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石 (주)삼한씨원 기술연구소 이사
1. 서론
2004년 한국 최고의 트렌드는 단연 Well Being일 것이다. 하지만 주거 공간에서의 인간답게 잘살아가는 것, 삶의 공간에서의 진정한 Well Being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그 누구도 명확한 답변을 가지고 있지 않은 듯 보인다. 근래 새집증후군(Sick House Sy
ndrome)이라는 대명제에서만 벗어나면 주거공간의 Well Being이 실현 되는 것 같은 현실에서 우리 인간에게 가장 친숙한 흙을 원료로 하는 점토벽돌을 통해 이 문제에 접근하려 한다.
국내 새집증후군의 역사는 창호의 밀폐성의 향상을 도모한 시스템 창호의 도입과 확대, 아파트 문화의 획일성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낳은 주거 인테리어 시장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그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경제성만을 고려한 우리나라 특유의 아파트 건축문화에서 그 근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현재의 새집증후군이란 경제성을 고려하기 위해 단기간에 시각적으로 보기 좋은 것만을 추구하는 우리의 주거문화가 낳은 21세기 신종난치병이라 정의 할 수 있다.
이러한 새집증후군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며, 서구와 일본의 경우 또한, 급속한 경제성장과 인간의 생활에 편리를 가져다 준 화학물질의 과다 사용으로 인해 우리 보다는 20년 전부터 이 문제가 제기 되어왔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선진국에서는 지속적인 연구와 생활 패턴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건축시 사용되는 자재에 대한 제도적 강제 규정을 마련하여 소비자를 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인식을 하고 있으면서도 아직은 주거공간에서의 사용 재료로 인한 공기의 오염과 피해에 대해 실질적인 자재나 시공 이후의 책임 부분에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에는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 흙과 점토벽돌
역사 이후 흙은 생명의 근원으로 인식되어 왔다. 불가(佛家)에서는 ‘모든 생물은 흙에서 태어나서 흙으로 돌아간다’고 말한다. 또한 구약성서 창세기 편에는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흙으로 지으셨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와 같이 인간은 생명의 근원이 흙임을 태초 이래 믿고 그 해답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흙을 이용한 제품 중의 하나인 점토벽돌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흙의 기능과 효과를 현대에 가장 잘 재현한 친환경적 건축자재라 할 수 있다. 100년 전으로만 거슬러 올라가도 우리주변의 건축물은 자재 중 50% 이상을 흙을 그 기본 자재로 건축되어졌다. 하지만 현재는 그 공간을 시멘트 콘크리트가 차지하고 있으며, 피부에 닿는 마감재는 한지와 같은 천연자재에서 손쉬운 시공과 관리라는 경제성이 우선되어져 화학적 처리를 마친 제품 일색으로 교체되어 채워지고 있다.
이러한 주거공간에서의 화학적 건축자재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현재 일반적인 업체의 답변은 친환경마크를 취득한 제품, 수입산 친환경 자재의 사용이라는 손쉬운 제안을 접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의 친환경 제품은 그 검정방법에서 아직까지 국내의 경우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인해 경제적으로도 상당히 고가의 제품으로 분류 되어지고 있다.
또한 시장의 규모가 작은 우리나라의 경우 수입에 의존하는 제품일 때에는 수급에도 상당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그러나 점토벽돌은 우리 주변의 가장 흔한 흙을 원료로 하는 자재로서 5,000년 전에도 존재하였고, 100년 전에도 우리의 옆에서 건축자재로서의 역할을 다하였으며, 현재에도 가장 평범한 건축자재로서 그 몫을 다하고 있다.
또한, 향후 1세기가 더 지나더라도 이러한 건축자재로서의 점토벽돌의 역할은 변화가 없을 것이다. 현재 점토벽돌의 최대 소비처인 유럽의 경우 2차 세계대전 이후 전후 복구 과정에서 점토벽돌의 시공상의 어려움과 효율성, 과거의 건축자재라는 인식으로 인해 급속하게 사용이 줄어들었지만 60년대 말 이후 점토벽돌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친환경적인 특성이 과학적으로 증명되면서 현재는 주거공간의 벽체를 70%이상 점토벽돌로 건축하고 있다.
3. 새집증후군과 점토벽돌
현재 우리의 건축업계는 새집증후군 일명 새집병에 대해 얼마나 인지하고 있는가? 이 질문을 통해 건축업계를 바라 볼 때 아직까지는 그 문제점을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하고 공동으로 대처해야겠다는 적극적인 대안과 의지보다는 서로의 문제로 미루고 자기 분야의 경제적인 측면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려고 하는 상업적인 측면이 강해 보인다.
건축업계 전반을 볼 때 현재와 같은 단편적인 대안과 경제적인 측면만을 고려하는 정책이 계속된다면 향후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분양가 공개에서와 같이 소비자에게 또 다른 불신으로 신뢰를 잃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이러한 사회적인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새집증후군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는 신축시 사용된 건축자재에서 배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나 포름알데히드 등의 환경오염 물질에 대한 과민 반응으로 새집으로 이사간 사람들 가운데 두통, 호흡곤란, 천식, 비염, 피부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화학물질 과민증을 통칭해서 말하는 것으로 통기성능이 좋고 천연자재로만 지어지던 시절에는 없던 인간의 편리함 때문에 만들어진 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표는 건축자재로부터 발생되는 유해 요소를 정리한 것이다.
