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조명 빛으로 공기 중 미생물 살균 필터 제안
- 가시광반응 이산화티탄/유기염료 복합나노입자 제조 및 수분 안정화
<그림> 가시광반응 이산화티탄-유기염료 항균 필터 작동 원리 및 성능.
a. 이산화티탄(TiO2)-유기염료(CV) 복합 나노입자의 가시광반응 살균 작용 원리
b. 가시광반응 복합 나노입자 구성 물질들의 항균성 비교 결과(시너지효과)
c. 빛 세기와 노출 시간에 따른 표피포도구균에 대한 항균 효율 변화
d. 다양한 박테리아에 대한 항균성 분석 결과
e. 염료의 수분 안정성을 위한 소수성 표면 개질된 복합 나노입자 구조
국내 연구진이 햇빛과 실내조명의 가시광선으로 필터에 포집된 공기 중 미생물을 죽일 수 있는 항균필터를 제안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최동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과 정재희 세종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가시광을 이용해 부유 미생물을 살균하기 위한 필터를 제안했다고 지난달 8일 밝혔다.
공기 중에는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들이 미세먼지와 함께 부유하고 있다. 기존에 은, 산화구리, 산화아연 등의 무기계 항균소재나 키토산 등의 천연 유기계 항균소재를 적용한 항균필터들이 소개되었지만 미생물이 항균처리된 섬유표면에 직접 접촉해야 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퇴적된 미세먼지로 효과가 저하될 우려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필터 표면상의 주변 미생물에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필터를 고안하고자 하였다. 가시광선을 쬐면 활성산소를 만드는 이산화티탄-유기염료의 복합나노입자를 제조하고 표면을 높은 수분 내구성과 광화학적 살균 성능을 가지도록 개선하였다.
대표적 광촉매인 이산화티탄은 자외선을 흡수하면 주위 산소, 물과 반응해 미생물을 살균할 수 있는 활성산소를 생성한다. 하지만 자외선은 실생활 공간에서 활용하기에 제약이 따른다. 이에 가시광을 이용한 광촉매 활성화 연구가 있었지만 공정이 복잡해 아쉬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소수성 표면 개질된 이산화티탄 나노입자에 가시광반응 유기염료를 염색하여 제조공정을 간소화하고, 단일 에어로졸 공법을 통해 복잡한 섬유구조를 갖는 필터에 3차원 나노구조체를 형성했다. 이를 통해 활성산소 생성효율을 높이면서 우수한 미세먼지 제거 성능과 수분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였다. 실제 연구팀이 제작한 필터는 표피 포도상구균에 대하여 실내조명(2.9 mW/cm2)에서 4시간 후 99.9%, 태양광(18~21 mW/cm2)에서는 1시간 후 99.98%의 항균성을 나타냈다. 다만 실용화를 위해서는 나노입자 부착의 안정성 향상과 활성 산소 농도에 따른 인체 안전성 평가와 연계한 활성산소 생성 최적화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향후 유기염료의 광분해로 인한 제한적인 수명을 극복하고 더 낮은 광량에서도 우수한 항균성을 달성하기 위해 광재생과 광반응 성능 개선을 위한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과 기본연구사업, 세종대학교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기관고유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나노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Nano Letters’에 2월 24일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 주요 연구 내용 ]
1. 연구의 필요성
2003년 SARS,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MERS, 최근 COVID-19 사태에 이르기까지 20세기 이후 다양한 생물학적 유해물질에 의한 국민 보건 및 경제에 대한 피해 우려가 심각해지고 있다.
부유 병원균에 대한 인체 보호 및 감염 방지를 위한 정부 방역 조치에 따라 마스크 사용이 증가하였으나, 대부분의 필터 소재는 오염 물질이 인체 내로 흡입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여과 기능만이 있다.
필터 섬유에 항균 기능을 부여하기 위해 은 나노입자, 산화구리, 산화 아연 등의 무기계 항균 소재나 키토산 등의 천연 유기계 항균 소재 들이 개발되었으나 이러한 소재들은 표면 접촉으로 인한 살균 방식을 갖고 있다. 실제 공기 중에는 미세먼지와 병원균이 혼재한 상태로 부유하므로 표면 접촉살균 방식은 시간에 따라 퇴적된 미세먼지에 의해 항균 지속력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다. 심지어 미생물들이 오염물질 상에서 영양분을 공급받고 번식하여 2차 오염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
대표적 광촉매인 이산화티타늄(TiO2)은 자외선 에너지를 흡수하여 주위 산소와 물로부터 활성산소(ROS; Reactive oxygen species)를 생성한다. 이러한 광화학적 방법으로 활성산소를 이용하면 필터 섬유에 접촉하지 않은 미생물도 살균할 수 있다. 하지만 자외선은 가정, 사무실, 학교 등의 실생활 공간에서 활용하기 어렵고, 태양광에서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극히 적어 실용적이지 않다. 이에 저 밴드갭 반도체, 비금속, 양자점을 광촉매에 복합화하여 가시광선 반응 효율 향상을 위한 방법들이 제안되고 있으나, 복잡한 합성 공정과 높은 제조비용은 필터 소재 적용에 있어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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