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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가마 설치와 번조
  • 편집부
  • 등록 2005-07-24 02: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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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순관 _ 도예가 필자는 10년간 장작가마를 사용해 오던 중 ’99년과 ’04년에 미국 아이오와에서 열렸던 국제 장작가마 회의International Wood-fire Conference를 통하여 각국의 현대 도예가들이 사용하고 있는 장작가마의 실태를 폭넓게 공부할 수 있었다. 그들은 동서양의 역사에 남아있는 각양각색의 가마와 그 번조 기술들을 찾아내고 그걸 자신에게 맞는 가마로 받아들여 연구 발전시켜 가고 있었다. 필자는 우리나라의 장작가마에 대한 구조와 우수성, 짓는 방법, 그리고 거기서 구워지는 작품들에 대하여 발표하면서 자랑스럽기도 했지만 과거의 찬란한 도예 역사에 비하여 현대 도예의 현실이 비견될 수 없음에 아쉬움을 느껴야 했다. 현대에 있어서 국제적인 장작가마 추세는 유약을 바른 도자기보다 유약을 바르지 않고 재임하여 삼사일에서 길게는 일주일이라는 긴 번조시간을 통하여 자연유와 함께 나타나는 요변의 효과와 색상을 얻어내고자 하는 분위기이다. 어느 도예 평론가의 말대로 ‘미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처럼 정말로 막대한 노동력이 들어가는 비경제적인 작업이다. 하지만 바로 그것이 가스가마나 전기가마가 흉내조차 낼 수 없는 매력인 것이다. 이러한 무유의 번조는 동양의 토기에서 보이는 자연적인 아름다움에 기초한 것이긴 하지만 현대에는 너무나도 일본의 비전소備前燒, 비젠야끼나 신락소信樂燒 시가라키야끼를 따르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작품의 분위기만이 아니라 형태까지 그대로 복사할 정도이다. 용어에 있어서도 장작가마를 Wood kiln이라 하지 않고 Gama로 대신한다. 적어도 장작가마세계에서 kiln이란 단어는 가스가마Gas kiln, 석유가마Oil kiln, 전기가마Electric kiln 등을 지칭하는 단어가 되어버렸다. 단, gama란 용어가 한국말이 아닌 일본말로 알려져 있다는 사실이 씁쓸하게 느껴질 뿐이다. 다행스럽게도 몇 년 전부터 전통도예계와 현대도예계 작가들 모두 장작가마에 대한 관심이 일어났다. ‘2001경기도세계도자기EXPO’ 이후로는 일반인에게까지 흥미를 유발시키면서 개인은 물론 교육기관에도 장작가마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광주, 이천, 여주를 중심으로 전통 가마를 지키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단체가 생겨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고, 최근에는 경기도도자비엔날레에서 국제장작가마 워크샵을 통하여 세미나도 열었다. 본 글에서는 동서양의 다양한 전통가마와 함께 개량된 가마를 살펴보고 그 구조와 특성들을 현대에 맞게 참고할 만한 사항들을 모아 간단하게나마 서술하고자 한다. 1. 통가마에 대하여 가) 역사적 배경 통가마란 경사진 산등성이에 굴을 파서 아궁이로부터 번조실을 거쳐 굴뚝까지 터널식으로 뚫린 가마를 말한다. 초기철기시대에는 중화도 이하의 토기를, 통일신라시대에는 고화도의 경질토기를, 고려시대에는 청자를 굽던 가마이다. 조선시대 이후로는 자기를 굽는 봉우리 가마에 밀려 토기, 옹기, 기와가마로만 쓰이다가 현대도예가들에 의하여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즉 무유 장작가마 번조란 국제적 시류에 합류하는 것이라 하겠다. 일본의 경우에는 고대에 신라토기의 영향을 받아 아나가마穴窯를 이용하여 스에끼須惠器를 구웠고, 중세에는 시유도기를 구웠다. 