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향한 한국도예의 발전과제
각 분야별 전문가 11인의 견해를 들어본다
- 한국 전통도예
글/이대영 경기도자기협동조합 이사장
우리나라의 전통도자기 문화가 훌륭하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임이 틀림없다. 특히 중국의 청자를 받아들여 우리나라 특유의 색감과 조형, 문양 등과 잘 어우러지는 독자적인 청자를 개발해 낸 것과 조선시대의 정신세계를 완벽하게 담아낸 우리특유의 분청사기와 백자는 우리가 자랑할 만한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다.
우리나라 도자기 문화의 발전과정을 되돌아보면 그 시대의 시대적 상황과 도자기의 발전과 쇠퇴가 그 궤를 같이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려청자는 고려시대의 시대적 상황과 요구에 따라 발전과 쇠퇴를 거듭해 왔고 조선시대의 분청사기와 백자 또한 사회적 사상적 요구에 의하여 그 시대에 맞는 도자기로 발전과 쇠퇴를 거듭해 왔다.
고려시대의 청자가 중국의 청자를 받아들여 200여 년의 기간을 걸쳐 완성되었고 조선시대의 분청과 백자 또한 500여 년에 걸쳐 발전되어 왔다.
주변 강국들의 정치적 간섭으로 조선의 국운이 쇠퇴해지면서 도자기 문화 또한 민족문화 말살 정책에 의해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이제 단절 되었다시피한 도자기 문화가 새롭게 틀을 만들기 시작한지 50여 년이 되었다. 이제 세계 속에 한국도자기의 위상을 새롭게 인식시킬 수 있는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중국의 청자와 백자를 우리의 특유한 도자기로 재창조해 냈듯이 이미 받아들여진 또는 앞으로 받아들여야 할 외국의 선진도자기술을 우리의 전통과 잘 어우러지는 조화로운 도자기로 창조해내야 한다.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전통에 바탕을 두고 독창적인 가치를 부여하여 그 시대의 상황에 맞는 독특하고 다양한 도자기를 개발해 내어야 하겠다.
두 번째로 현재 우리의 전통도자기를 전시회, 박람회, 매스컴 등을 통해 국내외에 널리 알려야 한다. 전시회, 박람회 등을 통해 전통 도자기를 홍보한다는 것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이 만들고 싶은 도자기보다는 우선 판매되는 도자기를 만들어야 하는 영세한 전통 도예인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을 받아서라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수요를 창출하여 도자기 발전의 틀을 다져야 한다. 특히, 일본에 편중되었던 전통도자기의 시장을 미주와 유럽 등으로 확대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 재료와 제작과정 소성 등에 관한 과학적인 뒷받침을 할 수 있는 연구기관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 나라에는 전통도자기를 연구하는 전문적인 연구기관이 없다.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이 과학적인 지식을 가지고 재료와 도자기제작과정 소성 등을 연구해가며 도자기를 제작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도자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와 자료 등을 언제나 도예인들이 필요할 때 구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연구기관에서 연구해 기초자료를 확보해 놓아야 한다.
네 번째로 전통도자기를 가르치는 교육기관의 설립이 필요하다. 현재 도자기를 가르치는 학교에는 전통도자기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교육기관과 전문가가 없다. 그 동안 전통도자기는 기초적인 자료도 없이 전통도예인의 오랜시간에 걸친 경험에 의하여 계승되어왔다. 전통도자기의 효율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학문적,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교육기관이 꼭 필요하다. 개인이 할 수 없는 연구소 설립이나 교육기관 설립 등은 도자기 발전을 위한 기반조성차원에서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며 우리도예인들은 전통도예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확고한 의식,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각고의 노력을 해 나아가야 하겠다.
필자약력
이천도자기협동조합 이사장 역임
현 경기도자기협동조합 이사장
조선도예 대표
한익환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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