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의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로얄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그룹의 산업도자 디자인과 예술유리?
연대순으로 보는 로얄 코펜하겐의 역사와
덴마크 산업도자디자인 양식 변천사⑾
- 1950년부터 1970년대 까지, 북유럽 복지 사회의 확립과 스칸디나비안 디자인
글/김정아 스웨덴리포터 사진/로얄 코펜하겐 제공
1950년대와 60년대의 기능주의와 덴마크 산업도자 디자인
세계 2차 대전 이후, 사람들은 새롭고 보다 나은 세계가 재건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좀더 낙관적인 관점으로 미래를 받아들였다. 이와 동시에, 전쟁전의 사회에 비해 정치, 사회적으로 평등화와 민주화가 확대된 사회 속에서 사람들의 장식, 응용미술에 대한 관심이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었으며 이에 따라 자연히 디자인에 대한 의식 또한 상승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북유럽에서는 복지사회가 확고히 확립되어 중하층과 평범한 직장인들도 물질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안정된 환경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 환경에 영향 받은 많은 사람들은 사회적 지위나 빈부의 격차에 관계없이 누구나 기능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물건들을 소유하고 싶어 했다. 덴마크에서는, 이러한 전쟁 후의 미와 디자인에 대한 시민의식이 뚜렷한 한 양식으로 귀착되어졌는데, 단순하며 간단하고 자연스러운 우아함을 가진 디자인이 탄생했다. 전쟁 후의 국제적인 분위기에 잘 조화된 이 기능주의(functionalism)적 덴마크 디자인 양식은 1950년대와 60년대를 통해 전 세계의 디자인 발전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미 기술적으로나 경쟁력에 있어 많은 장점을 보유하고 있던 덴마크의 도자 산업체들은 이러한 전후 덴마크 디자인 양식에 잘 적응했으며, 악셀 살토(Axel Salto)와 같은 여러 훌륭한 예술가, 도예가, 건축가, 디자이너들을 고용하여 시대에 적합한 산업도자 디자인을 개발했다. 50년대와 60년대 초반까지는 특별히 다양한 소재의 도자 소지가 사용되었는데 자기(porcelain) 제품 이외에도 석기(stoneware)와 화이앙스(faience) 제품들이 생산되었다.
60년대의 덴마크 산업도자를 대표하는 두 디자인은 헨닝 코펠(Henning Koppel)의 ‘60년대를 위한 디너 서비스(The dinner service of the Sixties)’와 그레테 메예르(Grethe Meyer)의 ‘푸른 선(Blue Line)’이다.
60년대 초반기를 대표하는 코펠의 디자인은 흰색의 광택질 자기질 제품으로 부드럽고도 유기적인 선으로 우아함과 단순함을 표현하면서도 기능성을 보유한 제품이었다. 부드럽고 유기적인 형태는 1950년대로부터 60년대 초반까지 이어져 도자 디자인에 유행한 스타일이었으며, 코펠이 은공예가로서 조지젠슨회사를 위해 디자인한 여러 제품에 응용한바 있는 형태였다. 이 제품은 고급 재료의 사용, 섬세한 제작,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 매우 까다롭고 조심스러운 취급과 보관을 사용자에게 요구한다는 점에서 부유층과 중산층 이상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이었다. 1961년 코펠이 빙 앤 그뢴달 회사에 고용된 후 디자인 한 이 제품은 ‘화이트 코펠(White Koppel)’과 ‘블루 코펠(Blue Koppel)’이라는 두 개의 제품라인으로 분리되었다. 두 제품 라인은, 색채에 따라 흰색과 연한 푸른색의 두 가지 색깔과, 장식에 따라 장식이 있는 것, 장식이 전혀 없는 디자인으로 각각 1963년부터 빙 앤 그뢴달(Bing & Gr퓆dal)에서 생산되었다.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기능성과 현대식 고전미의 기초가 된 ‘푸른 선’
1960년대 초반 이후 디자인은 깔끔하고 심플한 슬림 라인(slim line)이 유행했다. 건축가 그레테가 1965년에 디자인한 화이앙스 재질의 ‘푸른 선’은 로얄 코펜하겐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긴장되고 정돈된 선으로 60년대 중반 이후 덴마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디자인 제품으로 꼽혔다. 이 제품은 코펠의 디자인에서 영향 받은 것이지만, 코펠의 디자인과는 달리 사용자를 중간층 이하로 대상하여 값이 싼 화이앙스 재질로 생산되었고, 단순하며 소박한 형태로 사용이 편리하며 기능성이 강조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수수하고 연한 회색조의 유약을 시유하였으며 각 아이템의 테두리에 진한 푸른색의 단순한 선을 하회로 칠해 넣어 ‘푸른 선’이라는 제품명을 갖게 되었다. 제품의 형태는 원통형과 원형을 기본으로 한 슬림 라인을 가지고 있는 기능주의적 디자인이다.
건축가 그레테가 디자인한 이 제품은 기능적인 북유럽 디자인(Scandinavian design)이 어떤 것인가라는 잘 정돈된 원칙을 제공하면서 60년대 중반 이후 이 시대의 디자이너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디자인을 한 그레테는, 가장 중요한 디자인의 요소는 ‘기능’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식기를 다루는 사림들의 습관, 식기를 사용할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그들의 실내 장식 디자인 등 또한 이 ‘기능’이라는 범주에 포함되어 그녀가 준비하는 제품의 디자인을 결정지었다.
