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신년칼럼
K-축구, 월드컵 16강 진출을 축하하며...
서승종_세라믹코리아 발행인
지난달 카타르 월드컵에서 전해진 한국축구 16강 진출은 대한민국에 큰 감동을 주었다. 최근 국내·외적 다사다난한 사건으로 인한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리기에 충분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의 쾌거다. 그동안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찬사를 보낸다.
축구는 11명이 하는 경기로 협력이 중요한 게임이다. 골키퍼,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포지션이 없다. 키퍼에서 볼 공급이 다양한 경로로 공격수에 전달되고 그 볼이 상대방 수비수와 키퍼의 방어망을 뚫고 골문에 넣어야 한다. 16강 결정골이야말로 협력의 정석이었다. 캡틴 손흥민은 개인적으로 골 득점이 절실했지만 팀을 위해 둘러싸인 수비수를 따돌리고 황희찬에게 절묘한 패스가 골 득점에 성공해 16강 결정골이 됐다. 이번 축구를 보면서 유기적이고 섬세한 볼 공급과 개인적 욕심을 버리고 팀을 위한 협력하는 모습들이 K-축구의 밝은 미래를 보여줬다고 평가하고 싶다.
요즘 글로벌 공급망(GVC, Global supply chain)이라는 단어가 일상에서 자주 거론된다. 글로벌 공급망은 국제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연결망으로 이번 월드컵 강호들의 성과를 보면 다양한 볼 공급망과 협력(협업)이 1등 공신이다. 산업에서 안정적으로 좋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소재, 부품, 장비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우리 산업구조는 원가절감, 제품생산 안정화를 앞세워 한 번 적용한 소재·부품은 좀처럼 바꾸려 하지 않았다. 국내 중소기업의 소재·부품 테스트에서 우수한 평가를 하고도 양산라인에 적용하지 않은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이러한 산업구조는 2019년 일본 아베정권의 수출입제한을 시작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후 요소수 사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로 국가 간 봉쇄 등 소재·부품·장비 공급망을 뒤흔들어 공장이 멈추는 사례까지 나타나면서 제조산업 생태계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은 국가 간 수출입 관련 산업경쟁에서 가장 먼저 공략해야 할 핵심이 됐다. 선진국들은 다양한 정책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 유럽연합의 탄소 국경세 등으로 무역장벽을 세웠다. 우리 정부도 부품·소재 경쟁력 강화 정책을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및 자립화 정책으로 전환, 강력하게 추진함과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 다양한 확보를 위해 전 부처가 노력하고 있다. 산업에서도 곳곳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소재부품 공급망 다국화 및 다원화를 추진하고, 중소기업의 소재부품을 대기업 양산라인에 적용하며 기술지원과 자금지원을 통한 상생협력으로 공급망 안정화를 추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산업의 대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 산업에서는 독불장군이 성공할 수 있었다면 첨단산업일수록 상생협력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기업은 단기적인 이익보다 장기적인 계획으로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이 중요하다. 공급망 리스크는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요소가 개입된다는 사실을 최근 몇 년 사이 뼈저리게 체험했다.
2023년 새해를 맞아 우리 세라믹산업에도 더욱 견고한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 산·학·연 협력으로 유연하고 튼실한 소부장 공급망을 정비해 글로벌 탑의 K-세라믹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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