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언
공예상품 개발과 마케팅 성공전략
글 김경숙 _ 예당 대표
지난 20여년 간 서울 인사동에서 공예품 전문샵을 운영해온 필자는 본고를 통해 평소 현장에서 느끼고 생각해온 공예상품의 개발, 마케팅에 관한 소견을 도자공예를 중심으로 피력하고자 한다.
다양한 기획전을 활용하자
공예분야 중 특히 도자공예는 전통공예와 현대공예로 나뉘고 백자 청자 분청 옹기 색자로 분류할 수 있다. 도예인들은 각각의 기능에 맞춘 상품 디자인을 제작하여 판매점과 연결, 원만한 유통과정의 결과 및 관리까지를 책임져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일반적으로 공예품하면 공예작품이라는 최고가의 상품만을 생각해 가격면에서 접근하기 어려워하는 소비자가 많은 편이다. 여기서 작품을 원하는 콜렉터의 입장과 도자상품을 쉽게 구매해 사용하고, 다루고, 꾸밀 수 있는 소비자의 입장을 반드시 구별해, 제작과 계획하는 것이 공예 상품개발의 기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생산자와 판매자는 상품과 일품공예작품을 반드시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작품가격은 작가 고유기준에 준하여 결정하며, 상품은 쓰임, 질, 그 시대의 유행에 맞춰 가격이 결정되어야한다. 작품이라는 말에 부담을 느끼고, 가까이 하지 못하는 소비자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이에 대한 해결 방법으로 다양한 기획전시를 연간, 월별로 기획함으로써 소비자와 유통업자간의 거리를 좁힐 수 있다. 예를 들어, 월별 기획 전시 방법으로 1월은 새해맞이 선물전, 2월은 설날맞이 그릇전 또는 선물전, 3월은 입학 및 졸업 축하전, 4월은 봄맞이 장식용품전, 5월은 감사의 달 선물전, 6월은 전시그룹선정 초대전, 7월은 여름맞이 식기(국수그릇)전, 8월은 기획 할인전, 9월은 한가위맞이 선물 및 차림전, 10월은 특별주제를 정한 기획전, 11월은 입시생을 위한 머그전(입시생이 있는 집안의 일가친척 모두들 긴장해 있는 달), 12월은 연말연시 축하선물전 등으로 연구해봄직하다. 1년 동안 한달에 한번씩 소비자의 왕래를 촉진하는 전시회를 기획함으로써 좋은 작가와 질 높고 재미있는 디자인의 도자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면 소비자나 기획자 모두 만족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전시회를 통해 상품을 선정하고, 발주함으로써 새로운 느낌과 트렌드가 강한 디자인의 상품 개발을 충분히 촉진시킬 수 있다고 본다.
용도에 맞는 디자인 개발을 연구하자
디자인이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생각지 않게 탄생될 수 있고, 좋고 나쁜 결과를 초래하므로 여러번 시도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우리가 늘 쓰고 있는 커피잔의 예를 보면, 몇 년 전만 해도 크고, 거칠고, 특이한 형태를 즐기던 경향이 요즈음 에스프레소커피가 유행함에 따라, 작고 정교하고, 형태가 정리된 디자인을 선호하고 있는 현상이다. 또한 최근에는 커피잔보다는 웰빙을 추구하는 사회영향으로 차문화가 많이 소개되면서 다기세트구입이 보편화되고 있다. 소비자는 자신을 위한 것이든 선물용이든 여러 형태와 서로 다른 기능의 상품을 선택하는 편이다. 즉 가정용과 회사용이 다른 것이 한 예일 수 있다. 가정에서는 다도에 맞는 3인 이상의 다기 세트를 원하고 회사에서는 혼자 쓸 수 있는 1인용 겸용 다기를 선택한다. 이는 커피도 마시고, 차잎 거름기를 이용하여 녹차도 마시길 원한다는 뜻이다. 또한 1회용 종이컵 사용의 제한으로 직장인들은 개인 머그컵을 원하므로, 머그컵의 다양한 디자인 개발도 많이 필요하다고 본다.
