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권유로 시작한 도예작업
예전에 몰랐던 새로운 만족감과 재미얻어
취미로 도자기를 빚어 굽는 사람들은 소박한 바램으로 자신의 전시를 갖고 싶어한다. 지난 5월에 인사동 통인화랑에서 열린 유부순씨와 김태자씨의 2인전은 일산의 이동구도예공방에서 작업하고 있는 두명의 취미작가들의 전시였다.
운동 좋아하는 적극적인 성격으로
도예작업이 가장 즐기는 취미
지난5월 통인화랑에서 2인전
이 전시에 참여한 유부순(46)씨는 적극적인 성격으로 다양한 취미를 갖고 있다. 여러 가지 운동을 즐겨하지만 그런 활발한 성격이랑은 조금 거리가 있을 것 같은 도예작업이 그가 가장 즐기는 취미이다. 미술서적 전문출판사를 경영하는 남편의 권유로 집근처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도예를 처음 시작하게 돼 지금 5년째 작업하고 있다. 그의 남편은 일관계로 여러 미술대학을 방문한다. 그러던중 도예과 학생들의 작업하는 모습이 좋아보였고 손재주있는 아내에게 잘 맞을거라 여겨졌던 모양이다. 유부순씨는 처음 도예를 시작하고는 이전에 몰랐던 자신의 손으로 뭔가 만들어내며 만족감과 재미를 얻게 됐다고 한다. 문화센터 도예교실에서 현재 작업하고 있는 이동구공방으로 옮기면서 더 적극적으로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유부순씨는 도예가 이동구씨의 텁텁하면서 투박한 분청작업이며 옹기작업이 자신의 성격과 잘 맞아 떨어졌다고 말한다.
이동구공방에서 작업하면서 여느 취미작가들처럼 전시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그런 관심이 지난 5월 2인전으로 결실을 맺었다. 전시를 준비하며 부풀었던 마음과 기대는 막상 전시를 열어놓고는 주눅이 들기도 했다. “다른 작가분들 전시라는 거 보니까 제가 얼마나 무모하게 전시를 계획했는 지 알겠더라고요. 너무 주제 없이 많이 만드는 데에만 치우치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도 전시를 준비하면서 작업에 열중했던 시간이 소중히 여겨지고 다음번 전시는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도 갖게 됐다. 그는 다음에는 더 열심히 작업해서 개인전을 열어보고 싶어한다.
일산에 위치한 유부순씨의 집은 아파트의 현관과 베란다를 실내 정원으로 꾸며 포근한 느낌을 준다. 집안 곳곳에 놓여있는 도자기들은 대부분 지난 전시에 선보였던 것들이다. 귀얄분청과 작은 옹기들이 곳곳에서 꽃을 담고 있거나 물을 담아 작은 초들을 띄우고 있다. 또 접시, 머그, 사발, 합 등의 식기류 등이 주방 수납장을 메우고 있다. 처음 작업을 시작했을 때의 작품을 쑥스러워하는 유부순씨의 마음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남편이 여러사람들에게 많이 선물하곤 했다. 그 바람에 유부순씨가 작업하고 있다는 게 주위에 소문이 나 있었고 지난 전시에서는 선물을 받았던 지인들이 격려차 작품을 많이 사줘서 그래도 전시비용은 빠졌다며 자랑이다.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활동적인 성격과 어울리게 투박하며 정겨운 모습이다. 거친 붓으로 슥슥바른 화장토의 텁텁함이나 화장토를 바르고 손가락으로 그린 그림들의 유기적인 느낌이 서로 다른 모습이지만 유부순씨만의 색을 갖고 있다.
도예를 통해 진득히 노력하는 법 배워
할수록 어려워지는 작업이지만 행복하다고
유부순씨는 도자기를 하면서 끊기를 배우게 됐다. 성격이 급한편인데 도자기를 하다보니 물레위에서 망가지는 것들을 다시 흙덩이로 반죽해 다시 작품으로 빚으며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법을 배웠다. 아이들에게도 잔소리가 아닌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진득히 노력하는 법’을 가르칠 수 있게 됐다.
유부순씨는 욕심은 많은 데 뜻처럼 되지 않는다며 도자기는 하면 할수록 어려워지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그래도 흙을 만지고 있을 때면 여느때보다 마음이 편하고 행복해 작업을 이어가게 된다.
큰아이는 대학생이고 둘째는 중학생, 고명으로 얻는 막내딸은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이다. 터울이 많이 진 아이들을 키우느라 어려운 점도 많았고 취미생활은 생각해볼 여력도 없었다. 말내딸이 유치원에 다닐무렵부터 어느정도 자기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누구보다도 막내딸이 엄마가 도자기 만드는 걸 좋아하고 무뚝뚝한 대학생 큰아들도 “엄마가 전시한다고 친구들한테 자랑했더니 친구들이 부러워하더라”며 은근한 관심을 내비친다. 가족끼리 일년에 서너번은 여행을 다닌다. 아이들에게 보다 많은 것들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다니기 시작한 여행이지만 막상 어느곳을 가든 그지역의 도자기나 토기류 등이 먼저 눈에 띤다.
유부순씨는 작업을 할때면손이 빨라 많이 만드는 편인데 섬세하지 못하다며 자신의 작업을 지적한다. “5년정도 작업했으니 이제는 그동안 해온 것들을 다져가는 기간으로 삼고 싶어요. 좀 더 섬세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라며 앞으로 2∼3년 내에 공모전에 참여하고 싶은 바램도 전한다.
서희영기자 rikkii7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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