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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사발(井戶자완)의 진실 : 국보인가 잡기인가?
  • 편집부
  • 등록 2003-07-05 17:17:15
  • 수정 2016-04-15 11: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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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우리 사발을 찾아서⑵ 글/사진 신한균 도예가 한반도의 사기장(일본에서는 도공이라 함)에 의해 빚어지고 각 지역의 독특한 지방색을 마음껏 뽐냈던 우리 지방사발들… 그 사발들은 우리 조상들에게 아주 친숙한 생활도구였다. 각 지방의 기질을 대변하던 이 사발들이 남의 나라에 건너가 국보와 보물이 되었다. 그 중 한반도 남쪽 진주지방에서 빚어진 진주사발을 찾아 여정을 떠나본다. 진주사발(일본명:井戶자완)은 16세기에 진주부근에서 생산된 영남지방의 제기였다. 16세기에 조선의 왕실에서는 백자만을 어기(御器)로 전용하였으며, 15세기 말부터 분청은 백자화 되어가는 과정에 있었다. 엄밀히 말해 진주사발 또한 지방에서 백자를 만들려다 나온 파생품이었다. 왜냐하면 질(태토)이 카오링(주:백토의 학명)계이며 유약 또한 투명유약이기 때문이다. 진주부근은 지리산의 끝자락에 위치하며 질 좋은 백토의 주산지이다. 여기서 말하는 진주사발의 질(태토)은 백토 중 산화철이 함유된 핑크 카오링이 주성분이다. 일본에서 大井戶, 靑井戶, 小井戶(古井戶), 小貫入茶碗, 井戶脇茶碗 이라고 부르는 진주사발들은 대개가 노란 빛을 띠고 있다. 이 노란빛을 비파색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유는 비파 열매의 색을 닮았기 때문이다. 노랗기 때문에 유약색깔이 노랗게 발색하는 것으로 착각하여 대다수의 일본 책과 그것을 번역한 한국 책에도 이도유약이란 말이 등장한다. 사실 이도유약이란 것은 특별히 없다. 엄밀히 말해 진주사발의 노르스름한 색은 태토가 산화되어 노랗게 발색되어 투명유를 통해 노랗게 보이는 것이다. 대부분 조선 사발이 투명한 재유이듯이 진주사발의 유약은 초목회유인 투명유이다. 사기장인 필자는 미적 관점은 미학자에 못 미치고, 사학자보다 사발의 역사를 많이 알 수 없지만,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어떤 유약으로 빚었는지는 잘 안다고 자부한다. 박물관에 가보면 조선 백자가 산화된 부분은 노란색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즉, 진주사발은 엄밀히 말해 연질백자에 해당된다. 청이도라 부르는 진주사발은 노란 빛을 전체적으로 띠고 있으나 부분적으로 푸른 빛도 동시에 띠고 있다. 필자는 오래 전부터 일본에서 국보와 보물이 되어있는 이 사발들을 직접 감상할 기회가 많았다. 일본인들의 우리의 진주사발에 대한 평가를 보면 답답함을 넘어 분노를 느낄 정도다. 조선의 하찮은 잡기인 진주사발을 일본 차인들이 그들의 심미안으로 귀한 보물인 찻사발로 승화시켰다고 주장한다. 필자는 이 논리의 정당성을 검토하기 위해서 우리 입장에서 진주사발을 재평가하고자 하는 것이다. 일본인들은 진주사발의 미는 조선의 미가 아니라 일본의 미라고 말한다. 필자는 진주사발이 잡기 중의 하나인 조선 서민의 밥공기였다는 그들의 말을 도저히 인정할 수가 없다. 참고로 유명한 진주사발들은 일본 무라마치시대의 예술품 소개서에는 일본을 대표하는 찻사발로 항상 등장한다. 여기서 일본 차인들이 주장하는 진주사발(井戶)의 약속에 관해 검토해 보겠다. 첫째 약속은 찻사발의 형태가 井戶形일 것. 일본에서는 진주사발 중 말차를 마시는데 알맞은 진주사발을 골라 이도형이라는 형태적 특성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눈에는 진주사발은 조선의 제사 상에 오르는 굽이 좁고 높은 제기의 형태로 보인다. 이 제기의 형태가 그들의 찻사발로 사용하기에 아주 적합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조선 초기에는 제사상에 차를 올렸다는 사실은 차례상이란 말에서도 알 수 있다. 진주사발은 제사 때에 차를 올리는 제사용 찻사발이라고 생각된다. 일본인들이 말하는 진주사발이 잡기 중 밥공기였다면 굽이 넓고 낮아야 할 것이다. 조선 초기 말차를 마셨다는 기록은 우리 문헌에도 아주 많이 남아 있다. 둘째 비파색이어야 한다는 약속. 한민족의 피부색을 닮은 노란 빛은 소성시 산화불에서 나온다. 그 당시 조선의 도자기는 대부분 중성염이나 환원염에 가까웠다. 그러나 진주사발의 노란색은 가마의 쟁임과 기물의 위치 그리고 산화불에 의해서 나타난 현상이다. 