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우 도예전 2003. 3. 28 ~4. 10 인데코 갤러리
글/이동일 인데코갤러리 큐레이터
21세기 세계화와 정보화의 빠른 변화 속에 있는 지금, 우리는 사회, 경제, 정치 뿐만 아니라 문화적 정체성의 혼돈과 위기 속에 살아가고 있다.
개인적 차원에서나 사회적 차원에서 자아 정체성의 상당한 사유적 혼란이나 의미 상실이 경험되어지고 있는 것이 현시대의 상황이다.
자아정체성이란 어떤 외부적 조건이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 변하지 않는 그 무엇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체성의 혼란과 의미상실은 기존 현대사회 속 인간의 대표적 표현방식 코드이다. 1차적 의사소통의 수단인 자연언어와 2차 언어로 전환된 인간소통 행위의 의미가 상대적, 혹은 표층적, 계층간에 소통 단절로 더욱 혼잡해지면서 본질적 의미와 개념의 변질을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사회 속 모든 의미소통 행위는 인간 삶 전체를 편리하고 윤택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정체성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 중에서도 문화, 예술 분야에서의 자아정체성과 사회적 소통 방법론의 다의성은 인간 내면적 사유의 주관적 표출이 되는 것이며, 모든 사회적 현상을 미술언어의 텍스트로 환원시키는 수단이 되고 있다.
이런 소통수단 중 예술언어가 본질적으로 추구하고 표현의 대상으로 삼아온 것이 ‘자연’이라면 생태 미학은 인간의 주위 환경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성을 그 미적 표현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술작품의 표현 방법론을 생태적 환경에 적용한 미학적 개념과 인간의 자아정체성에 대한 고민, 그리고 자연생명체의 유기적 공생관계를 미적 가치의 영역으로 꾸준히 확장시켜 가고 대중사회 속으로 예술 보편성을 확장해 가고 있는 작가가 있다.
이번 김광우展은 녹색생명체(야생화)와 화기의 조형적 형식을 흙이라는 표현 매체를 통해 감성적 욕구와 결합하여 인간과 자연을 표현하고 있다.
즉 현실의 삶과 생명의 존재를 확인하여 인간의 감성과 존재방식 그리고, 본질적인 조형물의 변형에 대한 직접적인 소여를 통한 현대성의 특성을 암시해 보려는 시도와 더불어 대중예술의 사회성을 부각하려는 것이다.
인간과 자연이란 연결고리와 사회 속의 자아정체성을 매체본질의 질료성을 통해 인식하고 자각할 수 있는 기회와 감성을 제공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간 그 자체의 속성과 존재의미를 탐구해 오던 작가는 현시대의 문화 패러다임 속의 대중예술의 확산과 실험적 시도로 야생화라는 녹색 생명체와 결합하여 순수 조형성과 기능성의 경계를 고민하며 실험하고 있는 것이다.
라쿠라는 즉흥적이고 우연적인 번조기법을 통해 자연과 일치를 시도하며 야생화 전문가 박정순 선생과 교류로 작업의 완성도를 극대화하였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현대조형예술의 난해성이 대중에게 좀더 쉽고 새롭게 다가서는 계기가 되어지길 바라며 예술본질의 개념에 충실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있기에 주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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