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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팟의 성향별 분류
  • 편집부
  • 등록 2003-10-31 00: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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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ry of Teapot⑷ 티팟의 성향별 분류 글/사진 박수아 홍익대학교 도예연구소 연구원 현대의 티팟은 주제나 재료, 또는 표현 방법 등 여러 가지 기준에 의해 분류할 수 있지만, 여기에서는 예술사적인 면을 드러내는 티팟, 실용품이라기보다는 조각적 오브제로서의 성격을 보여주는 티팟, 기물의 형태나 표면을 이용하여 어떤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는 티팟, 도자 외에 다른 매체를 이용하고 있는 티팟의 네 가지로 분류하도록 하겠다. 예술사와 티팟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생각이나 주변 환경, 사회적 이슈 등에서 작품의 아이디어를 찾는 반면, 예술 그 자체를 소스(source)로 이용하는 작가들도 있다. 예술사에서 주목되는 사조의 형식, 대표적인 작품, 그에 대한 논평은 이 시대 모든 장르의 작가들에게 자주 이용되는 테마이다. 작가는 관심 있는 작품을 연구하고 모방하면서 기술과 구성방법 등을 익히고,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들에 가려져 있는 내면의 의미를 탐구한다. 최근 컴퓨터 등 과학기술의 발달은 전문가 뿐 아니라 일반인들까지도 예술의 영역에 접근하는 것은 물론, 정보를 얻는 과정도 용이하게 했으며 비용 또한 저렴하게 하였다. 따라서 작가들은 기존의 작품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미지를 자신의 작품에 직접 사용할 수도 있게 되었다. 티팟이라는 장르 안에서 기존의 이미지를 재구성해 활용하는 작업은 다음의 세 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예술사의 어느 특정한 기간과 장소에서 유행했던 장식이나 패턴 등을 채용하는 방법, 둘째, 아이디어원으로 쓰였던 유명작가의 초상이나 작품을 표면에 그려 넣는 방법, 그리고 마지막으로 과거에 유행했던 형태, 장식 등을 손잡이나 물대 등 구성 요소의 하나로 직접 결합시키는 방법 등이 있다. 이러한 방법은 도자기나 예술의 역사를 설명하거나, 티팟에 사(史)적인 성격을 부여하고자 할 때 많이 사용된다. 또한, 과거에서 차용한 스타일을 현재의 이슈에 대한 논평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요컨대 현대의 많은 작가들이 전혀 새로운 작품을 창조해내려는 방법의 하나로서 그들 고유의 작업에 예술사에서 찾아낸 요소를 결합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브제로서의 티팟 조각적 오브제로서의 티팟은 형태와 표면과의 대화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티팟의 형태를 구성하는 물대, 손잡이, 몸체, 굽, 뚜껑 등의 요소는 예술적인 표현에 대한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작가들은 이러한 요소들의 크기, 형태, 위치 등에 변화를 줌으로써 자신의 조형성을 추구하는 작품을 탄생시킨다. 이러한 작업에서 표면은 형태만큼이나 중요하다. 심지어는 표면이 주가 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표면의 색, 질감 등은 한 작가를 나타내는 표상이 된다. 마이클 쉐릴(Michael Sherrill)의 작품에서는 형태와 표면이 결합해 새로운 효과를 만들어낸다. 그는 공간, 빛, 색을 탐구하여 작품의 표면을 적당한 비례로 분할한 후, 컬러풀한 알카리성 유약과 금박을 이용해 밝고 어두움을 표현한다. 이것은 분명히 평면의 분할과는 다른 효과를 내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의 티팟은 어떤 부분도 기능적이지 않다. 나는 그것이 물을 담고 따라낼 수 있는지에 대해 관심 없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히 시각적으로 기능하고 있지 않은가?” 피터 쉬어(Peter Shire)와 도로시 하프너(Dorothy Hafner)는 상징적인 작품으로 잘 알려진 작가이다 그들은 1970년대의 표면 디자인과 추상의 영역을 이끌기도 했다. 이 기간에 쉬어는 추상적인 요소, 강렬한 색과 움직임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티팟을 많이 제작했다. 후에 그의 작품은 이태리 밀라노에서 일어난, 밝은 색과 힘있는 선의 멤피스(Memphis) 디자인 운동과 동일시되었다. 하프너의 패턴과 컬러풀한 모듈식 형태를 이용한 장식 스타일은 그녀가 로젠탈(Rosenthal AG)과 티파니 앤 코(Tiffany&Co)의 디자이너가 되었을 때 국제적으로 호응을 얻었다. 형상과 이야기 티팟은 그 안에 어떤 이야기를 담아내기에 유용한 아이템이다. 지금까지 티팟은 정치적·사회적 사건을 기록하고 전달하는 매체로 이용되어 왔다. 현대에는 풍자·해학 등을 표현하는 도구로 즐겨 쓰이고 있다. 거창한 의미가 아니더라도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묘사하는 데에 티팟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은 티팟이 가지고 있는 특징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한 가지는 티팟의 형태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이용해 사람의 형상을 닮은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어떤 이야기를 서술하는 데 있어서 티팟의 표면을 캔버스처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은 티팟은 유머러스하고 천연덕스러운 이미지에 적합하다. 