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서울대, 세계 최고 수준 ‘극도로 얇은 초고성능 전자파 차폐막’ 개발
- 금속과 맥신(MXene) 결합한 이종접합 구조로 차폐막 두께 획기적 감소
- 기존보다 10배 얇은 두께 1~2μm에서도 100배 이상 향상된 전자파 차폐 성능 달성
-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스마트기기, 플렉서블 전자소자 등 다양한 분야 활용 기대

반도체 패키징용 전자파 차폐막 종류 및 컨포멀 EXIM 차폐막. (자료제공: GIST)

EXIM 차폐막 이미지. 2차원 물질인 맥신과 3차원 물질인 금속 박막이 적층된 모습. (자료제공: GIST)

EXIM 전자파 차폐막 활용. 반도체 칩 및 플렉서블 소자 표면에 컨포멀하게 형성. (자료제공: G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신소재공학과 연한울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학교 주영창 교수, 고려대학교 김명기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이성수 박사 연구진과 공동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초박막 전자파 차폐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월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금속과 ‘맥신(MXene)*’ 소재를 결합한 새로운 이종접합 구조를 고안해, 전자파 차폐막의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성능을 최대 10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소재 및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 맥신(MXene): 금속 원자층과 탄소(또는 질소) 원자층이 교대로 쌓인 2차원 구조의 세라믹 소재로, 우수한 전기전도성과 기계적 유연성을 동시에 지녀 차세대 전자소자 및 전자파 차폐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초박형 고성능 차폐막 상용화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반도체 패키징에 사용되는 ‘표면 형상에 맞게 균일하게 감싸는 초박막 전자파 차폐막(컨포멀(conformal) 차폐막)*’에서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막을 얇게 만들수록 차폐 성능이 떨어지는 소재의 ‘두께-성능 딜레마’를 근본적으로 해소한 성과로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2025년 10월 30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 컨포멀(conformal): 반도체 칩의 표면 형상에 따라 초밀착 상태로 균일하게 감싸는 형태를 의미하며, 복잡한 구조의 칩이나 패키지에도 균일한 두께로 코팅이 가능한 특성을 가진다.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간섭(EMI, Electromagnetic Interference)은 통신 오류나 오작동, 발열 등을 유발해 기기의 성능과 안정성을 떨어뜨린다. 이에 따라 EMI 차폐 기술은 반도체 패키징과 스마트기기 설계의 핵심 요소로 꼽히지만, 기존 금속 기반 차폐막은 두껍고 무거워 소형화·유연화가 필요한 최신 전자기기에는 적용이 어려웠다.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컨포멀 전자파 차폐막은 반도체 패키지를 더 가볍고 얇게 만드는 데 필수적인 첨단 소재다. 그러나 기존 차폐막은 두께를 줄이면 전자파 차단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두께-성능 딜레마’가 있어, 경량화와 고성능을 동시에 구현하기 어려웠다.
기존에는 차폐막 내부에 다수의 미세한 기공(pore·포어)를 형성해 전자파 산란 효과를 높이는 연구가 시도됐지만, 높은 온도 등 반도체 공정과의 비호환성, 기공(포어)의 불균일성, 두께 증가로 인한 한계 등으로 실제 반도체 패키징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공(포어)을 만들지 않고, 기존 반도체 패키징 공정 장비만을 이용해 금속과 맥신 박막을 층층이 쌓아 만든 ‘EXIM(Embedded-MXene-in-Metal) 차폐막’ 구조를 새롭게 제시했다.
새로운 EXIM 구조에서는 금속 박막이 전자파를 가두는 벽 역할을 하고, 그 내부의 맥신 박막이 전자파의 산란·흡수를 유도함으로써 두께 2마이크로미터(μm, 머리카락 굵기의 약 1/50 수준) 미만에서도 기존 차폐막 대비 100배 이상(전자파의 약 99%를 차단하는 20데시벨(dB) 이상 수준) 높은 성능을 달성했다.
또한 맥신 두께를 1마이크로미터(μm)에서 200나노미터(nm, 머리카락의 약 1/500 수준)로 줄여도 성능이 거의 유지됐으며, 금속–맥신 계면에 4나노미터(nm) 두께의 유기막만 삽입해도 성능이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차폐 성능의 핵심은 ‘금속–맥신 이종접합 계면의 품질’임이 실험적으로 입증됐다.
연구팀은 또한 EXIM 차폐막의 환경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20나노미터(nm) 두께의 크롬-알루미늄 캐핑(capping)층을 적용해 습기 등 외부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확보했다. 그 결과, 고온(85°C 이상)·고습(85% RH) 환경에서도 48시간 이상 산화나 부식 없이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실제 상용 플래시 드라이브 반도체 칩과 유연 소자(flexible device)에 적용해, 공정 호환성과 초밀착 성능을 모두 입증했다. 예를 들어, USB 3.0 플래시 드라이브의 IC 칩에 초박막을 적용한 결과, 블루투스 스피커 신호 간섭이 완전히 제거됐다. 아연산화물(ZnO) 기반 플렉서블 쇼트키 다이오드에서도 전자파로 인한 전류 변동이 20분의 1 이하로 감소했다.
그 결과, 두께 1~1.9마이크로미터(μm) 범위의 EXIM 차폐막이 기존 알루미늄 호일(두께 16마이크로미터(μm)) 보다 훨씬 얇고 유연하면서도, 군사용(60데시벨(dB) 이상) 기준을 뛰어넘는 70~80데시벨(dB)의 초고성능 차폐 효과를 달성했다.
GIST 연한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자파 차폐재에서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두께가 얇아지면 성능이 떨어지는 딜레마’를 극복한 성과”라며 “극도로 얇고 유연하면서도 뛰어난 성능을 갖춘 차폐 기술로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과 스마트기기, 플렉서블 전자소자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GIST 신소재공학과 연한울 교수와 서울대학교 주영창 교수가 공동 지도하고 서울대학교 강거산·권구현 석박통합과정생, GIST 전지운 석박통합과정생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3년도 지역혁신 메가프로젝트 사업 및 2024년도 반도체 첨단패키징 핵심 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한편 GIST는 이번 연구 성과가 학술적 의의와 함께 산업적 응용 가능성까지 고려한 것으로, 기술이전 관련 협의는 기술사업화센터(hgmoon@gist.ac.kr)를 통해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Ceramic Korea (세라믹뉴스)=이광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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