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생활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세라믹 제품은 단연 유리일 것이다. 식기나 창문과 같은 단순한 제품부터 최근엔 기술개발로 디스플레이, 기능성 유리 등 점점 그 적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2015년 1월, 주덕중 대표는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터를 잡고 ‘세라스’를 설립한다. 이후 4개의 특허를 내고 독창적인 세라믹 인쇄기술로 건축, 인테리어, 가전제품 등에 적용 가능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건축에 주로 사용 되는 잉크 컬러유리는 단가가 낮은 대신 변색, 탈색, 박리현상 등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세라믹 인쇄를 활용하면 이와 같은 단점에서 자유롭다. 때문에 직사광선을 받는 건축물이나 욕실, 주방 등에서 사용되는 유리를 완벽히 대체할 수 있다.
‘세라스’는 이러한 세라믹인쇄 유리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했다. 우리나라에 유리에 적용한 세라믹 인쇄기술이 없어 홀로 고군분투하며 개발에 몰두했다. 세라믹안료를 융착하려면 600℃ 이상의 온도가 필요한데 기존의 설비는 이러한 공정이 불가능 했다. 그러나 국내엔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없어 해외 장비들을 활용해야만 했다.
“미국이나 유럽은 물론 중국보다도 기술력이 뒤떨어지는 국내 유리산업의 현실이 안타까웠죠. 값싼 인건비를 내세워 가격경쟁력을 강조하던 중국제품이 이제는 품질까지 높아져 수입되는걸 보고 있으면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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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대표는 수입한 장비들을 활용, 독자적인 생산라인을 구축해 유리에 세라믹안료로 인쇄를 하고 있다. 때문에 ‘세라스’에서 생산한 제품은 보다 다채로운 색상 표현이 가능하고 패턴인쇄도 보다 자유롭다. 현재 생산된 제품은 인테리어, 건축, 가전, 가구 등 여러 제품에 쓰이고 있다. 주 대표는 앞으로 더욱 폭 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 대표는 현재 수성세라믹을 활용한 제품개발에 힘쓰고 있다. 수성세라믹은 세라믹 파우더와는 달리 400℃정도에서도 강도가 확보되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사이즈에 맞춰 컷팅이 가능하고 원한다면 제품을 700℃ 이상에서 다시 강화할 수 있다. 또한 용제를 사용하지 않고 물로 세척이 가능해 친환경적이라는 장점도 가진다. 그러나 기본이 되는 수성세라믹을 수입에 의존해야하기 때문에 단가가 높다는 점과 연출이 어렵다는 점이 기술개발의 어려움으로 따른다.
“중국이 대량생산 시스템을 잘 갖춰 기존의 판유리로는 경쟁력을 찾기 힘들어졌기 때문에 방탄유리나, 코팅유리등 기능성 유리에 집중해야 합니다. 세라스도 이러한 상황에 맞춰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세라스’는 한국세라믹기술원 이천분원과 협력하고 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의 시험장비와 연구진의 조언으로 신제품 개발에 성공하는 등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현장에 바로 적용되기 힘든 기술이 대부분인 점이 아쉬웠다고 주 대표는 말한다.
“세라믹기술원의 지원사업이 저희와 같은 유리를 다루는 중소기업에 실질적으로 적용되려면 개선점이 필요해 보입니다. 물론 저희들도 그러한 지원을 잘 활용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죠. 세라믹기술원과 잘 협력해 기술개발 및 제품 품질개선에 힘쓴다면 세계의 유리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과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 대표가 유리산업에 몸 담은지도 17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 동안 쌓은 노하우는 그대로 세라믹 안료를 유리에 성공적으로 접목시키는 기술이 됐다.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유리산업에 다시 뛰어든 ‘세라스’는 세라믹 업계에서 뒤늦게 잘 정착한 성공적인 중소기업의 사례로 꼽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호 기자 skykong23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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