그것은 관람자로 하여금 거부감 없이 티팟이 내포한 드라마로 빠져들게 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티팟은 오랜 기간동안 유머와 풍자를 구사하는 도구가 되어왔다. 이러한 전통은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의 아드리안 삭스(Adrian Saxe)와 같은 작가에 의해 오늘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그는 19세기의 얌전한 척 하는 처녀의 패티코트 사이에서 거대한 남근이 튀어나온 형상의 티팟을 만드는 등 ‘적당히 맞추는 것’보다는 ‘사람들의 기대를 뒤집어 엎는 것’을 위해 노력했다. 그의 티팟은 ‘할머니의 가보인 티팟을 선반 위에 모셔둔 채 간편한 티백을 사용하는 경우 등, 보다 점잖은 삶을 위해 빌려온 위신과 포부’를 비꼬는 속임수이다. 1969년 로버트 아네슨(Robert Arneson)은 티팟을 풍자적인 오브제로 사용하여 35개의 조각시리즈를 만들었다. 아네슨은 티팟 표면에 차와 문화, 특성에 대한 논평을 적어 넣었다. 성기모양 물대, 입술과 이 모양의 뚜껑 그리고 배설물 형태의 티팟 등, 도발적인 형상을 표현하며 티팟 트렌드를 자극하였다. 사람들은 그의 작품을 관람하며 티팟이 단지 차를 마시는 실용적인 의미 이외에 훨씬 많은 것을 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작품에서 형태는 기능보다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드리안 알레오의 티팟은 대부분이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다. ‘가로줄무늬의 여인과 아이(Woman and Child with Horizontal Stripes)’나 ‘푸른 점의 기울어진 갈색상(Leaning Brown Figure with Blue Spots)’ 등의 작품은 사람의 몸과 자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나는 인간의 몸을 해부하여 어떤 부분을 뚜껑, 손잡이, 물대로 할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분량을 뱃살 부분에 할당할지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을 즐긴다.”라고 말한다. 커트 와이저(Kurt Weiser)의 자연주의자(Naturalist)는 표면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예에 해당한다. 부드러운 곡선이 주를 이룬 형태는, 표면의 그림이 주제를 잘 나타낼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정교하게 묘사한 그림은 작가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도구로서의 기능을 성실하게 수행한다. 여러 가지 매체와 티팟 어떤 작가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하여 도자기 외에도 다른 매체를 혼합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주로 금속, 유리, 나무 등의 재료가 많이 쓰이며, 경우에 따라 이미 만들어져 있는 기성품을 사용하기도 한다. 로이 수피리어(Roy Superior)는 해체된 티팟을 이용하고 티팟의 완전한 변형을 탐구한다. 산산조각이 난 티팟이 교수대와 부서진 파편들을 꿰매어 붙이는 도구들의 미니어쳐에 둘러싸여 있는 작은 환상의 세계를 표현한 작품인 ‘복구(Restoration)’에서 그는 회복할 수 없는 것을 회복시키려고 하는 인간의 본성을 설명한다. 레이몬 엘로주아(Raymon Elozua) 역시 티팟을 해체하여 본질적인 구조를 나타낸다. 그는 ‘기능은 상상력을 제한한다’는 믿음 아래에서, 기본적인 내부의 구조를 철골조로 만들어 기능 없는 티팟을 탄생시킨다. 스스로 컬렉터이기도 한 작가들은 그들의 작품을 그룹화시켜 새로운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 리차드 마르퀴스(Richard Marquis)는 자신이 컬렉팅한 작품에서 찾아낸 오브제와 자신의 유리 티팟을 소형 유리장 안에 재배치함으로써, 전혀 새로운 느낌의 작품으로 탄생시킨다.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티팟은 이제 공예와 미술, 그리고 현대미술과 역사적인 예술을 모두 포함하는 아이템으로, 기능적인 오브제의 대명사로, 예술과 디자인의 일반적인 동향을 나타내는 매체로 자리잡았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티팟을 단순히 기능성을 가진 생활용품으로만 판단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예술품으로서 감상하고 수집하고 있으며, 티팟 작가들도 보다 풍부한 내용과 다양한 표현형식으로 관객의 새로운 요구를 만족시키고자 노력한다. 이 글에서는 처음 티팟이 출현했을 때부터의 역사와 그것이 발전해 왔던 과정, 그리고 해외작가들의 여러 가지 성향의 티팟 등을 텍스트와 사진자료를 통해 소개하였다. 이 연구가 도자제 티팟이라는 장르가 발전하는 데에, 그리고 일반인들의 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연재 마침) <참고문헌 및 사이트> Leslie Ferrin, Teapots Transformed, GUILD Publishing, 2000 Suzanne J. E. Tourtillott, 500 Teapots, Lark Books, 2002 Katie Kazan, Great Pots, GUILD Publishing, 2003 www.ferringallery.com www.sulloc.co.kr www.yixingteapotsonline.com 필자약력 1977년 서울 출생 1996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도예과 입학 2001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도예과 졸업 2002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예술기획 전공 재학중 현, 홍익대학교 도예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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