지금은 반지하식이나 지상식으로 변하여 비젠備前, 시가라끼信樂에서 많이 사용되며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그것은 아궁이에서 날리는 재가 기물에 날아가 자연유를 형성하며 요변이 잘 나타나는 가마의 특성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는 수백기의 일본 아나가마 스타일 가마가 전국적으로 퍼져있는 실정이다. 나) 용어 국제적으로 통가마는 주로 일본 이름인 아나가마穴窯, 혹은 로 불리며 ana gama로 표기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자기를 굽는 통가마는 사라졌으니 이름이 남아있지 않았고, 기와, 옹기 공방에서 그냥 ‘굴’이라 부르거나 ‘대포 가마’ 혹은 ‘대포 굴’이라 불렀다. 책에도 ‘대포요大砲窯’라 기재되었지만 ‘철포요鐵砲窯’의 일본어 발음인 ‘뎃포 가마’가 우리 식의 대포大砲 가마로 잘못 불려진 것이므로 전라도 지역에 남아있는 ‘뺄불통 가마’로 대신하고자 한다. 불통이란 아궁이를 말하며 불통이 길게 끝까지 잘 빠져 있다는 뜻에서 온 용어이다. 키가 큰 미인을 보고 ‘잘 빠졌다’고 한다거나 ‘고속도로가 곧게 빠졌다’는 의미와 같다. 국제적으로 ‘뺄불통 가마’는 발음이 어려워서 tong-gama로 줄여 통일하고 있다. 다) 구조 우리나라의 통가마 형태는 예부터 주로 일직선이며 길이가 길다. 현재 경주의 전통 토기 가마도 그렇고 옹기 가마도 같다. 이는 미국의 전통적인 ‘그라운드호그 가마Groundhog kiln’와도 아주 유사한데 우선 짓기가 쉽다. 단, 불이 굴뚝으로 곧바로 빠지기 때문에 가마 내의 온도 편차가 심하다. 따라서 현대의 작가들은 태국의 ‘스코타이 가마’ 형태를 좋아한다. 이는 일본 ‘뎃포 가마鐵砲窯’와 같다. 즉 럭비공 형상의 가마로서 번조실의 위아래가 넓고 높아지다가 다시 좁고 낮아지는 형태이다. 즉 불이 확산되다가 다시 좁아지면서 전체의 온도 편차를 줄이는 형태이다. 그러나 축조시에 가마 전체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복잡성이 따른다. 우리나라에는 현대도예가 양승호씨의 태안 가마가 이에 속한다. 통가마는 원래 지하식의 굴에서 시작되어 반지하식(반지상식), 혹은 지상식으로 발전한다. 반지하식은 짓기도 편하거니와 구조상 튼튼하며 창솔을 아래 방향으로 밀어 넣기 때문에 봉우리 가마에 비하여 한결 편하다. 축조 시 땅을 반쯤 파고 짓기도 하고 아니면 지상식으로 지은 다음에 돌과 흙으로 벽의 반 정도를 덮기도 한다. 비용이 추가 되더라도 바닥 전체에 콘크리트를 치고 지어야 수명이 길다. 요즘엔 작은 가마라 하더라도 창솔이 떨어지는 구역인 불바탕과 함께 창솔구멍을 촘촘하게 낸다. 자연유의 효과를 가마 전체에 고르게 내기 위함이다. 내화판과 내화판 앞뒤 사이를 띄우고 창솔을 넣으면 도자기에 그만큼 재티가 많이 앉기 마련이다. 라) 아궁이와 번조실 가마의 길이는 10미터 이내로 조금씩 짧아져 간다. 커봤자 불 때는 횟수는 줄며, 불이 고르지 않아 좋지 않은 작품이 많아지니, 공연히 에너지만 허비하게 되는 꼴을 막기 위함이다. 그 대신 천정까지의 높이를 키우고 경사도를 낮추거나 아예 없앰으로써 대형 작품을 재임하기에 용이하도록 한다. 가마의 크기에 따라 기물을 재임하는 출입구의 역할을 아궁이가 하거나, 아니면 옆에 문을 따로 설치한다. 옆문은 드나들기는 편하지만 사용할 때마다 막는 일이 하나 더 늘어난다. 설령 잘 막는다 해도 불이 고르게 흐르지 않는다. 그래서 현대의 도예가들은 길이 10m 이내의 크기일 경우, 옆문을 내지 않고 아궁이를 크게 한다. 대형 작품이나 조형 작품을 하는 작가들은 서서 들어갈 정도로 크게 한다. 내부에는 계단이 많거나 커도 불편하기 때문에 앞에는 되도록 없게 하고 뒤쪽에만 계단을 만들기도 한다. 마) 가스버너와 석유버너의 설치 무유번조는 번조시간이 워낙 길기 때문에 피움불을 가스버너로 하거나 아니면 초벌온도까지 석유버너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때까지 장작을 땐다고 해서 재가 날아가 기물에 앉는 량은 자연유의 효과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기에 장작으로 인한 비경제성과 노동력을 감소시키기 위한 방법이다. 