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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예가 앨런 로즌범(Allan Rosenbaum)
  • 편집부
  • 등록 2003-07-05 14:55:03
  • 수정 2016-04-16 07: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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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창작들(Eccentric Inventions) 글/최석진 도예가 대학교 전시실에서 마주하게 된 그의 작품은 깊고 다채로운 유색이 뿜어내는 하모니가 섬세한 언어 이상으로 나에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작가의 손맛을 느끼게 하는 질감에 반복되어 칠해져 두터운 느낌이 나는 표면은 한 동안 필자의 시선을 붙잡아 놓기에 충분했다. 그의 작업은 생활을 구성하는 근본적 물건들과 우리들 사이에 존재하는 신비한 관계를 상기시켜 주는 듯 전시대위에 강건하게 서 있었다. 앨런은 형상을 주로 제작하는 많은 도예가 가운데 보통 실물크기의 인간 상 또는 평범한 가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재들을 가지고 제작하고 있다. 그는 구식전화기, 라지에타, 책, 파이프, 건물, 토스터기, 의자 등 일상생활의 평범한 기물을 차용하여 다분히 상징적 의미를 가진 무엇으로 만드는데 특별한 능력을 보여 주고 있다. 작업하면서 이들 물건들의 특이한 요소의 융합으로 흥미와 재미 그리고 유머를 더하기를 즐긴다는 그는 전혀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던 두 가지 또는 세가지형상의 결합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누구인가, 무엇을 하고 있나... 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듯 보였다. 바로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듯 느껴졌다. 믹서(2000년)라는 작업에서는 믹서를 사람의 머리로 대용하여 여러 가지 재료가 섞이게 되는 믹서에서 복잡한 정보가 섞이게 되는 두상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그라운드스크레이퍼(2002년)에서는 사람의 하체 위에 많은 건물들을 결합하고 있는데 이는 하늘로 치솟는 높은 빌딩에 대립적인 것으로 땅으로 향하는 건물들, 그의 말을 빌리면 ‘인간애에 시선을 둔 건축’을 은유로 표현하였다고 한다. 이렇듯 작가는 다른 두 가지 오브제를 합쳐서 작가의 표현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는데 앨런은 스스로의 작업에 대해 캘리포니아의 펑크 예술가인 로버트 아네슨(Robert Arneson)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의 작업에 대하여 같은 대학교수면서 미술평론가인 하워드 리사티는 (Howard Risatti)는 개인전 팜플렛의 서문에서 앨런의 작업을 특이하다못해 ‘기이한 창작’이라고 표현했다. “이들 작품들은 서로 상이하게 다르거나 비범한 요소들과의 펑키한 융합과 함께 해학적인 특색의 가장자리를 따라 가고 있습니다. 반면에 보는 이의 마음 저편에서부터 서서히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불안하고 심란해 걱정스럽기까지 그러한 실체를 보여줍니다.“ 라고 말하고 있다. 학교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을 방문해 구석구석 놓인 작품으로 인해 지금까지의 창작의 여정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작가의 손길을 기다리는 두 개의 도자 조형물과 수십 개의 작은 모델들 그리고 초현실주의를 연상하게 하는 그의 그림들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작업실 선반에 나란히 놓인 그가 ‘건축학적 지도’라고 표현하는 10~20센티의 수십 개의 작은 모델들은 마치 처음에는 수축되어 있다가 공기가 들어가 팽창되는 고무풍선처럼, 넓은 그의 사유의 영역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는 작업에 들어가기 앞서 작은 모델들을 만들고 이것을 같은 비율로 4배 내지는 6배로 확대한다고 한다. 작은 조각품들은 형태를 바꾸기가 용이하고 평면에서는 나타낼 수 없는 것들을 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즐겨 만들고 있다고 하는데, 그는 개인전에서 이러한 작은 모델들을 모아서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는 그림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 오랫동안 판화나 드로잉을 같이 해왔는데 작업실 벽면에는 조각에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평면에 쏟아 붓는 듯 환상적 분위기의 그림들이 그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었다. 