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곽추경 _ (재)한국공예문화진흥원 B2B팀장
신년초부터 한국이 앞으로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한 논의 열기가 뜨겁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지금 유비쿼터스Ubiquitous1) 세상에 살고 있다. 유비쿼터스 세상의 실현은 물류, 의료, 가전, 통신 등 전 산업에 걸쳐 다양하고 광범위한 영향을 끼침은 물론 사회전반의 본질적인 변혁을 초래하여 우리나라의 미래 경쟁력과 GNP 2만불 시대를 견인할 신성장동력으로서 주목 받고 있다.
신성장동력은 우리에게 강점이 있고 부가가치가 큰 성장동력을 발굴하여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에 전통산업을 접목시켜서 전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추구한다는 것으로 차세대반도체, 차세대이동통신, 차세대전지등과 지능형 로봇, 지능형 홈네트워크 등이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디지털 콘텐츠가 차세대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콘텐츠는 다양한 콘텐츠의 온라인화 및 DB화를 통하여 전세계 사람에게 우리문화를 언제 어디서나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흉내내기 어려운 고유한 문화유산들을 숨결로써 전해줄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의 대표적인 도구인 셈이다. 특히 공예분야의 각종 콘텐츠들은 있는 그대로를 디지털해도 즉시 상품화가 가능한 것들인 셈이다. 한계비용이 없는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지닌 산업인 셈이다. 우리에게는 이런 자원의 보고를 개발하고 발전시키고 전파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공예문화 현실은 과연 어떠한가? 지금까지 우리는 오천년 역사의 숨결을 대대로 이어온 민족이라 자랑하고 역사적으로 유라시아 황금공예의 맥을 계승하고 있는 공예강국이라고 하지만 전통공예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현대 공예문화를 이야기하고 있으며 좋은 장점들을 계승하거나 발전시키려는 노력도 부족하다. 공예문화를 체계화하고 문서화하고 정보화 하려는 노력도 미흡한 게 사실이다. 이처럼 공예문화의 현실은 초라하고 처참해 보이기까지 하다. 그렇지만 가까운 일본의 예를 들어보자. 일본인들은 자기 것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그 옛날 우리나라에서 가져 간 도자기술을 응용해 자기들만의 색깔을 입혀 발전시켰으며 현재의 도자로 태어나게 한 것이다. 또한 다른 나라에서 들어오는 국적불명의 공예품은 되도록이면 구매하지 않으며 자기나라에서 인증한 제품만을 고집한다.
중국의 경덕진은 도자로 천년의 전통을 이어 내려오고 있다. 청화 도자기의 숨결을 온 도시에 흩뿌리며 세계인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자신들만의 고집과 전통을 지키려는 노력이 전세계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도 아시아의 문화강국임을 자랑하기 전에 준비가 필요하다. 배울 것은 배우고 계승발전 시켜야 할 것들은 계속 발전시켜 우리만의 색깔을 준비하여야 한다.
이런 준비의 일환으로 한국공예문화진흥원은 세계 최초로 공예품에 “RFID2)를 이용한 제작이력추적시스템(CTRS=Crafts Traceability System by RFID)”을 구현할 예정이다. 공예분야에서 어느 누구도 시도한 바 없는 이 사업은 분명 공예문화를 선도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공예품을 구입하는 고객들은 품명과 가격 작가 등의 아주 기본적인 사항들을 문의해 보고 공예품을 구입하였을 것이다. 즉, 구입하려는 공예품이 어떤 소재로 만들었으며 어떤 공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 또한 어떤 영감에 의해 구상되었으며 왜 전통문양을 사용하게 되었는지 모른다는 것이고, 진품으로써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가와 지불하는 가격이 적정한지를 모르고 구입하는 것이다. 고객들은 공예문화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여 우리 것을 애써 외면하는 것이다. 이 모든 책임은 공예인의 몫인 것이다. 공예품에 우리의 문화가 배어 나오고 작가의 정성이 깃들여져 있으며, 아름다운 디자인과 알맞은 가격이라면 고객들은 흔쾌히 지갑을 열 것이며 다른 사람들에게 공예품에 대해 자랑스럽게 말해줄 것이다. 옛말에 순응자順應者는 흥興할 것이요 역행자逆行者는 망亡할 것이라는 예기가 있다. 점점 시대가 변하고 정보화 사회로 나가감에 따라 고객의 정보에 대한 요구가 다양해지고 많아지는 시점에 서서 이제 공예문화 분야도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제작이력추적시스템을 통하여 작가 없이도 작가와 대화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통로를 제공해 줄 것이다. 전통산업인 공예문화와 IT를 결합하여 고객에게 신뢰를 주자는 것이 바로 제작이력추적시스템인 것이다.
