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의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로얄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그룹의 산업도자 디자인과 예술유리(18)
- 1700년대 말, 훌로라 다니카 서비스⑵
글/김정아 스웨덴리포터 사진/로얄 코펜하겐 제공
1. 훌로라 다니카 서비스의 배경
훌로라 다니카는 2003년 올해로 213년간 로얄 코펜하겐에서 생산되고 있는 제품이다. 1790년, 로얄 코펜하겐이 설립된 지 15년째 되던 해를 ‘로얄 코펜하겐 자기의 황금기’ 라고 부르며, 이때부터 로얄 코펜하겐은 매우 특별한 서비스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훌로라 다니카 제품중 대형 만찬을 위한 특별 서비스의 첫 번째 모델은 1790년부터 1802년 사이에 생산되었으며, 이 모델의 생산 배경에는 러시아의 여 황제 카타리나 2세(Catherine II)에게 줄 외교적인 선물로 보내주려는 목적이 담겨 있었다. 당시 쿠데타로 부친을 몰아내고 덴마크를 통치하고 있던 황태자 후레데릭(후일 덴마크의 국왕 후레데릭 6세)을 카타리나 2세가 자기수집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희귀하면서도 덴마크의 입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한 자기제품을 선물하고자 했다. 카타리나 2세는 특별히 자기수집뿐만 아니라 식물과 정원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1700년대 후반기의 덴마크는 당시에 강력한 힘을 가지고있던 러시아와 밀접한 친교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외무부서의 예산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카타리나 2세는 제품이 완성되기도 전인 1796년에 사망하여 이 제품은 1802년 덴마크 국왕 크리스티안 7세 (Christian VII)의 소유가 되었으며, 1803년 1월 29일 그의 생일 축하연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훌로라 다니카 제품의 이름과 장식은 1761년부터 1883년 사이에 동판 인쇄된 훌로라 다니카 식물표본집으로부터 유래하였다. 이 광범위한 훌로라 다니카 식물표본들은 요한 크리스토퍼 바이엘(Johann Christoph Bayer)의 일생에 걸친 작업으로 자기를 위한 장식 본으로 재현되었다. 첫 훌로라 다니카 제품 중 요한이 장식한 것은 1802점으로 12년에 걸친 작업이었다. 그는 장식채색을 하는 동안 의문이 있으면 식물원으로 사람을 보내거나 스스로 식물원에 가서 직접 식물을 재관찰하는 등 재현작업을 철저히 하고자 노력했다. 요한이 장식한 1802점의 훌로라 다니카 제품 중 1530점이 지금까지 남아있으며 현재의 덴마크의 여왕 마르그레테 2세가 경축일 등 특별한 행사 때마다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1792년부터 1815년 사이에 유럽전역의 자기생산은 프랑스혁명과 나폴레옹 전쟁의 영향으로 연료와 고령토 등 원자재난을 겪으며 어려운 시기를 거쳤다. 로얄 코펜하겐은 1809년부터 1811년 사이 가장 힘든 시기를 거쳐, 1816년부터 디시 정상적인 생산이 가동되었다.
훌로라 다니카의 두 번째 만찬용 모델은 1863년에 시작되었다. 이 제품은 덴마크의 공주 알렉산드라가 영국의 황태자(후일 영국의 국왕 에드워드 7세)와 결혼을 하게되면서 혼수용품으로 주문을 한 것이었다. 이 제품은 오늘날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소유로 윈저성에 있으며 특별히 낭만적인 밝고 부드러운 색채와 여성적인 꽃 문양장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2. 훌로라 다니카의 생산과정
훌로라 다니카의 금장식은 24캐로트의 순금으로 장식되며 1790년의 생산방식과 동일한 수공업적 주입성형과 물레성형으로 몸체를 제작하고 있다.
까다로운 공정들은 투각, 모델링, 장식작업으로 이중 아이스 돔 (Ice dome)이라고 불리는 둥근 지붕모양의 뚜껑이 있는 제품과 과일 그릇이 투각 공정에서 가장 힘든 제품이라고 한다. 아이스 돔은 높이가 28cm이며 총 16가지의 수작업 공정을 거치는 제품으로 한 개의 제품을 완성하려면 약 한 달 여가 걸린다고 한다.
본소성은 섭씨 1430도에서 이루어지며, 장식소성은 장식그림을 여섯 단계로 나누어 첫 단계의 장식을 한 뒤 소성을 하고 다시 두 번째 단계의 장식을 하고 두 번째 소성을 하는 방식으로 총 여섯 번의 장식소성을 한다. 최종적인 소성을 하기 전에 장식된 식물들의 라틴명과 장식가의 사인이 들어간다. 금장식된 부분은 소성이 끝난 뒤 손으로 광택을 내는 공정을 거치고있다.
현재 자주 사용되는 식물표본들은 약 700종이다.
3. 왕실의 식탁을 위한 훌로라 다니카
훌로라 다니카제품이 놓여지는 왕실의 식탁은 왕실의 테이블 세팅 전문가에 의해 준비되어졌다. 기능뿐만 아니라 식탁의 장식적인 효과를 위해 사원이나 탑(주로 오벨리스크), 정자, 피라미드 등의 건축적인 형상을 한 자기 장식품들과 시유된 표면 위에 순금으로 장식을 한 자기 인형들이 함께 놓여졌다.
식기세트들은 튜린(Tureen)이라고 부르는 식탁용 냄비를 중심으로 차려졌다. 이러한 특별한 식탁 세팅을 위해 훌로라 다니카 서비스는 자기로 만들어진 꽃들이 꽂혀있는 화병들, 자기 인형들, 식탁을 위한 오벨리스크 등 장식적인 제품을 함께 생산했다. 식탁의 중심에는 가장자리에 금테가 둘러진 대형접시가 놓여졌으며 이 접시를 돌아가면서 튜린과 자기 장식물들을 놓았다.
이러한 식탁 세팅은 후일 서서히 왕실에서부터 일반 부유층으로 유행되었으며 일반가정에는 주로 후식을 위한 자기서비스제품의 사용이 많이 전래되었다.
(다음 호에 계속)
필자약력
이화여대 및 동 대학원 도예과 졸업
스웨덴 국립 욧데보리대학교 대학원 석사(MFA)
핀란드 헬싱키산업미술대학교 대학원 박사(Doctor of Art)
개인전 2회(스웨덴)
국제학술대회 논문발표 3회
핀란드 UIAH 도자연구소 전임연구원 및
도예과 전임강사 역임
현재, 스웨덴 욧데보리대학교 전임강사(공예학부) 및
전임연구원(디자인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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