조선의 도자기는 대개가 환원소성을 하였다. 그러나 제사 제기로서 주문을 받았을 때에는 조심하여 오랫동안 천천히 불을 때었을 것이다. 이 자체가 산화소성 분위기이다. 셋째 굽 내에 돌출된 팽이 끝 같은 부분을 도킹이라 부르며 지켜야 할 약속 중의 하나이다. 이 약속은 진주사발을 빚은 후 건조(乾燥) 시 굽 안쪽의 파손을 막기 위한 하나의 성형기법이다. 진주사발의 태토는 대부분 핑크카오링(산화철 함량이 많은 백토로서 외관상으로는 붉게 보이나, 초벌을 해 보면 본래의 색깔이 흰색임을 알 수 있다.)으로 구성되어있고, 대체적으로 점력이 약하다. 핑크카오링이 많이 들어간 태토는 성형 후 건조 때 굽 안쪽이 금이 잘 간다는 사실이다. 이 금을 방지하기 위해 나타난 것이 굽 내에 돌출된 팽이 끝 형태이다. 즉, 사기장의 성형기술에 의해 탄생한 것이다. 넷째 일본인이 가이라기라고 부르는 굽 부분에 개구리 알처럼 유약이 동글동글하게 맺혀있어야 한다는 약속. 이것은 유약의 말림 현상이다. 필자 또한 가마에서 많은 재를 유약으로 사용하고 있다. 재유 중에는 굽이 깎인 부분은 저절로 유약이 뭉치게 하는 특별한 재유가 있다. 이 재에 쓰는 나무는 진주지방을 비롯한 한반도 전역에서 많이 서식한다. 사실 일본에서 가이라기라고 불리는 굽 부분에서 유약 말림 현상을 일본에서는 無作爲, 無技巧라는 용어를 한반도 전역에서 많이 서식한다. 써서 우연히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필자의 생각으로는 제기이기 때문에 굽 부분을 의도적으로 유약을 말리게 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조선시대에는 제사를 지낼 때에는 높은 제사상을 설치하고 사람들은 상 밑 쪽에서 위를 쳐다 보아야 한다. 그럼으로 해서 대다수의 제기는 굽을 칼로 깎았다든지 목이 길다든지 굽을 아주 높이 한다든지 일반 그릇들과는 차별된 형태를 하고 있다. 유약 말림 현상 또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섯째 자완의 몸통에 로꾸로메라고 불리는 위의 사진과 같은 4~5개의 물레선이 있어야 한다는 약속이 있다. 이것은 청동기 제기에 등장하는 요철문양을 극도로 단순화하여 제기로서의 품격만을 나타나게 한 것이다. 여섯째 굽이 대나무 마디처럼 깎여 있어야 한다는 약속. 이것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제기는 쓰는 물건이 아니라 제사상에 올려 놓고 보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일곱째 사발 안 부분의 가장자리에 있는 아리랑 문양이라 불리는 손자국이 깊이 패어 있어야 한다는 약속. 이것의 이유는 건조 시 금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며 셋째의 약속 굽 내에 보이는 팽이 끝 같은 부분이 나타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간단히 말해 성형 할 때 가장자리를 손으로 꾹 눌렸으며 깎을 때 최대한 굽 안을 얇게 깎았기 때문이다. 그럼으로 해서 진주큰사발은 보이게는 무겁게 보이나 들면 아주 가볍다. 여덟째 전부분이 두툼해야 한다는 약속.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진주사발은 엄밀히 말해 연질 백자계라는 사실을 말해야 한다. 즉, 연질백자는 만지면 손의 감촉이 좋고 보기에도 부드럽다. 그러나 강도가 약한 결점이 있다. 특히 전부분이 잘 깨어지므로 해서 일부러 두툼하게 만든 것이다. 사실 전부분을 두툼하게 하는 것은 조선 사기장의 뛰어난 기술을 잘 보여준다. 일본 차인들은 전부분이 두툼한 진주사발로 말차를 마실 때 황홀감을 느낀다고 할 정도다. 일본 차인들은 이런 말을 한다. 보기에는 무겁게 보이나 가벼운 이도자완(진주사발), 이것은 사람이 빚은 것이 아니라 신이 빚었다. 필자는 일본 국보 진주사발을 잡았을 때 받은 많은 감동적인 느낌 중 하나가 종이처럼 가벼웠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이도자완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많은 일본 도예가를 만났다. 그러나 진주사발(이도자완)을 완전히 재현했다고 큰 소리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 그저 진주사발을 흉내만 내고 있다고 한다. 본인의 부친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나 작금의 한국 매스컴에는 진주사발을 재현했다는 사람이 왜 그리 많은지…? 일본의 차세계에서는 우리 조선의 제기, 사발, 필세, 보시기, 입기 등 여러 가지 그릇을 말찻잔으로 사용해왔다. 