요즘 주부들의 사회 참여도가 높은 관계로 요리시간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 멋진 식기로 상차림하는 여유도 줄어든 듯하다. 손님 초대도 집에서 하기 보다는 외부에서 많이 이뤄지므로, 전체 식기 세트의 디자인보다는 주 요리접시, 식기, 후식접시 등의 새로운 디자인과 상품개발이 소비자들에게 더 매혹적이라 할 수 있다. 식탁문화에서 멋진 생활도자공예품과 장식품을 자주 쓸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강좌를 경험해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물론, 요리연구가와 같이 연출할 수 있는 것은 좋은 기회다. 이것에 장식적인 화병이나 주요요리를 위한 특이한 형태나, 색깔, 사이즈의 접시디자인은 대단한 인기를 끌 수 있다.
눈이 높은 소비자들은 평범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의 기본을 알고 있으므로, 기본형태에서 변형된 느낌의 디자인을 선호한다. 도자공예 상품 개발은 무궁무진하여 기능과 장식미만 겸비한다면, 무엇이든지 제작 가능하므로 지속적인 적극성을 필요로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가격경쟁과 마케팅이다
제작자는 제작과정에서 기술적으로 쉽고, 간단한 방법을 활용해 가격을 낮추거나, 본인 특유의 독특한 기술과 유약색으로 소비자 취향에 맞춰 높은 가격을 유도해야한다. 이것은 제작자 본인들이 상품개발에 앞서, 고가 혹은 저가정책이냐를 정하는 기준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마케팅은 여러 전문기관에서 말하는 마케팅 전략은 물론, 현장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개발이 기본이고, 제작자나 유통업체가 리드할 수 있는 디자인을 선정하여(예를 들어, 우리 국물음식의 각자 덜어먹는 그릇세트 등), 지속적으로 홍보와 쓰임가능성을 자주 보여줌으로써 늘 구매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함도 중요하다. 이는 고객관리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앞서 말했듯이, 도자공예상품개발을 위한 전시회초대장을 받은 소비자는 도자공예품에 관한 끊임없는 관심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스스로 생활도예의 대중화에 접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생활수준이 높아짐과 동시에 공예 문화에 늘 젖어 있음을 알게 해 주는 것이 마케팅 성공전략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대중들이 도자상품을 쓰다보면, 자연 발생적으로 이에 따르는 다른 공예상품에도 접할 기회가 쉬우므로(예를 들면 식탁꾸미기에서 생활도예 식기는 물론, 섬유매트, 식탁보 등, 나무제품의 접시받침, 금속제품의 은기 등), 소비자 스스로 선택한 공예문화 상품 수준에 흡족하리라 믿는다.
가까운 이웃나라에서 볼 수 있듯이, 길에서 파는 라면그릇도 도자기 그릇임에 우리는 신경을 써야한다. 또한 전통공예품과 쓰기 쉽게 만든 도자상품들이 각 지역마다 특색있고 그 나라의 느낌을 갖도록 디자인돼 진열돼 같은 디자인상품이 같은 지역 내에서 겹쳐있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도 작가 자신들이 전시 판매할 장소를 스스로 결정해 자존심을 갖고 공예상품들을 보여주기 바란다. 판매자는 최소한 같은 지역에는 한곳에서만 볼 수 있는 상거래 도덕성을 지녔으면 한다. 똑같은 상품이 세집건너, 또는 맞은편 공예점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지루함과 상품의 신선도를 떨어뜨리는 결과이므로 우리 모두 생각해봄직하다.
물론, 산업도자품인 경우는 같은 규격의 상품을 쌓아놓고 파는 것이 원칙이겠지만, 공예상품을 개발하여 전시판매하는 공예점에서는 작가 자신들의 선택결정이 그 상품의 질과 생명력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이와 같은 공예가와 공예점과의 관계는 서로 믿고 존중하는 사이에서 각자 필요한 디자인의 상품개발이 원활히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약력
이화여자대학교 및 대학원 졸업
2004~현, 신구대학 겸임교수
현, 예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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