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하이브리드 세라믹스재료 및 응용기술 개발 현황
생체 활성 세라믹스재료의 현황과 전망
金煥 공학박사 /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교수
1. 서론
20세기 이후의 과학기술의 발달은 인간 생활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동차를 이용하여 이동하기 시작했고, 인간의 평균 수명은 비약적으로 증가되었다. 그 결과 뼈나 치아와 같은 비교적 단단한 경조직의 약화나 사고로 인한 외상이 증가하게 되었다. 이렇게 발생하는 골결손부를 채우기 위한 골 이식술 중에서 고전적이며 보편적인 방법은 자가골 이식이지만, 자신의 신체 내에서 채취하여야 하므로 골결손 부위가 크면 충분한 양의 이식 골을 구하기가 어렵고 채취 부분의 고통이 뒤따르며 공여 부위에 합병증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다. 동종 골 이식이나 동물의 뼈를 이용한 이종 골 이식의 경우에도 이식 골을 구하기가 어렵거나 감염성 질환의 전염 위험, 면역 반응과 함께 골 유합의 지연 등의 문제 때문에 그리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이지 않는다.
생체재료란 그림 1에서와 같이 우리 신체의 일부분이 병이 들거나 손상된 경우 그 치유를 목적으로 디자인되어 제작되는 재료를 말한다. 현재 생체재료로는 금속, 고분자, 세라믹스 등 다양한 재료가 다양한 형태로 사용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금속은 세라믹이나 고분자에 비해 쉽게 파괴되지 않아 높은 기계적 강도를 요구하는 골절 부위 고정용 내외장치나 인공관절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에 반해 세라믹스는 고유한 특징인 취성으로 인해 현재까지도 일정이상의 하중이 걸리는 부위에는 사용이 불가하여 그 이용에 제한이 있다. 그러나 생체세라믹스는 자가골이식과 동종골이식 또는 이종골이식의 경우와 달리 전염의 위험이나 면역반응 문제가 없고, 금속이나 고분자재료에 비해 경도가 높거나 뼈와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등 여러 장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점차 사용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2. 생체세라믹스
인체 내에 삽입되어 체내 조직과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재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독성이 없는 재료라도 대부분의 경우는 체내에 삽입되었을 때 조직과의 계면에 섬유성 피막을 형성한다. 이는 인체가 이물질을 격리시키려하는 보호 기구로 대부분의 금속이나 고분자 재료의 경우에 이런 형태의 계면 반응을 보이게 된다. 생체세라믹스는 조직과의 계면 반응에 따라 크게 생체불활성, 생체활성, 생체용해성 세라믹스의 3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생체불활성 소재는 조직과의 계면에 금속이나 고분자보다는 비교적 얇은 섬유성 피막을 형성하는데 알루미나나 지르코니아가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알루미나는 치아의 색깔과 유사하여 치아 수복재로 처음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1974년에는 Boutin이 처음 인공관절으로 사용하였다. 2001년에는 알루미나 인공고관절이 수십년간의 암상결과를 인정받아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승인을 받았다. 현재 알루미나와 지르코니아는 주로 내마모성이 요구되는 인공관절의 골두와 인공치근으로 사용되고 있다.
생체불활성 세라믹스가 금속이나 고분자와 마찬가지로 조직과의 계면에 섬유성 피막을 형성하는 것에 반해 생체활성 세라믹스는 인체의 조직과 섬유성 피막을 형성하지 않고 표면에 뼈와 비슷한 아파타이트 층을 형성하여 이를 매개로 직접 뼈와 결합하는 세라믹스이다. 1969년에는 미국의 Hench 등에 의해 Bioglass라고 명명된 NaO-CaO-SiO2계 유리가 인체의 골과 섬유성 피막의 형성 없이 직접 화학적으로 결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생체활성 세라믹스는 인공골 재료로서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되었다. 그러나 최초의 생체활성 세라믹스였던 Bioglass는 조직과의 화학적 반응이 매우 뛰어나지만 체내에서 너무 빨리 흡수되어 내구성이 떨어지고 기계적 강도가 매우 낮아 인공이소골 등 사용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1980년대 일본의 Kokubo등이 MgO-CaO-SiO2-P2O5-CaF2계의 유리를 열처리하여 제조한 Cerabone-AW라고 명명된 생체활성 결정화 유리는 기계적 강도가 크게 개선되어 인공 척추체, 인공 장골 등으로 상품화되었다(그림 2). 1976년에는 일본과 미국에서 다결정의 수산화아파타이트가 발표되었고 이 또한 뼈와 직접적인 결합을 하는 것이 밝혀졌다. 이는 뼈의 무기성분의 주성분으로 기계적 강도가 약한 단점이 있지만 뼈와 같은 성분의 재료이므로 이미 많은 제품들이 상용화되어 있다. 그러나 수산화아파타이트는 체내 용해가 거의 일어나지 않아 수산화아파타이트의 생체 내 용해도를 증진시키기 위한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생체용해성 세라믹스는 표면에 뼈와 유사한 아파타이트 층 또는 섬유성 피막 어느 것도 생기지 않은 채로 뼈와 직접 결합한다고 알려진 세라믹스이다. 3인산칼슘이나 일부의 CaO-P2O5계 유리의 경우 생체 내 용액에 의해 화학적으로 녹거나 세포의 식균작용에 의해 용해가 일어나 재료의 일부가 조직으로 대체되는데 이들이 대표적인 생체용해성 세라믹스이다. 최근에는 생체활성 세라믹스 뿐 아니라 생체용해성 세라믹스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3. 생체활성 세라믹스의 골 결합 기구
지금까지 뼈와 결합한다고 알려진 생체활성 세라믹스는 생체 내에서 표면에 뼈와 비슷한 아파타이트 층을 형성하며 이를 매개로 뼈와 결합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아파타이트 층은 Kokubo 등에 의해 제안된 무기이온 농도만을 사람의 혈장과 유사하게 만들어진 의사체액(simulated body fluid)내에서도 형성된다. Kokubo 등은 의사체액 내에 생체활성을 가지는 아파타이트-월라스토나이트계 결정화 유리를 침적시켜 변화를 관찰하는 in-vitro 실험을 통해 생체활성 세라믹스의 표면에 뼈와 비슷한 아파타이트 층이 형성되는 기구를 설명하였다.
