즈마와 접하는 제1벽과 삼중수소 증식부, 열교환을 위한 냉각재 통로, 방사선 차폐재 등을 포함하는 구조물이다. 따라서 블랭킷 구조물은 고온의 플라즈마에 대한 내침식성 및 내열성, 100~150dpa 이상의 중성자 조사량에 대한 안정성, 삼중수소 증식재 및 냉각재와의 화학적 양립성 등 극한 환경 조건에서 다양한 성능이 요구된다.
현재 고려되고 있는 블랭킷 구조물 소재로는 FMS(Ferritic Martensitic Steel), 바나듐 합금, SiCf/SiC 복합재료 등이 있다. 지금 건설되고 있는 국제 열핵융합 실험로(ITER)에는 diverter plate용으로 W이 코팅된 Cf/C 복합재료가 사용되며 ITER 완성 이후에 건설 예정인 실증 핵융합로 개념들 중에서 냉각재 온도가 850℃ 이상인 고온형 핵융합로에서는 SiCf /SiC 복합재료를 블랭킷 구조재로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핵융합로는 미국의 ARIES-AT와 유럽연합의 TAURO 및 일본의 DREAM 등이 있다[6]. 그림 3에 SiCf/SiC를 블랭킷 구조재로 사용하는 핵융합로의 블랭킷 구조 모식도를 나타내었으며, 표 3은 각각의 핵융합로에서 SiCf/SiC 복합체의 사용환경을 나타낸 것이다.
5. 결 론
구조 세라믹스가 원자로 노심의 구조재로 사용된 예는 아직까지 없었으나 고온형 원자로의 개발 및 적용을 위해서는 다양한 부품에서 세라믹스 구조재의 사용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차세대 원자로 중에서도 특히 초고온가스로의 제어봉 부품은 장섬유강화 세라믹 복합재료가 원자로 노심용 구조재료로 가장 먼저 적용될 수 있는 부품으로 예측된다.
차세대 원자력시스템의 구조재로서 세라믹 복합재료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튜브형과 같은 실형상 부품에 대한 특성평가 기술 및 표준 평가법 확립, 특성 데이터베이스 구축, 장기간 환경양립성 평가, 디자인 코드 개발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열전도도, 냉각재와의 화학적 양립성, 가스 기밀성, 내방사선 접합 기술 등 소재 특성의 개선을 위한 연구뿐만 아니라 고성능 SiC 섬유의 개발 및 제조 단가 절감, 복합재료 제조 비용 절감, 대형 부품 제조기술, 신뢰성 향상, 장기 시험기술 및 수명예측 방법 등의 개발이 요구된다. 최근 국내에서도 우주항공 기술개발, 국방기술 자립, 에너지 효율의 극대화, 환경에 대한 관심 증대 등으로 섬유강화 세라믹 복합재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세라믹 복합재료에 대한 국내 기반은 아직 취약한 상태로 적극적인 기술개발과 산업 인프라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문헌
[1] 박지연, 원자력 산업에서 세라믹스의 응용, 요업기술, 12(1997) 65.
[2] P.H. Wilson et al., Fus. Sci. Technol., 47(2005) 445.
[3] Generation IV Nuclear Energy Systems Ten-Year Program Plan, US DOE-NE, March 2005, http://gen-iv.ne.doe.gov.
[4] R.H. Jones et al., J. Nucl. Mater., “Promise and Challenges of SiCf/SiC Composites for Fusion Energy Applications,” 307-311(2002) 1057.
[5] Y. Katoh et al., Composite Technology Development Plan, ORNL/TM-2009/185, 2009
[6] L. Giancarli et al., “Progress in Blanket Designs Using SiCf/SiC Composites,” Fus. Eng. Des., 61-62(2002) 307.
그림 1. 1-3세대 SiC 섬유로 제조된 SiCf/SiC 복합재료의 중성자 조사에 따른 강도 변화 [4]
그림 2. 초고온가스로의 노내/외 세라믹스 구조재 적용부품 예시.
그림 3. 데모형 핵융합로의 블랭킷 구조재 개념 [6]
공동기획 :
김원주
-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무기재료공학과 학사
- 한국과학기술원 재료공학과 석사
- 한국과학기술원 재료공학과 박사
-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후 연수연구원
-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지연
-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요업공학과 학사
- 한국과학기술원 재료공학과 석사
- 한국과학기술원 재료공학과 박사
- 일본금속재료연구소 STA fellow
-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 본 사이트는 일부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세라믹코리아 2011년 7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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