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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규 개인전 2005.5.30 - 2005.6.13 인사아트센터
  • 편집부
  • 등록 2005-07-24 02:20:41
  • 수정 2015-08-26 00:4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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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를 닮은 모성의 은유적 표현 「침묵」 돌비석 해태 벅수 부처 고인돌… 어스름한 조명을 받고 있는 한애규의 신작들은 오랜 세월에 굴곡이 부드러워진 돌덩이처럼 편안하다. <침묵>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번 개인전에는 그의 작품에서 꾸준히 등장하던 여성상은 소수에 불과하다. 지난 6월 13일까지 인사아트센터에서 도예가 한애규(52)의 신작전이 열렸다. 2주의 전시기간동안 관람객의 인기는 물론 각종 신문 방송에 소개되며 관심을 모았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회오리」를 지나 「침묵」에 이른다. 작가는 회오리를 제작하던 중에 자연스럽게 「침묵」으로 작품이 바뀌어 갔다고 말한다. 인간사의 온갖 풍파 속에서도 초연한 표정을 잃지 않는 회오리 속의 여인의 표정이 오랜 세월을 견뎌낸 돌덩이로 표현한 침묵과 닮았다. 테라코타 작업만을 전적으로 해온 그는 80~90년대 가사노동과 가족, 사회구조 속에서의 여성의 고독과 체념, 애환 등을 표현해왔다. 2003년에 선보였던 「여행」에서의 여성성은 좀 더 여유로워졌고, 자유로워졌다. 이번에 선보인 신작들은 그가 갖고 있는 푸근한 여성성이 한층 은유적으로 표현됐다. 이제는 긴 여행에서 돌아와 지친 몸을 어머니의 무릎에 누이면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저 투박한 손으로 등을 쓸어줄 것 같은 「침묵」의 모성을 말하고 있다. “거대한 돌덩이에서 작은 돌멩이 하나까지 세월과 함께 축적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들은 침묵할 뿐이다. 누군가는 수천 번 나다녔을 저 골목길과 손때 묻은 파편들 속에 수없는 소설들과 시들이 침묵 저편에 있다. 그들은 우리더러 그냥 앉아 쉬라고 한다.”(작업노트 중에서) 전시장은 언뜻 폐허가 된 유적지의 거석더미처럼 보이지만 하나하나가 동물의 형상이나 여인의 형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인의 형상은 저부조로 잔잔하게 새기거나 색이 다른 흙을 이용해 붉고 흰 정도의 차이로 표현하기도 했다. 미이라 처럼 혹은 고치 속에 몸을 숨긴 나비의 전신처럼 돌덩이에 새겨진 여인은 이미 자연의 일부가 되어버린 죽은 자의 침묵을 말한다. 고인돌이나 비석, 돌의자 같은 비생물의 형상도 있다. ‘손대지마시오’ 라는 경고문 대신 관람객들은 돌덩이에 기대거나 손을 대거나 앉아서 쉬며 침묵의 위안을 얻는다. 서울대 응용미술과 졸업 후 대학원에서 도예를 전공하고 지속적인 작업을 하고 있다. 코일을 말아 쌓아 올리면서 형상을 만들어가는 작업방식은 전체를 상상하며 부분적으로 완성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런 작업과정을 잘 소화해내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기법적으로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1미터가 넘는 작품을 성형하고 가마로 옮겨 불을 때고 옮기고 하는 과정을 혼자서 해내는 그가 바로 대지를 닮은 모성의 산실이다. 서희영기자 rikki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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