따라서 가마 주위에 미리 석유통과 배관을 설치했다가 필요에 따라 버너를 탈착하도록 하면 좋다. 2. 봉우리 가마에 대하여 가) 역사적 배경과 구조 경사진 언덕에 산봉우리 모양으로 연이어져 올라간 형태로 조선시대에 백자를 굽는 가마로 개발되었다. 불통과 각 봉우리마다 살창이란 칸막이가 있고 그 살창구멍을 통하여 불이 올라가도록 하였다. 각 칸마다 출입구인 화문을 통하여 기물을 재임하고 꺼낸다. 조선조 말부터는 옹기점에서 규모를 확대하는 등 개량하여 커다란 옹기를 구웠다. 나) 용어 그동안 ‘너구리 가마’로 흔히 불렀으나 등요登窯의 일본어 발음인 ‘노보리 가마’가 잘못 불려 진 것이다. 혹은 ‘오름 가마’로 한글화시킨 용어도 있지만 통가마도 경사진 오름 가마이기 때문에 통가마에 대비되는 말로는 정당치 않다. ‘칸 가마’는 요업공학계에서 영어의 chamber kiln을 한글화시킨 단어이다. 그러므로 경상도 지방에 남아있던 ‘봉우리 가마’란 용어로 통일하는 것이 좋겠다. 다) 특징 봉우리 가마는 한 때 과학적인 구조로 열효율이 뛰어나 동서양의 도예가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았던 가마이다. 특히 유약을 칠한 고품질의 작품을 굽는 데에 좋다. 특히 진사백자의 요변은 봉우리 가마 이상이 없을 정도이다. 지금은 1루베 미만의 봉우리 5칸 이내가 적당하다. 때에 따라 원하는 칸만큼 구울 수도 있고, 원하는 온도까지 한 칸만 구울 수도 있다. 또한 산화, 중성, 환원 번조 분위기를 봉우리마다 달리할 수도 있다. 예전에는 마지막 칸을 크게 하여 앞 칸의 재벌에 의한 폐열을 이용하여 저절로 초벌이 되게 하였으나 현재는 초벌 온도를 지나치는 경우가 있어 초벌 칸으로 사용하는 예는 줄어들었다. 대신에 맨 끝에 작은 공칸을 두어 불이 굴뚝을 통하여 바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기도 한다. 때로는 마지막 칸을 소금구이 전용 칸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라) 아궁이와 번조실 지상식이면서도 이상하게 아궁이를 지하로 끌어내려 낮게 만드는 전통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예전에는 주위의 맞바람을 막으려는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아궁이에 물이 차서 가마를 상하게 하는 일이 많다. 고정관념을 버릴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각 칸마다 출입구인 화문이 있고 화문에는 장작을 넣는 창솔구멍이 있다. 번조를 할 때마다 벽돌과 진흙으로 문을 막고 부숴야 하는 일은 고역이거니와 체격에 맞지 않게 작은 화문은 기물을 들고 드나들기에 매우 불편하므로 어느 정도 키울 필요가 있다. 어떤 도예가는 단열벽돌로 짜 맞추어 번호를 매겨놓고 몰탈 없이 그대로 막는다거나 혹은 가벼운 손잡이를 부착한 앵글 프레임에 세라믹 보드를 붙여서 사용하는 지혜를 보이기도 한다. 봉우리 가마는 원래 기물을 향하여 재가 날아 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구조와 시설을 갖추고 있다. 각 칸마다 살창이 있고 불턱이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아궁이와 첫 칸 사이에 아주 작은 공간인 애기봉통을 만들어 거센 불을 잠시 쉬게 하여 부드럽게 하고 재가 날아가는 것도 어느 정도 거르게 한다. 따라서 봉우리 가마로는 자연유의 효과를 기대하기 매우 어렵다. 현대의 무유 장작가마 작가들이 기피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3. 공통적으로 필요한 재료와 시설 가) 굴뚝 보통 동양의 전래 가마들은 굴뚝을 높이 세우지 않는 관습이 있으나 현대의 가마들은 모두 굴뚝을 높게 설치하고 아래 부분에 댐퍼Damper를 설치하여 불의 흐름을 조절한다. 더욱이 연도를 길게 빼어 가마와 떨어진 곳에 따로 세워 변덕스런 날씨에 대응한다. 현재는 장작가마의 형태 자체가 주는 아름다움이 있어서 굴뚝을 보다 아름답게 꾸며 마치 환경도예 작품처럼 볼거리를 만들기도 한다. 