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문직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학뿐 아니라 사립고교에서도 특성화 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많은 교육기관들이 기존의 농·공·상고의 틀에서 벗어나 인터넷이나 로봇, IT, 관광, 디자인 등 첨단기술·서비스 중심의 맞춤교육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있는 실정이다. 몇몇 인기있는 고교의 경우 입학 최고 경쟁률이 4대 1에 이르고 취업률도 높아 그 인기를 실감케 한다. 또한 동일계 대학 진학에 대한 인센티브 등 사립고교에 대한 정부의 다양한 지원책이 쏟아지면서 인문계를 선호해왔던 학부모와 학생들의 관심을 돌리고 있다. 따라서 실업계 고교의 체제 및 운영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수요자와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기존 실업계 고교의 기능을 재정립해야할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한국도예고등학교>는 국내에서는 유일한 도예특성화고등학교로 올해 처음으로 60명의 졸업생을 배출해 참신한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지닌 젊은 도예인 육성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대학 수준 실습기자재로 최적화된 교육여건 자랑
경기도 이천시 신둔면 수남리에 위치한 한국도예고등학교(교장 노창현, 62세)는 지난 2002년 3월에 개교됐다. 설립목적은 창의력 있는 도예분야 전문인력의 사전양성을 통한 도예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신직업교육 체제 및 수요자 중심의 다양한 교육기반 조성이다. 교육 목표는 <예지叡智·창조創造>로 ‘미래사회를 주도할 창의력 있는 도예인 육성’이다. 현재 총 학급수는 각 학년당 2학급씩 총 6학급이며 학급당 30명 정원으로 전교생은 180명이다. 교사는 도예전공 교사 7명과 일반학과 교사 7명으로 총 14명이다.
교내에는 물레실 조형실 석고제형실 장식채화실 제토실 건조실 가마실 장작가마 갤러리 등 일반 대학 도예과에 못지않은 시설을 구비하고 있다. 또한 작품촬영스튜디오 멀티미어실 어학실 과학실 음악실 강당 기숙사 시청각실 헬스실 골프연습실 PC방 등 최신 도예교육시설 및 첨단 학급기자재, 부대시설로 학생들의 편의와 교육여건을 최적화 하고 있다.
기능사자격증획득 각종실기대회입상 후
졸업 80%이상 대학진학
교과목은 기본 과목 외에 다양한 전공과목으로 구성, 교육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공교과목에는 기초제도(제도기초이론, 기본도법, 도면작성) 소결세라믹(도자사, 도자원료, 도자제작공정, 유약, 가마형식, 번조, 재임), 고온세라믹(수비법, 흙밟기, 점토반죽, 기초성형, 물레성형) 뉴세라믹(석고제형이론, 석고교반, 원형 및 성형틀제작, 주입성형, 자동성형) 한국무늬(문양디자인, 음각, 양각, 투각, 상감, 분청, 채화, 수금, 전사) 조형(조형이론, 색채, 선재구성, 면재구성, 평면구성, 입체구성) 컴퓨터그래픽(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2D, 3D, CAD) 현장실습(도예업체 파견실습) 도요지답사 다도교육 도자전시관람 등으로 세분화 돼있다. 전문교과목으로 실력을 쌓은 학생들은 재학 중에 전국 각 도예관련 대학에서 주최하는 각종 고교생실기대회에 참가, 입상해 우선 입학 특전을 얻고, 졸업과 동시에 도자기공예기능사 2급자격증을 획득해 대학진학과 도예산업분야 취업, 개인공방 경영에 필요한 능력과 기술을 지니게 된다. 이 학교의 강영남 교감은 “교육은 대학진학과 직업능력개발 모두를 목표로 지도되지만 재학생의 90%정도가 대학진학을 원하는 상황입니다. 지난 졸업생의 경우에는 대학진학을 희망 한 학생의 80%가 경희대 삼척대 상지대 원광대 청주대외 2년제 대학에 진학했습니다.”고 전한다.
