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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근 <채움, 그리고 비움>전 2005.5.9 - 2005.6.6 갤러리 아지오
  • 편집부
  • 등록 2005-07-03 01: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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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탄생과 내면으로의 회귀 글 장준석 _ 미술평론가 예술가로서의 삶의 모습이나 예술관 및 창작의 자세는 예술작품의 다양성만큼이나 다양하다. 가장 매력적인 예술가 중 한 부류는 자신의 의지에 의해 묵묵히 작업에 전념하는 경우이다. 실제로 상당수의 예술가들이 자신의 타고난 끼나 재주가 남다르다고 자부하여 적당히 작업을 하고 세상과 빠르게 타협하는 안타까운 경우를 주변에서 볼 수 있다. 이런 작가들은 스스로 많은 재주를 갖추었다고 여기는 교만 때문인지 자신의 기교적 테크닉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오히려 예술적 독창성이 결여된 채 주저앉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묵묵하게 자신의 작업 세계를 홀로 지켜낸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진실 되고 순수한 마음과 예술가적 사명감으로 자신의 창작을 천직인 듯 여기며 거기에 전념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경기도 안성 땅의 한 후미진 곳에서 묵묵히 작업을 해오는 민초 같은 예술가 양상근의 예술 세계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다. 시골 마을의 손때 묻은 작업 공간에서 매일 흙으로 형상을 빚으며 흙에서 삶의 가치를 찾고 있는 작가는 나름대로의 의미있는 예술세계를 구축한 경우라고 생각된다. 흙은 우리들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인간과 자연을 연결시켜주는 중요한 매개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문명의 이기들이 발달된 요즘에는 자연을 벗하고 흙으로 어떤 것을 빚는 것을 천직으로 삼아 생활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그저 흙이 좋아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흙의 세계를 동경하고 작업의 세계에 푹 빠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작가 양상근은 흙에서 새로운 생명성을 발견하고 이를 예술적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는 특유한 성향의 작가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업 세계는 외관상으로 봐도 독특하다. 흙에서 영감을 얻으며 무채색 빛이 감도는 생명체들을 낳는 작가의 예술 세계는 극한 긴장의 경계를 넘나들며 존재한다. 이 순간에도 그가 만든 작품에는 생명력이 예리하게 박혀있거나 혹은 밖으로 터져 분출되는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왜 그가 만든 작품에는 이러한 극도의 긴장감이 펼쳐지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그에게 잠재되어 있는 어떠한 힘 때문이라 생각된다. ‘라쿠RAKU’, 내화갑번조, 노천번조 등의 강한 환원 작용을 이용하여 얻어내는 이 무채색의 작품들은 그 외형상으로도 균열과 파괴로 일관된다. 그가 만든 작품은 단순히 ‘라쿠’라는 기법을 활용하는 차원만이 아닌, 자신의 내면세계를 파헤쳐 보이는 작업이므로 더 큰 깊이감이 느껴진다. 과거로부터 파헤쳐지기를 기다려왔던 내면의 여러 흔적들이 그의 작품 속에 여과없이 투영되는 것이다. 작가 내면의 허허로움에 의해 새로이 거듭난 생명체가 다시 자신의 심금 속으로 넘나드는 과정은 양상근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심혈의 율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내면은 하나의 생명력을 지닌 개체로 탄생되고, 이는 다시 자신의 내면세계로 회귀되는 행위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이렇듯 긴장 관계의 연속 속에서 자신의 내면에 받아들여진 고뇌를 다시 작품에 투영시키는 작업을 묵묵히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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