CTRS는 공예품의 제작에서 판매까지의 전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고가 명품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원부자재 작가 제작 유통 등 정보관리와 제작이력 추적관리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현재는 초기단계로써 다양한 RFID 인식률 시험(품목 포장형태 포장재 태그사이즈 방향 거리 주변환경 등)을 통하여 공예품에 RFID 적용 가이드를 제공하고 향후 개선과제의 도출을 위한 시범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도자기의 제작이력추적시스템의 적용 프로세스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쪾도자기 제작자는 작자정보와 도자기 제작과 관련된 정보를 시스템에 입력한 후에 한국공예문화진흥원 인증센터(가칭)에 제작번호를 신청하고, 제작번호를 부착하여 유통(집하)업자에게 도자기를 출하
쪾유통업자는 제작자로부터 입고된 도자기(제작번호 부착)와 관련된 유통업자 정보와 고객지원 정보등의 유통관련 정보를 시스템에 입력한 후 인증센터에 도자기 이력번호와 인증을 신청
쪾인증센터는 제작자가 신청한 제작번호와 유통업자가 신청한 이력번호(상품인증)를 규정된 인증절차에 따라 조사, 심사하고 이력번호 및 RFID인증서를 발급(RFID 내장 스티커와 도자기 이력번호를 연결)하여 유통업체에 배포
쪾배포된 RFID 내장 스티커는 인증센터에서 시스템에 등록(위조방지에 활용)
쪾유통업자는 소비자 구매단위로 포장된 도자기에 RFID 내장 스티커를 부착하고, 이를 재고조사 및 출하 검품 등에 활용하고 매장에 출하.
쪾매장에서는 무선인터넷 환경과 거치형 및 핸디형 RFID 리더기, 정보조회를 위한 단말을 매장에 설치하고 RFID 내장 스티커가 부착된 도자기 제품을 판매대에 진열.
쪾매장에서는 RFID인증서로 자동 입출고 및 재고 파악, Gate형 리더기 설치를 통한 도난방지.
쪾고객은 구매하고자 하는 도자기 제품(RFID 내장 스티커가 부착된 상품)을 설치된 RFID 리더와 단말을 통하여 상품인증 정보와 이력정보 조회.
그리고 공예품에 RFID를 이용하고자 하는 목적은 다음과 같다.
쪾RFID를 이용한 공예품 단위의 Traceability 실현
쪾공예명품 인증사업의 보증수단(위조방지)
쪾매장에서의 인증된 공예품의 구입 지원 등의 고객 서비스 향상
쪾매장 도난방지
쪾제작·판매의 공동 마케팅
쪾유통분야, 특히 물류 센터와 매장에서의 업무 효율화
정부는 오는 4월부터 수입산 쇠고기의 원산지와 중간 유통경로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수입 쇠고기 추적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쇠고기 박스에 전자태그(RFID)를 부착, 유통경로를 정밀 확인하는 추적시스템이 도입되면 광우병, 구제역 등 질병 확산을 사전 차단하는 것은 물론 수입 쇠고기의 한우 둔갑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공예품에 대한 제작추적이력시스템은 공예품의 제작에서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이 투명해지고 명품에 대한 신뢰가 보장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또한 작가에게는 공예작가로서의 자긍심과 제작의욕을 고취시킬 것이며 도용에 의한 피해를 줄여줄 것이며 매장의 입장에서는 인증된 상품을 취급함으로써 판매증진을 도모할 수 있고 투명한 유통구조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고객은 안심하게 공예품을 구입하고 집에서도 편리하게 구매한 공예품을 조회해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집안에서 편안하게 온라인 전자상거래를 통하여 우리나라 도예명장들의 다완茶碗을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공예품 제작이력추적시스템은 훌륭한 마케팅 도구인 동시에 우리의 공예문화를 지키며 우리의 공예품을 전세계로 유통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 믿는다.
1) 유비쿼터스(Ubiquitous) : 라틴어로 “언제 어디서나 있는”을 뜻하는 말로써 사용자가 컴퓨터나 네트워크를 의식하지 않는 상태에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유비쿼터스는 단순히 컴퓨팅 환경을 개선하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사회 문화까지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2) RFID : 전자태그(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는 IC(Integrated Circuit : 집적회로)칩과 안테나를 내장한 태그(TAG)를 말한다. 전자태그 안에 개별적인 식별 정보 등을 저장하여 그것을 전파를 이용해 읽거나 기록하는 “자동인식시스템”이다. 바코드와는 달리 여러 개의 태그에 저장된 정보를 동시에 읽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필자약력
고려대학교 수학과 졸업
숭실대학교 정보과학대학원정보산업 석사
광주은행 클라이언트 서버프로젝트 수행
Deloitte Consulting, Ernst & Young Consulting IT 컨설턴트
현, 공예문화진흥원 기획부 B2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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