그 중 제기로 사용했던 우리의 도자기는 대부분 아주 귀한 대접을 받고 있으며 공통적으로 수가 아주 적다. 20년 전의 일본에는 도자기의 중요성을 표현할 때, 첫째는 井戶요, 여기서 말하는 井戶는 진주사발을 말한다. 둘째는 樂(라꾸)이요, 여기서 말하는 라꾸는 조선 기와공이 일본으로 건너가 빚은 도자기 중 하나이다. 셋째는 唐津(카라쯔야끼)이라 말한다. 카라쯔야끼 또한 조선 사기장에 의해 탄생된 일본 큐슈의 카라쯔지방의 도자기를 말한다. 야마구치 지방의 萩燒(하기야끼)는 우리의 진주사발을 재현하기 위해 임진왜란(일본에서는 자완전쟁이라 하기도 함.) 후 형성된 도자기 마을이다. 그러나 현재는 일본 국수주의의 입김인지는 몰라도 첫째 樂(라꾸), 둘째 萩(하기), 셋째 唐津(카라쯔)라고 말한다. 진주사발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으나 일본인들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진주사발들은 모두다 그들이 말한 밥공기나 잡기가 아니라 우리 조선에서도 아주 귀한 대접을 받았던 제기 임이 분명하다. 만약에 잡기나 밥공기였다면 일반 무덤에서도 많이 출토되어야 한다. 그러나 일반 무덤에서 출토된 진주사발은 일본인이 부르는 井戶자완 중에서 격이 낮은 井戶脇(井戶를 닮았다는 뜻)茶碗, 小貫入茶碗이다. 현재 일본의 차인들의 세계에서는 무덤에서 출토된 사발은 죽은 사람의 부장품이기에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보통 진주사발 류를 일본에 가져가면 큰 돈이 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으나 그것은 일본 차세계를 전혀 모르는 말이다. 만약에 진주큰사발(大井戶) 같은 것을 가지고 간다고 해도 찻사발(茶碗)에 있어서 족보가 없으면 무시당한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말하는 족보란 그 사발을 사용했던 사람과 그 사발의 역사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화도가 약하고 18세기에 빚어진 일명 퍼서기 사발을 井戶자완이라고 말하면서 거래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아주 답답한 일이었다. 또한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가 조선 도공이 빚은 사발을 일본에서 역수입하여 아주 고가의 진주사발로 둔갑시켜 거래되는 경우도 있다. 일본에서는 오래된 골동품이라 해도 족보가 없는 찻사발은 낮은 가격으로 거래된다. 한국에서 빚은 진주사발을 닮은 찻사발은 대부분 일본의 萩(하기)지방에서 만든 古萩(고하기)이다. 萩燒(하기야끼)의 태토와 진주사발의 태토는 근본적으로 다르나 보통 사람은 감정이 어렵다. 아주 주의를 요한다. 진주큰사발이 경매에서 엄청난 고가에 낙찰된다. 수십억을 넘는 진주큰사발도 있다. 그러나 경매장에서 경매되는 진주큰사발은 아주 특별히 유명한 사발이며 대다수의 골동 사발은 현대의 유명작가가 빚은 진주큰사발보다 가격이 낮게 형성되어 있다. 현재 일본 하기지방에서 진주사발을 빚는 작가 중의 한 분인 三輪休雪(일본 하기야끼의 대표작가)은 진주큰사발의 한 점 가격은 대개 백화점 미술화랑에서 5000만원에서 8000만원 사이이다. 현재 일본의 고미술 세계에서는 개성이 있는 현대의 작가가 빚은 찻사발들이 무덤에서 출토된 부장품이나 족보 없는 골동품보다 더 대우를 받고 있다. (다음 호에 계속) 한국 사발의 명칭에 대한 의견을 보내주세요 쪾연락처 : 055-382-6616 쪾E-mail : shindo7@naver.com 필자약력 1960년 경남 사천에서 申正熙 장남으로 출생. 1984년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1989년 日本 東京 東急美術畵廊에서 도예 개인전 개최 (이후 매년 개최) 1993년 한국공예대전 동상수상 1996년 회령유약 국내 최초 재현. 2001년 NHK(日本 공영방송)에서 申翰均 作陶 과정 日本 전역 생중계. 2002년 한국 사발이야기 집필 중. 일본분류 : 大井戶茶碗 銘 喜左衛門井戶 연대 : 16세기, 日本國寶.孤蓬庵藏 높이 : 8.9cm, 넓이:15.4cm, 굽안 : 5.3,굽높이:1.4, 무게 : 370g, 소성:산화염, 태토주성분 : 카오링, 유약 : 장석과 나무재, 생산지 : 진주부근으로 추정 진주막사발의 대표적 사발로서 일본에서 도자기 중 가장 먼저 국보가 되었다. 이 사발을 직접 손으로 만져보는 것은 일본 왕을 만나는 것보다 훨씬 힘이 든다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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