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최신 기술 개발 동향(1)
고안전성 향상을 위한 전고체 배터리
이상민_포항공과대학교 친환경소재대학원 교수
1. 서론
빠르게 충전되고 많은 용량을 안정적으로 저장하는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은 전기차 산업은 물론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2050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인류 전체의 최대 관심사이다. 한국도 2020년 7월 확정한 ‘그린 뉴딜’ 정책을 통해 전기차 등 ‘그린 모빌리티’ 보급 확대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선정했다. 한국은 현재 대중화된 리튬이온 배터리 부문에서는 세계 최고 기술 수준을 자랑하고 있지만 전고체 전지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한 연구 분야에선 미국 및 일본 등 경쟁 국가들에 다소 밀리고 있다. 이에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과 민간의 연구 활성화를 통해 원천 및 핵심기술을 조기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20년 5월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 현황을 공유한 일이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재계 1, 2위 기업이 전기차부터 에너지저장장치(ESS) 같은 미래 산업을 이끌 핵심인 배터리 개발에 손을 잡은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배터리 업계는 전고체 배터리를 유력한 차세대 기술로 꼽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불연성의 고체상태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배터리의 폭발 위험에서 자유롭고 환경 변화에도 강하다. 또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지 여러 개를 직렬로 연결해야 에너지 밀도가 높은 수백볼트 전압의 팩이 구현 가능하게 되어, 필요 공간과 비 에저지 저장용 부품이 많이 필요한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전지 하나에 전극과 고체 전해질을 층층이 연결하는 방식이라 배터리 팩의 크기가 줄어들 수 있어 부피당 에너지밀도의 향상에 유리하다.
그동안 전고체 배터리는 여러 장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상용화에 이르지 못했다. 이는 액체 전해질처럼 전도도가 높은 소재를 발견하지 못해 에너지를 많이 저장할 수 있지만 충분한 출력을 내지 못해서이다. 전고체 배터리 개념은 1980년대 처음 제시됐으나 한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가 일본 도요타가 2010년 황화물 전해질을 사용한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한 뒤로 연구가 눈에 띄게 발전하였다. 현재는 소재 후보군으로 황화물과 산화물, 고분자 3종이 발굴되었으며, 이 가운데 황화물 소재가 성능 및 전고체 전지 적용가능성에서 가장 앞서있다. 일본은 전고체 배터리 연구에서 가장 선두 국가로 손꼽힌다. 일본에선 주로 황화물 연구가 주를 이룬다. 산화물은 세라믹 특유의 딱딱한 재질 때문에 배터리 내 음극과 양극에 붙이기 어렵다. 최근 연구가 시작된 고분자는 소재가 워낙 많아 유망하다는 평가를 받으나 전도도가 아직 황화물의 10분의 1 수준이고, 고온에서 다른 재료에 비해 강도가 약한 단점도 있다. 반면 황화물은 전도도가 높고 물렁물렁해 전지제조 공정에 적용하기도 쉽다. 그러나 황화물은 수분에 민감하게 반응해 유해가스인 황화수소(H2S)가 쉽게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고체전해질 소재가 개발되면서 소재와 맞붙은 양극과 음극을 고도화하며 상용화를 앞당길 기술들도 개발되고 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2020년 3월 ‘석출형 리튬음극’을 적용해 전고체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인 기술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발표했다. 음극 두께를 얇게 만들어 에너지 밀도를 대폭 올린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기존 전기차의 2배 수준인 1회 충전에 800km를 주행하고 재충전도 1,000회 이상 가능하여, 지금까지 나온 전고체 배터리 중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림 1. 삼성SDI (삼성종합기술원) 개발한 ‘석출형 음극’을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이 미래 시장을 개척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일본은 도요타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민관 컨소시엄을 조성해 전기차 배터리 상용화에 나섰다. 일본은 관련 기술은 철저히 비밀에 부치면서 특허를 통해 기술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먼저 개발했는데도 한국에 지위를 뺏기며 전기차 시장 진입이 늦어진 아픈 기억이 있다.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는 255Wh/kg 수준인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이론적으로 495Wh/kg까지 에너지밀도 구현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전고체 배터리를 게임체인저로 보는 의견들이 많다.
폭스바겐이 투자하고 있는 미국의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도 2020년 12월, 15분 이내에 80%를 충전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대만의 프롤로지움Prologium도 2021년 8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토요타가 2020 도쿄오토쇼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했으나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자동차에 탑재하기에는 여전히 많은 기술적 문제가 있다. 그런 가운데 미국 전고체 전지 개발로 유명한 SESSolid Energy Systems가 2021년 11월 4일, 온라인 이벤트 ‘제1회 SES 배터리 월드’를 통해 리튬메탈 배터리를 공개했다. 아폴로라는 107Ah용 배터리는 솔벤트 인 솔트(염중염매) 전해질이 들어간 것으로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의 중간 형태로 하이브리드 리튬 메탈이라고 소개했다. 100Ah 이상의 리튬메탈 배터리가 세계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SES는 설명했다. SES가 공개한 아폴로 배터리는 무게는 0.982㎏에 불과하고 얇고 긴 네모 모양을 띠고 있다. 에너지밀도는 1㎏당 417Wh로 현재 전기차에 통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1.4배에서 3배 수준이며 충전 시간은 12분 만에 10%에서 90%까지 충전하는 초고속 사양으로 소개됐다.
