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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상감 쌍해치모양 베개
  • 편집부
  • 등록 2022-07-28 15:25:40
  • 수정 2024-07-04 16: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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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돋보기 16]

청자상감 쌍해치모양 베개

靑磁象嵌 雙獬豸形 枕

 


글_김대환 상명대 석좌교수·문화재 평론가

 

베개는 일상생활의 필수요소로 밤에 숙면을 취하거나 잠시 낮잠을 잘 때도 쓰이는 생활 도구이다. 우리 선조들은 일상생활용 베개와 부장용 베개를 사용했는데 그 기원은 삼국시대로 올라간다. 현존하는 삼국시대의 베개는 모두 무덤에서 출토되는 부장용 베개만 전해지는데 대표적인 유물은 백제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무령왕비 두침(국보 제164호)」로 나무로 만든 베개로는 유일하다. 이외에도 삼국시대 도침(陶枕), 와침(瓦枕), 석침(石枕) 등이 전해지고 있다.
  도자기를 생산하던 고려시대는 청자침(靑磁枕)을 제작하여 오후에 잠깐 낮잠을 즐길 때 활용하기도 하고 부장품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현존하는 완형의 청자베개는 거의 무덤에서 출토된 것이다. 현존하는 청자베개는 수량이 많지 않고 귀한 편이며 출토되는 유물은 사용 흔적이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나뉘는데 이는 피장자가 평소 사용하던 청자베개를 부장용으로 사용하거나 아예 부장용으로 새로 제작한 차이이다.
  청자베개는 길쭉한 직육면체에 가운데가 유선형으로 휘어진 모양이 제일 많은데 바람이 잘 통하라고 투각의 형태로 만든 것도 전해진다. 고려시대의 문인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수록된 시 『녹자침綠瓷枕』에서 청자베개에 대한 예찬을 확인할 수 있다. ‘청자베개는 물보다도 맑은데, 손을 대면 구슬 살결 문지르듯 보드라워...’ 고려시대 문인들의 생활에 애지중지한 청자베개의 활용도를 알 수 있는 사료이다.
  여러 종류의 청자베개 중에서 두 마리의 해치를 받침으로 만든 예술성 높은 작품이 몇 점 전해오는데 국내에는 보물로 지정된 「청자 쌍사자형 베개」가 삼성미술관 리움에 소장되어 있고 해외에는 오사카 동양도자미술관에 두 점이 소장되어 있다. (사진 2,3,4)
  이번에 소개할 유물은 송은문화재단 소장품인 「청자상감 쌍해치모양 베개」이다. (사진 1)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작품으로 청자베개의 발색이 온전한 비색은 아니지만, 머리를 바치는 상판에 상감기법으로 연잎 무늬를 장식한 독특한 작품이다. 특히 암수 두 마리의 해치는 박쥐풍혈이 있는 연꽃으로 장식된 목가구 형태의 장방형 받침 위에 올라앉아 이목을 끈다. 해치의 조각기법은 이전에 비해서 간략화되고 거친 면이 있으나 이전과 형태는 동일하다. 크게 드러낸 해치의 이빨은 퇴화기법으로 흰 칠을 했고 눈과 귀부분은 철화기법으로 검은 칠을 했다. 조각은 이전에 비해서 단순화되었으나 상감기법, 퇴화기법, 철화기법이 함께 적용된 특별하고 희소한 유물이다. (사진 5,6,7)
  ‘해치’는 시비와 선악을 판단하며 액운이나 화마를 방지하는 상상의 상서로운 동물로 ‘해태’라고도 불리 운다. 그동안 ‘사자’라고 명칭이 붙여진 유물들은 모두 신수(神獸)의 의미를 상실하여 그 의미가 축소되었다.
  이 유물 바닥의 네 모서리와 중간 부분에는 내화토 받침의 흔적이 남아있고 번조할 때 가마에서 갈라진 균열이 세 군데 있으며 도지미에서 분리할 때 떨어진 자국도 남아있다. 맑고 투명한 청자유약을 사용하였으며 몸통에는 가느다란 빙렬이 산재한다. 연꽃 문양의 사각 받침과 해치, 상판을 별도로 만들어 붙인 후에 번조했는데 상판을 한쪽으로 기울여 사람의 머리 부분에 잘 맞게 기능성을 고려한 면도 엿보인다. (사진 8,9)
  이전 작품들은 3점 모두 12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반하여 이 작품은 13세기 상감청자의 절정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어서 「청자 쌍해치모양 베개」의 제작이 한 세기에 그치지 않고 오랜 기간에 걸쳐서 제작되었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 유물이며 대표적인 고려청자의 상감기법을 비롯하여 철화, 퇴화기법이 함께 사용된 희소한 작품이다. 800년 전에 이 청자베개를 애장했던 고려인은 이미 사라졌지만, 후세에 전해진 예술혼과 문인의 향취는 그윽하게 남겨져 있다.



사진1. 「청자상감 쌍해치모양 靑磁象嵌 雙獬豸形 枕」 고려시대. 높이 13.5cm 길이 27cm | 송은문화재단 소장
사진2. 「청자 쌍사자형 베개」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사진3. 「청자 쌍사자모양 베개」 오사카 동양도자미술관
사진4. 「청자 쌍사자모양 베개」오사카 동양도자미술관
사진5. 베개의 상판
사진6. 해치부분
사진7. 흑상감 부분(현미경 100배)
사진8. 배게의 뒷면
사진9. 베개의 바닥

 

-----이하 생략

<</span>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세라믹코리아 2022년 7월호를 참조바랍니다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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