나) 불시렁Grate 아궁이에는 대개 불시렁(일본에선 火床, 혹은 火格子, 미국에선 grate)장치를 하여 재와 숯이 쌓이지 않고 장작이 잘 타들어 가도록 하며 동시에 불의 흐름을 빠르게 한다. 편리한 시설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 널리 퍼지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 우리나라 전통가마에는 아궁이 바로 안에 우물 정자처럼 돌을 어겨서 턱받침을 만들고 그 위에 통나무를 올려놓아 공기를 통하게 하는 예가 있었다. 한편 우리의 봉우리 가마를 받아들인 일본은 유럽으로부터 이 시설을 접목시킨 노보리 가마登窯를 사용하고 있다. 아궁이가 위아래 두개의 문으로 구분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주물이나 용접에 의한 쇠로 만든 불시렁을 사용하기도 하였으나 고화도에서는 수명이 짧으므로 요즘에는 주로 내화물 즉 내화벽돌이나 실리카 지주를 이용하고 있다. 불이 한창 달아올랐을 때에 불시렁 아래로 송풍 장치를 하는 경우도 있다. 온도를 높이거나 재를 날리는 역할을 돕는다. 도시에 작업장을 가진 필자의 경우에는 환경문제가 대두되어 번조시간을 줄이기 위해 진공청소기를 개조하여 톱밥을 쏘아대는 장치를 만들어 쓴다. 지난 99년 미국 세미나에서 발표하였는데 현재 미국에서는 재를 쏘는 장치가 판매되고 있다. 다) 축조 재료에 대하여 현대의 가스, 전기가마에는 열효율이 좋은 단열벽돌을 사용하지만 무유 장작가마에 있어서는 내화벽돌을 사용하는 편이 훨씬 많다. 단열벽돌이 비싸므로 외면하는 게 아니고 아궁이의 재를 많이 날리자면 장시간 불을 때야 하므로 복사열을 많이 내며 쉽게 식지 않는 내화벽돌의 장점을 이용하기 위함이다. 한편 내화토로 만든 망댕이는 단열벽돌의 성질과 비슷하여 유약을 녹이면 번조가 끝나는 봉우리 가마의 재료로는 값도 싸서 아주 적합하다. 4. 번조 시간에 대하여 우리의 봉우리가마는 일반적으로 유약을 바른 도자기, 즉 청자, 백자, 분청을 굽는데 유리하며 번조시간은 유약이 녹으면 되는 정도로서 보통 하루 미만의 시간이 걸린다. 근래에는 망댕이를 적용한 열효율 좋은 가마가 늘어나면서 번조시간도 점차로 짧아지고 있다. 이제는 8시간 만에 봉우리 5칸을 끝냈다는 얘기도 들린다. 거기에 감동을 받는 사람이 있는 듯하지만 만약 외국의 장작가마 도예가들에게 ‘요즘 한국에선 5칸짜리 봉우리가마를 8시간 만에 끝낸다’고 자랑스레 말한다면 그들의 반응이 어떠할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물론 번조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자랑스런 일이거니와 무조건 빨리 때는 것이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가스가마와 비슷한 8~10시간대에 장작가마로 구워낸 기물들이 과연 가스가마로 구운 도자기와 쉽게 구분될 것인가에 대하여 숙고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번조시간을 줄이려고 집착하다 보면 자연히 유약의 두께도 얇아질 것이고 그만큼 작품의 품격이 얕아질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번조시간을 줄이는 기술적 능력과 예술적 효과와는 결코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5. 새롭게 개발되는 장작가마들 세계는 일본의 비젠 스타일의 작품을, 가마는 아나가마 스타일을 따르는 것이 역력하지만 그들 나름대로 유럽 고유의 소금구이나 그 외의 새로운 기술들과의 접목을 시도하며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간단히 예를 든다면, 도시의 도예가들을 위하여 가스가마의 형태를 가지면서도 장작가마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시도들, 아궁이와 굴뚝이 두 개씩인 +자 형, X자 형의 가마들, 자동차 꽁무니에 가마를 끌고 도시를 떠나 한적한 곳으로 이동하여 짧은 시간에 재를 뿌려서 장작가마의 효과를 내는 가마들, 번조시 가마 안에 물을 