그림 2. 미국 전고체 전지 개발업체인 SES가 공개한 리튬메탈 배터리
(출처: 글로벌오토뉴스, 2021년 11월 8일 기사)
SES의 CEO 치차오 후Qichao Hu는 전고체 배터리가 먼 미래의 배터리라면 SES의 배터리는 현재의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전 세계에 7~8개의 리튬메탈 기반 전고체 배터리 업체가 있지만 SES가 상용화 측면에서 가장 앞서 있다며 실제 자동차에 리튬메탈 배터리를 공급하는 첫 번째 업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한 SK온, 그리고 삼성 SDI 등 세계적인 배터리 셀 제조업체를 배경으로 하는 현대차그룹은 2018년 미국 배터리 개발회사 아이오닉 머티리얼즈Ionic Materials와 솔리드파워Solid Power에 투자했으며 2021년 1월 미국 팩토리얼에너지Factorial Energy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제휴했고 SES에도 투자하고 있다. 그리고 11월에는 서울대와 공동으로 배터리 연구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곳에서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전고체 배터리(SSB), 리튬메탈 배터리(LMB), 배터리 공정기술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공동연구를 추진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안전하고 안정적인 기술로 확립하려는 노력은 여전히 장기 성능, 특정 전력 및 경제적 실용성 문제에 직면해 있다. 리튬 고체 전해질이 액체 전해질보다 높은 이온 전도도를 가진 최초의 획기적인 논문이 발표된 지 약 10년이 지난 지금, 전체 규모 상용화, 셀 성능 및 구현을 위한 남은 주요 과제를 현실적으로 다룰 시점입니다.
리튬 이온 배터리(LIBs)는 높은 에너지 및 출력 밀도, 우수한 수명 성능과 신뢰성 덕분에 전기화학적 에너지 저장 기술로서 지금까지는 치명적인 기술적 논란이 제기되지는 않고 대체적으로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는 듯하다. 최근의 차량 전동화 추진은 LIB 셀의 비용 효율적인 대량 생산과 이들의 성능 향상에 의존하고 있어 왔다. 그러나 LIB의 성능은 결국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되므로, 잠재적인 후속 셀 기술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 중 하나로, 전고체 전지(Solid State Battery)는 높은 에너지 및 출력 밀도가 기대되는 잠재적인 후속 기술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는 두꺼운 양극 스택이 가능하고 리튬 금속 또는 실리콘 음극의 사용 가능성, 그리고 고체전해질을 적용하므로 예상되는 향상된 배터리 열 안전성에 기인한다. 또한, 고체 전해질(SEs)은 전극 간의 교차 반응을 방지할 수 있어, 이는 용해된 활성 물질 간의 원치 않는 화학적 상호 작용을 막고, LIB의 장기적인 불안정성의 원인 중 하나를 제거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무기 고체 전해질(SEs)의 높은 리튬 이온 전송 수(Li+ transference number ≅1)는 전해질 분극 없이 매우 빠른 충전 능력을 허용하며, 이는 예상되는 높은 입출력 밀도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나 대중적 실용화 가능성은 에너지밀도, 입출력 특성, 안전성 외에도 궁극적으로 비용 및 원료 자원과 같은 다양한 변수에 강하게 의존한다. 이론적으로 단위 셀 수준에서 즉, 활물질, 바인더, 집전체와 같은 모든 내부 배터리 구성 요소뿐만 아니라 하우징, 극(탭), 가스켓을 포함시킨 전고체 전지(SSB)가 리튬 이온 배터리(LIB)를 잠재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되어 왔다. 예를 들어, 흑연음극과 NCA(LiNi0.8Co0.15Al0.05O2) 양극를 기반으로 한 LIB는 각각 265 Wh/kg 및 635 Wh/l의 에너지 밀도의 달성이 가능하다. 이에 반해, 리튬 금속을 기반으로 한 SSB는 이론적으로 각각 393 Wh/kg 및 1143 Wh/l에 이를 수 있다. SSB 기술의 잠재력은 매력적이며, 삼성, Solid Power, QuantumScape, Toyota와 같은 회사들이 보고한 진전은 상당하다.
최근 전 세계적인 빠른 연구 덕분에 지난 10년 동안 배터리의 고체화에 대한 주요 도전 과제들이 훨씬 더 잘 이해되어 왔다. 첫 번째로, 고체 상태 복합 전극(특히 음극)의 이해, 설계 및 준비가 포함되며, 이는 안정적인 장기 작동을 위해 최소한의 스택 압력을 요구한다. 이상적으로는 이 압력이 0.1 MPa 이하이어야 하지만, 몇 메가파스칼도 기술적으로 수용 가능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리튬 금속이나 실리콘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고속 및 고용량 음극의 개발이다.. 세 번째로, 두껍고 최적화된 음/양극 구조에서 매우 높은(유효) 이온 전도도를 제공하는 고체 전해질(SE)의 설계와 충분한 안정성 및 저비용이 요구된다. 네 번째로, 활성 물질과 SE 간의 장기적으로 안정적이고 저항이 낮은 계면의 구현이다. 다섯 번째로, Na 기반 및 황 전환 기반 SSB와 같은 잠재적으로 더 지속 가능한 접근 방식이다. 또한, 고체와 액체 또는 젤-폴리머 전해질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개념의 등장과 대규모 생산 및 저비용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필요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SSB를 잠재적인 대량 시장 제품으로서의 현실적으로 실현하는 방법에 대한 전략적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하 생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세라믹코리아 2025년 3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 전체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기사를 사용하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s://www.cerazin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