순수한 흙과 물·불로서 만들어지는 점토벽돌은 5,000년 전부터 현재까지 순수자연 자재로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몇 안되는 친환경자재로 국내에서는 연간 약 10억장(2002년 기준) 정도가 생산 유통되고 있다.
이러한 점토벽돌은 90년대 후반부터 기존의 점토벽돌에 특성을 부여하는 연구 개발 활동이 학계와 업체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추진되어지고 있으며, 그 연구 내용은 황토벽돌의 소성기술이나 광촉매 점토벽돌, 음이온벽돌 등 친환경적 특성을 유지하면서 우리의 생활에 더욱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능성 벽돌 개발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외장재라는 인식 때문에 내장용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이며, 주거패턴이 아파트인 오늘날의 현실에서는 더욱 더 사용하기가 힘들어 지고 있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 점토벽돌은 내·외장의 개념이 없이 벽체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재로 사용되어지고 있으며, 인간의 주거공간에서 환경적인 요소인 습도, 온도, 탈취, 흡음 등을 관리하는 꼭 필요한 자재로 인식되어 삶의 일부가 되고 있다.
우리의 전통적인 주거 환경에서는 벽체의 주요 자재로 사용된 황토가 이 기능을 대신 하였다. 그러나 주거 공간의 서구화 바람으로 인해 흙의 사용은 우리의 주거 공간에서 멀어지게 되었고, 이러한 현실에서 실내 환경 조절요소의 부재는 열악한 실내 환경을 유발하여 새집증후군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4. 점토벽돌의 장점
서구에서 실내의 환경 조절요소로 사용되어지는 점토벽돌은 흙의 고유 능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건축자재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진정한 친환경자재이다. 이미 5,000년의 역사가 그 기능과 효율성을 검정하였고 60년대 이후에는 유럽을 중심으로 과학적 측정방법을 통해 그 특성을 검정하였다. 이러한 점토벽돌은 소성과정에서 발생되는 다공체에 의해서 탈취성능과 단열, 축열성능을 가지게 된다.
미국 점토제품 연구재단의 자료집에 의하면 점토벽돌의 축열성능은 나무나 철재 패널보다 약 20~60%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공체로 인해 흡음성능 또한 우수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또한, 인체 세포의 공명공진 운동을 촉진시키는 원적외선 방사특성은 황토와 유사하며 측정결과 5~20㎛의 방사율은 0.91~0.92범위 정도이며 이때 방사에너지는 (3.70~3.73)×102㎛2범위로 나타났다. -고효율 황토방 구조의 개발연구 2001. 7. 계명대학교 산업기술연구소-
이외에도 점토벽돌은 자체적으로 10% 내외의 흡수율로 인해 목재와 같이 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처럼 점토벽돌은 인체에 꼭 필요로 하는 환경요소에 대한 조절 기능을 갖고 있어 지구환경적인 측면에서 환경설비 관련 에너지 절감을 유도하여 전체적인 에너지 감소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또한, 새집증후군의 근원이 되는 VOCS 등 인체에 유해한 성분의 발생이 없고, 유해성분의 중화를 통해 새집증후군병의 발생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5. 내장재로서의 점토벽돌의 미래
현재의 건축물의 구조에서 시멘트 콘크리트가 차지하는 부위를 필수 구조부분을 제외하고 흙을 소재로 한 점토벽돌로 교체 할 경우 다음과 같은 수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2003년 점토벽돌에 대한 설문조사(삼한씨원기술연구소)에서 200여명의 조사 대상 인원 중 단지 35%만이 점토벽돌이 흙으로 만들어지며, 인간에게 유익한 건축자재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까지 점토벽돌을 적벽돌이라는 이름으로 알고 있듯이 단순 외장 재료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관련 업계는 이점을 인식하고 점토벽돌을 제대로 알리는 문제에 대해 상호 협력하고 공동으로 마케팅 전략을 만들어야 하겠다.
또한, 시멘트 모르타르의 문제점과 거부반응에 대해서도 다양한 연구와 개발을 통해 NHL(Natural Hydraulic Lime) 모르타르(특허출원 10-2004-0048607) 같은 친환경 자재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NHL모르타르는 천연수경성 석회와 바이오세라믹 골재(송강약돌, 맥반석 등)를 혼합하여 만든 통기성 모르타르로 점토벽돌로 구성하는 벽체에 항균 기능과 통기성능을 부가한 제품이다.-
이처럼 내장재로서의 점토벽돌은 새집증후군과 같은 유해 환경과 요소로 부터 미래의 우리 주거 환경에서 삶의 질을 개선하는 확실한 대안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업체상호간의 차별화와 전문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활발하게 추진해야 하겠으며, 시공의 편리와 다양한 디자인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제품의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새로운 내장재시장의 개척과 도전을 위해서는 점토벽돌업체 전체가 점토벽돌이 줄 수 있는 혜택을 홍보하고 현 시대의 새집증후군과 같은 쟁점을 하나의 발판으로 삼아 친환경자재라는 고유의 이미지를 되찾고 향후 발생되는 문제점을 공동으로 대처해 나가기 위해 상호 교류와 협력을 위해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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