현재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회장 김한별 학생은 “어릴 적부터 도자기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이곳에 진학했고 좋은 시설과 선생님들의 전문교육으로 학교생활이 즐거워요. 도예 한가지만을 위한 교육을 받기 때문인지 친구들 사이에 경쟁심도 많이 생기는 편이에요. 저는 대학에 진학하면 유약연구와 전통도자에 관한 공부를 더 하고 싶어요”라며 학교를 자랑한다.
학내 특활활동 중에도 도자기와 관련한 동아리의 활동이 가장 눈에 띈다. 생활자기동아리 <토요락>과 다도실습동아리 <차사랑>, 산업도자동아리 <토나리>의 부원들은 도자상품제작과 다례시연 등을 통해 지역축제에도 적극참여한다.
‘전국중학생도자조형실기대회 우수자’
‘도예인 자녀’ 특별전형 혜택
한국도예고등학교에서는 우수학생 선발을 위해 지난해부터 매년 9월 <전국중학생도자조형실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90명의 중학생들이 대회에 참가해 《나무》를 주제로 조형실력을 겨뤄 6명이 선발돼 내년 신학기에 특별전형으로 입학하게 됐다. 또한 도예산업 경영자 자녀로서 가업을 계승할 목적이 뚜렷한 학생이나 국가공인 도자기 공예 기능사 자격증 소지자도 특별전형에 포함된다. 입학 전형은 실기고사와 면접으로 매년 10월경에 실시된다.
이밖에 한국도예고에서는 더욱 우수한 학생지도와 지역도예문화 발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올 4월에 협의된 일본 사가현의 아리따공업고등학교 세라믹과와의 해외교류사업을 비롯해 일본어 원어민교사 채용 운영, 산·학협력 프로그램운영, 지역도예축제 부스참여, 장애인기능경기대회 개최, 초·중학생 도자체험교실 실시, 평생교육원 운영 등은 현재 진행 중에 있다.
김태완 기자 anthos@paran.com
한국도예고등학교
경기도 이천시 신둔면 수남리 산 32-1
031-638-8634~6, www.doyego.hs.kr
Interview
한국도예고등학교 노창현 교장
한국도예고의 설립취지는 무엇입니까?
“본교는 우리나라 도예분야 우수인재 육성을 위해 개교된 국내 유일의 특성화 고등학교입니다. 전국 단위의 신입생을 모집해 우수한 교육시설과 수요자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으로 인성과 실력을 두루 갖춘 젊은 도예 전문인으로 교육하고자 합니다. 도자산업제품 제작에서부터 도자예술작품의 완성에 이르는 도예산업과 문화의 인력을 육성하고 지역사회와 학교와의 유기적인 관계 증진 및 지역문화발전에의 기여, 도자예술 인구의 저변 확대에 그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도예계 우수 인재 배출을 위한 교육 철학은?
“본교는 경기도교육청 지정 시범학교로 자율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통한 창의적인 도예인 육성을 위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완벽한 실습기자재를 활용한 전문화된 교과목을 통해 적은 인원이지만 매해 도자기에 대한 큰 애정을 갖고 있는 젊고 우수한 인재들이 꾸준히 배출될 것입니다. 앞으로 명실상부한 한국의 <도예사관학교>로 자리매김해 몇 년 안에는 전국의 대학 도예과에서 우리 학생들의 입학을 적극 요청하게 될 것이며, 10년 후에는 본교출신들이 도예 전 분야에 진출해 한국을 대표하는 도예인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도예 특성화 고교로서 앞으로 발전 계획은?
“도예관련 실기대회 특전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진학과 취업을 보장하고 도예산업의 첨단화, 세계화 추세에 맞추어 21세기 한국도예산업을 책임질 핵심 인재를 길러내는데 심혈을 기울이겠습니다. 또한 앞으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학교발전 계획을 수립해 본교를 학생과 교사 그리고 지역주민이 함께 공유하는 공간, 편안하고 안정된 교육과 문화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 세계에 자랑할 만한 도예교육의 요람으로 자리매김 하도록 힘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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