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김영수 _ 도예가
중국 경덕진은 유서깊은 도자기 도시다. 2004년에는 1000년을 기념하는 천년도자기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경덕진은 도자기에 관심있는 수많은 사람과 작가들이 한번쯤 다녀가는 곳이며 중국의 많은 작가들 또한 이곳에 자신의 작업실을 갖는 하나의 바램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필자가 경덕진에 온 이후 남경대학교에 시아오 밍 교수의 소개로 가장 먼저 찾은 곳이 잭슨 리 산바오 도예연구소이며, 이곳은 외국에서 온 작가들이 한두 달 혹은 1년정도 머물면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작업실을 대여해 주는 곳이다. 이곳에서 한국계 미국인 작가인 스티브 리를 만났다.
그는 부모님의 이민으로 미국에서 태어났고 뉴욕의 알프레드 대학을 졸업했다. 스티브 리는 2004년 중국에 왔으며 이곳에서 중국의 여러 대학에서 워크샵을 통해 그의 작품을 소개하고 미국 학교 시스템에 대한 교육적 경험에 관해 강의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자신의 경험에서 자신이 찾아낸 중국의 이미지들을 흥미롭게 보고, 예술과 예술 교육에 다른 시각적 원근법에 대해 경험을 토대로 강의한다.
그는 모든 대상물을 그만의 독특한 철학적 시각으로 바라본다. 그는 대상물의 분열과 얼마나 더 작은 것들이 거대한 정보량을 가지고 있고 제공하는지에 대해 연구하며 또한 일정한 규칙은 있으나 규칙의 틀에서 벗어나 있는 난해한 규칙들을 그만의 독특한 도해법을 사용하여 재정의 하는데 흥미로움을 갖고 있다.
그의 작업은 요업재료인 몰타르를 사용하여 작품을 성형 후 분해하고, 분해해서 생긴 갈라진 틈과 휨을 가지고 있는 파편들을 자신의 주관적 이미지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그는 이 일련의 작업에서 애초의 형상을 재구성하면서 대상물의 새로운 시각적 이미지를 재창조 하고 작품의 표면에 동양적 이미지가 강한 그림을 그린다. 이것들은 그와 그 주변의 삶, 문화를 재해석하고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전달한다. 또한 그 방법을 끊임없이 찾고 있으며 자신의 결과물에 만족할 때 까지 8번의 번조를 거친 적도 있다고 한다.
벽면의 작품 또한 유사한 의도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이 작품은 또 다른 자신의 언어 전달 매체로 벽에 놓여진다. 벽의 작품들은 가늘고 긴 그리고 어질러 놓은 듯한 불규칙이 시각을 혼란스럽게 하지만 조금 떨어져서 보면 하나의 조화를 이루어 불규칙을 재구성하게 하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이 작품 또한 성형 과정에서 흙의 갈라짐을 유도하고 자연스럽게 바람에 쓰러지듯 연출했다.
그의 작품을 자세히 보면 새, 꽃, 나비 등을 볼 수 있고 작품 표면의 그림은 청화의 느낌으로 동양적 이미지가 강하게 나타난다. 이는 그가 동양인이면서 미국 사회와 문화에서 성장한 한 단면을 보이며 그의 일련의 작업들은 대립적인 양상을 띠는데 지극히 현대적인 형태의 외형과 그에 반하는 동양적인 그림 그리고 나비, 그의 작업을 보면 불규칙속의 조화를 찾을 수 있다. 이것은 그의 작업과 그의 작업을 만들기 위한 모티브를 삶의 이면에서 찾고 있음을 알게 한다.
그는 지난겨울 한국을 방문했었다고 한다. 한국에 있는 부모님의 가족과 할아버지 산소를 찾았고 한국에 있는 두달여 동안 한국어 학원을 다니며 한국어를 배웠다. 그는 한국의 문화와 유행의 빠른 속도 그리고 한국 사람들의 친절함에 놀라움과 고마움 그리고 사랑을 느꼈다고 한다. 중국에서의 문화와 생활과는 또 다른 경험을 했고 현재 그가 중국에서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에서 또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많은 교류를 통해 자신의 작업과 경험하고 느낀 삶의 시각적 이미지를 대학의 강단과 전시회를 통해 전달하고 싶어 한다.
그는 올 10월에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며 내년에 캐나다의 최고 예술학교중 하나인 벤쿠버, Emily carr art 연구소 방문 교수로 제의를 받았고 1년 동안 자신의 작업과 일들을 가르친다고 한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다시 중국으로 돌아와 작업을 하고 싶어 한다. 그는 중국의 오랜 역사와 개방이후 급작스럽게 변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상의 현상들을 아주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으며 다양한 삶 속에서 그만의 경험과 감상을 넓히고자 한다.
필자약력
원광대학교 졸업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졸업
개인전 2회
그룹전 40여회
원광대학교 출강
현) 중국 경덕진 도자대학교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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