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마시는 사이 완충’ 전기차 급속 충전 시대 열릴까
- POSTECH, 불소화 탄소 계면층 기술로 고속 충전·고용량 배터리 음극재 개발
고극성 불소화 탄소층이 도입된 망간-철 산화물 음극재의 계면 공간 전하 저장 향상 및 안정적인 고체 전해질 계면 형성 모식도. (자료제공: POSTECH)
긴 충전 시간 때문에 전기차 구매를 주저한 적이 있는가? 그런데 만약, 커피 한 잔 마시는 사이에 충전이 다 된다면 어떨까? POSTECH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음극재 기술이 바로 그 해답이 될지도 모른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성근)은 화학공학과·배터리공학과 김원배 교수와 화학공학과 강송규 박사 연구팀이 ‘망간(Mn)-철(Fe) 산화물’ 음극재에 고극성의 불소화 계면층을 도입하여 고용량과 안정성을 갖춘 혁신적인 음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3월 5일 밝혔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높은 용량과 안정성을 갖춘 배터리를 위해 ‘강자성 전환 음극재’가 주목받고 있다. 이 음극재는 배터리 충·방전 과정에서 금속 산화물이 나노 크기의 강자성 금속으로 변환되며 일반 음극재에 비해 더 많은 리튬 이온을 저장할 수 있다. 이론 용량을 뛰어넘는 고에너지밀도 배터리를 구현할 잠재력이 있지만 강자성 전환 음극재는 비가역적 용량 손실, 불안정한 계면 형성, 낮은 전도도 등의 여러 한계를 안고 있다.
김원배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갈바닉 치환 반응을 이용해 망간(Mn)-철(Fe) 이종 산화물을 합성한 후 폴리비닐리덴 플루오라이드(PVDF)로 용액상 코팅을 진행하고, 탄화 과정을 통해 고극성의 ‘불소화 탄소 계면층’을 만들었다.
이 소재는 불소의 강한 전기적 특성을 이용해 표면 극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더 많은 리튬 이온을 저장할 수 있다. 또한, 강자성 전환 반응에서 발생하는 ‘스핀-분극화된 커패시턴스(spin-polarized capacitance)’를 극대화해 소재의 이론 용량을 초과하는 높은 용량을 구현한다. 그뿐 아니라 플루오린화 리튬(LiF)이 풍부한 고체 전해질 계면(SEI)을 실시간으로 형성해 전극 내 이온과 전자 전달을 촉진하고 내구성을 강화하며, 부피 변화로 인한 응력도 효과적으로 완화했다.
그 결과, 약 3분 이내의 급속 충전 조건에서도 상용화 음극재 대비 최소 140% 이상 향상된 성능을 보였으며, 300번의 급속 충·방전 사이클 후에도 92% 이상의 용량 유지율을 기록하며 안정성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김원배 교수는 “고극성 계면 제어 기술을 통해 고에너지밀도 음극재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며 “이번 연구는 전기차의 주행거리, 내구성, 충전 속도를 모두 향상시킬 중요한 기술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ERC),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첨단산업특성화대학원지원(배터리)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재료공학 분야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의 앞표지 논문으로 최근 게재됐다.
[Ceramic Korea (세라믹뉴스)=이광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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