넣어 열효율을 높이면서도 환원효과가 뛰어나게 하는 아쿠아 가마Aqua kiln들, 번조 막바지에 도자기 위에 갈탄을 쏟아 넣어 요변을 증가시키는 가마들, 아궁이에 석유를 조금씩 떨어뜨려 꺼먹이 효과를 내는 방법들, 번조실 보다 아궁이를 더 크게 만들어 기다란 통나무 상태로 넣음으로써 수 시간 동안 불을 돌보지 않아도 되는 가마, 심지어 가마의 기본 구조는 그대로 간직한 채 멋진 건축과도 같은 환경도예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가마들, 등등 도자기 작품에는 예술적인 효과를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가마 시설에 있어서는 더욱 과학적 기술을 접목시키는 시도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본 비젠야끼備前燒를 만든 곳은 5~6세기에 우리의 신라토기 기술을 받아들여 스에끼須惠器를 탄생시킨 곳이다. 그들은 13세기까지 다양하고도 많은 작품을 남기긴 하였지만 통일신라의 고화도 꺼먹이 토기와 같은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한 채 지금의 비젠야끼로 전통이 바뀌어 버렸다. 그러나 비젠야끼는 장작가마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 장식 기법들을 예술적으로 극대화시키는 작업을 병행함으로써 국제적인 도자기로 성장하였다. 예를 들어 비젠야끼에 적용되는 장식 기술들, 즉 시젠유自然釉라는 자연유 상태, 다마다레라고 하는 유약이 흐르다 뭉친 자국, 히다스끼라는 붉은 볏짚 자국, 상기리棧切라하여 재에 묻혀 환원으로 인한 회흑색 자국, 보다모찌라는 개떡 자국, 고마胡麻라는 재가 날아가 튄 깨알 자국, 조개 받침 등 현재 일본인을 비롯한 세계의 도예가들이 인위적으로 이용하는 그러한 기술들은 모두 삼국시대 토기에 자연적으로 들어있던 자국들이다. 다만 우리는 그러한 기술을 예술적으로 강조를 한다거나 승화시키지 못했을 뿐이다. 돌이켜 보건대 아직까지도 우리의 현대도예가 중에 신라의 꺼먹이 토기나, 조선의 꺼먹이 옹기, 근대의 제주 무유 옹기에 대하여 얼마나 깊은 관심을 가졌으며 또한 그 맛을 내는 도예가가 과연 몇이나 있었는지 모르겠다. 참으로 궁금하고 희한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지만 현재 거세게 불어오는 장작가마에 대한 관심과 연구로 인하여 많은 장작가마가 설치되고 언젠가는 국제적인 작품이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한다. 사회적으로 한국민은 늘 그랬듯이 우리 도예계도 7000년 긴 도예 역사의 잠재성을 바탕으로 장작가마의 세계를 주도하는 빠른 발전의 길을 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가마에 관한 참고문헌 한국 요업 학회, <등요 설계 기준>, 공업진흥청, 1978. 12. 20 재단법인 세계도자기엑스포, <전통가마 Workshop, 기록집>, 2005 재단법인 세계도자기엑스포, , 2005 우동민, <한국등요 연구>, 동아대학교, 1982 이경효, <제주도 전래 가마에 관한 연구>, 원광대학교, 1998 정동훈, <가마짓기와 번조기법>, 디자인하우스, 1991 Daniel Rhodes, 南蕓龍 譯, KILNS, <陶藝의 窯>, 日貿出版社, 1979 Frederick L. olson, , A&C Black, 1983 Bernd Pfannkuche, , 독일, 1986 Gerry Williams, , VNR, 1978 University of Iowa, , 1999 박순관, 독짓는 젊은이, 도예공방 거칠뫼, 1996 필자약력 단국대 도예과 졸업 개인전 10회 ‘99 국제 장작가마 컨퍼런스 참가(미국, 아이오와 대학교) ‘02 국제 아오모리 장작가마 워크샵 참가(일본, 아오모리시) ‘04 국제 장작가마 컨퍼런스 참가(미국, 코 칼리지) ‘05 국제 장작가마 워크샵 (경기도비엔날레, 광주행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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