아파타이트-월라스토나이트계의 결정화 유리를 의사체액에 침적하면 결정화 유리의 칼슘이온이 용출되어 의사체액 내의 칼슘이온의 과포화도를 높인다. 규산이온은 Si-OH의 형태로 존재하며 이들이 규산이온이 풍부한 층을 형성하여 아파타이트의 석출 장소로 작용한다. 일단 아파타이트가 형성되면 이 층은 의사체액 내의 칼슘과 인을 소비하면서 자발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CaO
-P2O5계의 유리조성에서 생체활성을 보이지 않는 점으로 보아 이 이론의 정당함을 확인할 수 있고 현재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림 3에 생체활성 결정화 유리 표면에 아파타이트 층이 형성되는 모식도를 나타내었다.
4. 생체재료시장의 현황
표 1에는 산자부의 ‘생체 하이브리드 재료 및 응용기술 개발에 관한 산업분석’에 따른 2000년 5월까지 국내 경골관련 수입규모를 나타내었다.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국내시장은 거의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1999년까지 생체재료를 제조하는 기업은 대기업은 없고 약 70개의 중소기업만이 생체재료를 제조하고 있으며 생체재료 산업의 전 산업에 관한 비중은 0.02%로 매우 미약하다. 현재 미국, 독일이나 일본에서의 골관련 대체물이 전세계에 수출되어 세계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오랜기간의 노하우로 후발 경쟁 업체의 시장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1996년도 기준으로 생체재료분야의 세계시장 규모는 약 10조원 이상으로 이중에 미국시장은 세계 전체시장의 약 40%를 점하고 있고 현재는 선진국과 후발주자간의 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뒤늦게 생체재료시장의 확대를 예상하여 국가적으로 연구를 지원하고 있어 점차적으로 선진국의 연구수준에 도달하고는 있으나 아직은 미약한 실정이다.
5. 현재와 미래의 인공골 개발방향
현재는 생체재료분야에도 금속, 세라믹스, 고분자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있다. 영국의 Bonfield 교수는 폴리에틸렌 섬유에 미세한 수산화아파타이트 입자를 형성시켜 뼈와 유사한 탄성계수를 갖는 복합체를 개발하였으며 Polylactic acid(PLA)와 같은 생체흡수형 고분자와 복합화하여 탄성계수를 낮추고 취성을 개선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하중이 걸리는 부위에는 기존에 사용되던 금속재료에 생체활성을 가지는 세라믹스를 코팅한 제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뼈에 보다 가까운 재료를 개발하기 위해 뼈의 유기성분인 콜라겐이라는 단백질과 아파타이트를 복합하하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 충분히 기계적 강도가 나오지 않고 성형이 쉽지 않아 실용화에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사료된다.
궁극적으로 미래의 인공골은 골유도성과 골전도성을 지니고, 골이 성장하는 속도와 재료가 용해되는 속도가 일치하는 적절한 생체용해성을 가지고 있는 재료가 될 것이다. 골유도성이란 물질 자체가 뼈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뜻하며, 골전도성은 재료내부에 기공사이로 뼈가 자라들어가는 능력을 뜻한다. 생체활성 결정화유리나 수산화아파타이트 등은 적절한 기공을 가지면 골전도성은 가질 수 있으나, 생체활성 세라믹스를 포함한 모든 재료는 그 자체로는 골유도성이 없다. 그러나 골형성유도 단백질을 재료내에 함유하거나 골아세포를 재료내부에 배양하면 인위적으로 골유도성을 부여할 수 있다.
6. 결론
생체재료는 우리의 몸 안에 삽입되어 사용되는 만큼 생체친화성과 생체안정성이 매우 중요하므로 사용에 앞서 오랜기간의 검증이 필요하다. 새로운 생체재료가 개발되어 인체에 사용되기까지는 많은 시험과 검증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상품화되기까지 수년에서 수십년이 소요되므로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생체재료시장은 아직은 유아기로 과학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해마다 급성장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시장의 선점을 위해서는 기술기발이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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