몇 년 전에 가졌던 전시에서는 24점의 그림과 1점의 도예작품을 보여주기도 하였을 정도로 드로잉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왔다고 한다. 지금과 같은 형상작업은 90년도 초반부터 해왔는데 초기에는 한가지 혹은 2가지의 다른 색의 점토로 성형한 후 유약을 바르지 않고 소성하여 점토의 색을 그대로 보여주는 작업을 하였다고 한다. 최근 2년 사이에는 주전자들을 만들어 왔는데 20센티 안팍의 일련의 주전자들은 수구와 손잡이를 가진 비실용적 주전자들로 그의 조형물과 같이 건물의 형태 또는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물로 부분 결합되어 성형된 후 다채로운 유색으로 표면장식되어 있었다. 그는 테라코타점토를 사용하여 주로 코일링 기법으로 성형하는데 의도적으로 휴먼 터치를 풍부히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한다. 그의 작업에서 볼 수 있는 깊고 풍부한 표면 유색 처리가 무척 궁금했는데 그는 보통 표면 처리하는 시간과 성형하는 시간이 비슷하게 걸리며 만족한 유색을 얻을 때까지 3~5번 덧바른다고 한다. 성형 한 뒤에 반 건조 상태에서 동(Copper)을 바르고 이것을 닦아내어 움푹 파인 곳에 산화물을 남게 하는데 표면의 갈라진 틈으로 검은 안료를 문지름으로서 뒤에 바른 안료의 효과를 배가시키기를 즐겨한다고 한다. 이 위에 붓으로 저화도 유약을 여러 번 반복해서 바른 후 1030도에서 초벌을 하고 다시 같은 온도에서 재벌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리치몬드의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Virginia Commonwealth University)의 교수로 재직 중인 앨런은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학생의 설명을 충분히 듣고 질문과 답변이 이어지는 동안 학생들이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는가를 스스로 명확히 하기를 기대한다고 한다. 학생들에게는 성실한 수업준비를 무엇보다 강조하며 학생 각자에게 참고로 해야 할 작가들을 소개해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도자 예술의 길을 안내하는 선생님으로서 그림과 도예조소의 영역을 넘나드는 예술가로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무척 보기 좋았다. 그는 오는 9월에 열리는 제2회 세계도자비엔날레 행사 중 이천의 ‘now and now’ 전에 초대작가로 선정되어 2주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한다. 얼마 전 부인에게서 한국의 도자 책자를 선물 받았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기도 하였는데,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뿌리 깊은 도자예술의 세계를 경험하기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필자는 그의 작업관에 대하여 물어 보았는데 그의 답변은 간단하였으나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었다. “가장 최대한의 노력이, 가장 효율적인 작품 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작업을 하는 것에 큰 가치를 두고 싶습니다.” 도예가 앨런 로즌범이 말하는 작품론 나의 작품은 다양한 관점, 즉 형태와 이미지 그리고 의미를 나타내는 외형들로 이루어져 있다. 나의 조형물들은 개인적인 기억, 예술의 역사, 유행하는 문화, 가정 내의 인테리어, 도시 환경 그리고 도시계획 사업 등으로부터 도출되는 물체와 이미지들을 함께 조합함으로써 생성된다. 친밀한 이미지들의 조합으로 구성되는 조형물에 의해 우리의 일상적인 삶 속에 존재하는 형상과 물체들의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가능성에 대한 새장을 열기를 희망한다. 이러한 작품들의 핵심 요소로써, 형상들의 부분조각이나 각 물체들의 다양한 해석을 유발하는 돌발적인 주제들을 사용하고 있다. 나는 작품활동을 통하여 인류의 순수한 특성들 즉 안전을 위한 보안의 필요성, 의사 전달의 방법들, 개인정체성의 추구, 그리고 지역사회의 중요성, 등에 관한 이슈를 제안하기를 바라며 물질의 존재성과 개념성, 두 영역의 공조에 의해, 현존하는 실재성에대한 가장 근본적인 감각을 생성하기를 희망한다. 「앨런 로즌범」 위스콘신-메디슨대학 졸업, 버지니아커먼웰스대학 대학원 졸업(MFA) 위스콘신 아트 보드 프로젝트 수상 (1984년) 개인 예술가 협회 장학금 수상 (1996년) 큰 머리/ 실물보다 큰 도예 조형 (러셀 힐 로저 갤러리, 텍사스 2002) USA/CLAY (렌윅 갤러리, 스미소니언 국립박물관, 워싱턴 2001) 관점에의 고찰: 조형 도예의 관점 (라일리 호크 갤러리, 오하이오 1999) 펑크로부터 영감을 받음 (인디아나폴리스 아트센터, 인디에나 1998) 11회 개인전, 현, 버지니아커먼웰스대학 교수 필자약력 이화여자대학교 졸업, 동 대학원 졸업 버지니아커먼웰스대학 객원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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