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재 개인전 2003. 2. 12 ~2. 18 인사갤러리
사실적 표현을 통한 미래의 잔상
글/최계진 도예가
세상 사람들은 각자의 삶의 깊이 안에 푸욱 젖어서 사물들을 바라본다. 또한 미술품을 감상하거나 갤러리를 찾는 많은 이들은 각자 자신이 이야기하는 방법과 주어진 삶의 테두리 안에서 작가들이 의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나름대로 읽어내고자 한다. 이렇게 현대적 상황을 직시하며 시대에 맞게 주어지는 메세지들을 어떤 시각으로 받아들이고 포용하느냐에 따라 작품을 읽어내는 영향력도 상당히 다양하게 나타난다. 우선, 자연 생태계를 주제 삼아 작업에 임하게 된 작가에게 작업에 대한 시각의 방향과 관점에 대하여 스스로의 비평(criticism)과 더불어 새로운 방향은 어떤지를 들어보았다.
작가는 ‘의미있는 형식(significant form)’으로부터 사회상황에 부응하는 즉, 시대적인 산물로 인해 메말라가고 잊혀지고 있거나 아예 생각 속에서 지워져 버린 것들을 직시하고 마음 아파하며 작품을 접하는 이들로 하여금 새로운 시각으로 예술적인 의미로부터 생태계에 시야를 돌려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껴볼 수 있도록 의미를 두었다고 한다.
그가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 갖는 그대로의 구성요소와 미의 척도에 대한 감상은, 각자의 시각이나 나름대로의 평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메세지 전시회는, 존재의 특성을 시공간적인 차원에서 이해해야 하기에 ‘상대성’을 갖고 있으며, 기존의 관념들로부터 무아에서의 인식과정을 통하여 보여준 표현양식들과 사실적인 표현(realism)을 통해 그것들을 실제적으로 보여준 미래의 잔상(sur-realism)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흙으로 미래의 자연환경에 접근하거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전통, 현대적인 방법 및 기법에 제한 받지 않고 새로운 미의 조형성을 찾기 위하여 노력하는 작가의 모습에서, 지속적인 연구와 도전의식을 찾을 수 있었다.
그는 두툼한 손을 섬세하게 움직이거나 투박하게도 움직이며 자유자재로 작업을 한다. 아마도 작가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내적인 것들을 외적으로 표출해 내는 그의 다양한 움직임 속에는 어떠한 중심이 존재하는 듯하다. 우주 안에서의 자유로운 움직임처럼…
그에게 다양한 작품이 나올 수 있음은 이제까지 작가가 거쳐온 삶이 있기 때문이리라. 그의 작업과정과 창작정신을 통해 메말라가고 있는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일이 그의 두툼한 손안에서 끊임없이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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