여성 건축가였던 그레테는 여성으로서 ‘주방’이라는 공간의 환경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점이 식기를 디자인하는데 장점으로 연결되었다. 그녀는 바쁜 일과를 보내는 많은 평범한 직장인들과 맞벌이 부부들의 일상생활에서 ‘취사와 식사를 겸하는 주방’이라는 공간이 집안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사용되어지는 장소라는 것과,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가정은 주방 공간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으며, 많은 취사도구와 식기류이외에도 잡다한 생활용기가 주방공간에 밀집되어 수납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디자이너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모든 ‘푸른 선’ 제품의 각 아이템들은 포개어 수납할 수 있으며 한가지의 아이템이 여러 기능을 갖도록 디자인되었다.
이 제품은 보기에 단순할 뿐만 아니라, 자유로우면서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주어 구입자에게 친밀한 디자인이다.
‘푸른 선’은 1965년에 덴마크 산업 디자인 대상을 받았다.
70년대의 투박한 노스탤지어 양식과 화이어 포트 디자인
1968년부터 일어난 젊은 세대의 혁명은 산업화된 현대 서구사회의 세련되고 우아한 모든 것에 대항했다. 젊은 세대들은 과거의 농업사회에 대한 투박한 노스탤지어(nostalgia) 문화를 사랑했으며 그들이 소유하는 모든 것들과 환경이 투박하고, 단순하고, 소박한 과거 농경사회의 것들과 유사하기를 원했다. 귀족적인 것, 우아한 것, 세련된 것들은 이들에게 타부의 대상이었다. 70년대에 들어서자 ‘공예’와 ‘수공예’ 제품들은 노스탤지어 문화의 영향을 받아 새롭게 전성기를 갖게 되었으며, 우아하고 장식적인 60년대의 디자인이 자취를 감추었다.
산업도자 제품들도 모든 것이 투박하고 단순하고 수공예 제품 같은 느낌이 나도록 디자인되었다. 얇고 섬세한 자기질 제품은 화이앙스와 석기질, 토기질 제품에 시장을 내주거나, 최소한 자기질 제품일 경우 투박하고 소박한 느낌이 나야 했다. 그레테 메예르가 디자인한 시리즈의 오븐과 열기위에 직접 취사가 가능하고 냉동·냉장고에 직접 보관이 가능한 취사를 겸한 식기 제품 ‘화이어 포트(Fire Pot)’는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디자인 되었으며 1976년부터 로얄 코펜하겐에서 생산되었다. 각 아이템의 가장자리는 두껍게 두 줄의 물레 성형한 듯한 손 느낌이 나도록 만들어졌다. 이는 접시가 뚜껑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접시의 굽이 그릇의 전에 딱 맞도록 기능이 고려되었을 뿐만 아니라, 두꺼운 두 줄의 전이 투박한 느낌을 주어서 젊은 세대의 취향에 적합하기 때문이었다. ‘화이어 포트’는 석기질 제품이며, 연한 브라운 색 매트유약을 시유하였고 기능성이 극히 뛰어나 70년대의 덴마크 노스탤지어 문화를 대표할만한 디자인이다.
70년대 말의 포스트 모던과 매그놀리아 클래식 디자인
1970년대 말 하이테크(high tech)와 포스트 모던(post modern)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산업도자 디자인은 다시 우아하고 세련된 맛으로 복귀했다.
은공예가(silversmith)이며 보석 디자이너 훌래밍 에스킬드센(Flemming Eskildsen, 1936년 생)이 디자인한 자기질 제품 ‘매그놀리아 클래식 서비스(Magnolia classic service)’는 목련의 꽃봉오리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은공예품의 친근하고 곡선적인 선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장식과 제품의 형태를 결정지은 목련 꽃봉오리 모티브는 훌래밍이 일하던 조지 젠슨(Georg Jensen)회사가 은제품 장식에 1905년 이래로 가장 많이 사용한 장식이다. 디자이너 훌래밍이 이 장식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그가 조지 젠슨 회사를 위해 디자인한 은 식기 제품이 최초이다. 이후 은제품 포크, 나이프, 스푼 등 다양한 은제품 장식에 응용했으며, 도자 제품에 응용한 것은 ‘매그놀리아 클래식’이 처음이다. 이 제품은 우아한 진주 빛의 광택 있는 자기질로 제작되었으며, 목련의 꽃봉오리 부분은 금장식이 되어 있다. 현재 생산되고 있는 제품은 34개의 아이템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연한 푸른색과 연한 회색의 두 종류 색 중 선택이 가능하다.
(다음 호에 계속)
필자약력
이화여대 및 동 대학원 도예과 졸업
스웨덴 국립 욧데보리대학교 대학원 석사(MFA)
핀란드 헬싱키산업미술대학교 대학원 박사(Doctor of Art)
개인전 2회(스웨덴)
국제학술대회 논문발표 3회
핀란드 UIAH 도자연구소 전임연구원 및
도예과 전임강사 역임
현재, 스웨덴 욧데보리대학교 전임강사(공예학부) 및
전임연구원(디자인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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