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엔지니어 9명과 믿음·기술 바탕으로 창업
국내 최고 수준의 LTCC 관련 커리어와 잠재력 ‘평가’
LTCC 기술은 반도체 기술과 함께 부품 집적화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신기술이며, 동일한 설비로 다양한 요구에 빠른 대응이 가능하여 산업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들어 세라믹 부품업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국내 유수 세라믹 전자부품업체들이 LTCC 기술을 이용한 부품 개발과 생산에 나서고 있으며 시장 규모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효종 박사가 지난 2002년 창업한 RN2테크놀로지(주)는 국내에 몇 개 되지 않는 LTCC 전문 벤처기업이다.
올해로 설립된 지 만 3년이 되는 RN2테크놀로지는 아직 신생업체에 속하지만 독자적인 LTCC 조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국내 최고 수준의 LTCC 관련 커리어와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같은 평가는 비록 창업한지는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박사과정에서부터 LTCC를 연구해 왔고, 아모텍 등의 업체에서 LTCC로 승부했던 이효종 사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Potential 가진 하이테크 기술 LTCC 시장 가시화
승부 걸어볼 만한 창업 아이템 ‘선정’
이효종 사장은 “박사과정의 연구 아이템인 LTCC로 첫 직장인 아모텍을 거쳐 지금에 이른 것을 보면 공부한 내용 따로, 직장에서 하는 일 따로인 국내 엔지니어들에 비해 행복한 편에 속한다”며 “회사를 창업하게 된 것도 일반적인 경우처럼 오랜 준비와 확고한 사업의지를 갖고 시작한 것도 아니었다. 나 스스로 사업할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주변 누구도 내게 그 일이 맞는 일이라고 여겨주는 사람도 없고 지금도 많은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만나면 내가 사업을 한다는 점에 의구심을 나타낸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효종 사장은 일하던 직장이 어려움을 겪으며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들에게 ‘각자 제 갈길 알아서 가라’고 하기 어려워 고민을 하던 과정에서 창업을 해야 할 도리(?)로 여겼다고 한다. 그래서 어렵지만 함께 했던 9명의 엔지니어들과 RN2테크놀로지를 창업했고 3년 후인 지금까지도 그들과 함께 하고 있다.
9명의 엔지니어들과는 5년 이상을 함께 제품개발을 진행해 오고 있는 것이다. 물론 Potential을 가진 하이테크 기술이라고만 여겨졌던 LTCC가 기술적인 면이나 시장상황이 어느 정도 가시화 되어 승부를 걸어 볼만 하다는 판단도 창업아이템 선정에 영향을 주었다.
“결국 RN2는 첫 번째로 사람사이의 믿음과 관계, 두 번째로 우리가 가진 기술에 대한 믿음에 의해 생겨난 것이 아닐까 한다”고 이효종 사장은 창업 동기를 설명했다.
커플러·고유전율 LTCC파우더로 비즈니스 시작
시장장벽, 차별화된 기술력과 quick response로 극복
창업 후 이 사장은 우선 시장 진입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여겨진 커플러와 고유전율 LTCC 파우더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이는 두 아이템의 경우 국내에는 경쟁자가 없고 해외에도 경쟁자가 많지 않으며 RN2만의 차별화된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시장상황 판단으로 RN2의 시장진입은 어려운 현실에서도 그나마 빨리 이루어졌다.
힘들게 시장에 진입했지만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설립된 신생 벤처기업이 겪어야 할 어려움은 많았다. 돈 없는 엔지니어들이 모여 만든 회사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자금. 창업 전에 근무하던 회사에서도 어려웠던 직원들은 모두 기꺼이 기존 급여의 80%만 받고 회사가 제 궤도에 오를 때까지 일을 해보자는 데 동의했고, 이 같은 직원들의 희생으로 어려움을 극복해냈다.
이 사장은 “어떤 상황이라도 급여가 밀리는 일은 없게 하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이 그렇게 힘들 일인지는 몰랐다. 초기 벤처기업이 자금 면에서 안정화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깊이 인식했다”며 벤처기업 대표로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나마 RN2는 창업 3년째인 올해 들어 급여를 정상화했다. 이들이 겪은 또 하나의 어려움은 기술력만으로 시장에 진입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이었다. 특히 막강한 글로벌 경쟁자로 일본 업체들이 버티고 있는 세라믹산업의 경우에는 품질이나 가격 등 모든 면에서 경쟁자들에게 비교우위를 갖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경쟁업체가 대부분 해외업체인 RN2가 선택한 방법은 경쟁업체들과 비교될 수 없는 Unique한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것이다. 또한 작은 물량이라도 혹은 신규 개발이 필요한 제품이라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quick response 전략으로 국내 업체로서의 특성을 살리는 것이었다. 그 결과 어려운 가운데서도 중소기업의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나갔다.
설립 3년째, 초기 아이템 안정적인 시장진입 성공
올해 20억 매출·흑자 원년 기대, 장영실상도 수상
많은 어려움을 겪고 또 극복해온 RN2테크놀로지는 설립 3년째를 맞이하면서 한 단계를 넘어섰다. 9명의 직원은 현재 26명으로 늘었고 초기 아이템인 커플러는 현재 국내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고유전율 LTCC파우더는 국내외 업체에 꾸준히 공급되는 등 안정적인 상태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신규아이템으로 개발한 tri-band CDMA폰용 triplexer와 chip antenna는 현재 생산과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반도체 측정장비와 위성통신용 모듈에 사용되는 기판 등 신규 아이템 개발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창업당시만 해도 LTCC 기술을 통신시장 위주로 생각했지만 현재는 LTCC 관련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자동차, 반도체 장비 등으로 확대해서 보고 있다고 한다. RN2는 지난해 11월 LTCC 원료 합성기술로 KT 마크를 획득했으며 지난 6월에는 장영실상을 수상하기도 하는 등 기술력도 확실하게 입증받고 있다.
이효종 사장은 “올해는 20억 매출에 설립 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기분이다. 이 같은 성과는 모두 같은 비전을 가지고 함께 해오며 고생을 고생이라 여기지 않은 동료들의 덕”이라고 공을 돌렸다
우리나라 세라믹산업 발전에 작은 힘 보탤 것
한편 이효종 사장은 우리나라 세라믹 산업의 발전과제에 대해 인프라 부족을 지적했다. 이는 곧 RN2테크놀로지의 역할과도 연결이 된다. 우리나라 세라믹 산업의 인프라가 부족한 것은 일본과는 달리 국내 시장만 보고 사업을 영위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RN2는 시장을 세계로 보고 세라믹산업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인프라를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해외 수출을 통해 부족한 국내 시장 규모를 보완해 나간다는 것. RN2에서 고유전율 LTCC 파우더를 개발, 생산하는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국내 LTCC 관련 인프라를 갖춰 가는데 작은 힘을 보태는 것이 이효종 사장이 생각하는 RN2테크놀로지의 역할인 것이다.
“재료라는 것은 꼭 필요한 기반 기술이지만 개발에서부터 생산이라는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며 매출 규모도 다른 제품에 비해 작다. 하지만 꼭 필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누군가는 해야 된다고 생각하며 그 길을 계속 걸으려고 한다”는 이효종 사장의 뜻대로, RN2테크놀로지와 이효종 사장이 우리나라 세라믹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박미선 기자
이효종 사장 약력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 석사, 박사 졸업
서울대 신소재공동연구소 Post-doc
(주)유유(현 아모텍) 연구소 차장
(주)MRW 연구소 연구소장
RN2테크놀로지(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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