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희공방 경남 김해 이가희씨 운영
주부들에게 인기 있는 아기자기한 소품들 식기류는
활발한 마케팅과 찰떡궁합
대형할인마트와 백화점 행사기간에 판매대에서 판매되는 도자기들은 다품종 소량생산의 공방제품으로는 엄두내기 쉽지 않다.
경남 김해시 진례면에서 이가희(35)씨가 운영하고 있는 가희공방은 경남지역의 대형할인점과 백화점에 이름나 있다. 지난 2000년 문을 연 가희공방은 활발하고 진취적인 마케팅으로 5년만에 지역사회에서의 입지를 갖추게 됐다. 이런 성과는 이가희씨의 남편인 박기배씨가 나서서 대형매장의 섭외와 판매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무역관련학과를 졸업하고 무역회사를 다니고 있던 박기배씨의 눈으로 판매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도자기시장의 가능성이 보았다.
백화점과 대형할인점 행사 참여
도예과를 졸업하고 이천의 도자기공장에서 근무하던 이가희씨는 박기배씨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출산한 후 곧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내가 남편을 설득해 공방을 시작했고, 이후 남편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내를 설득해 판매에 나서게 됐다.
“처음에는 마트에서 판매한다는 것 때문에 많이 다퉜어요. 차차 의욕적으로 판로를 개척하는 남편의 모습에 설득되기도 했고, 막상 어디에서 팔든 내 그릇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가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음에는 공산품에 비해 비싸다는 이유로 판매가 수월하지 않았다. 그래서 대량생산하는 몇몇 공장의 제품들을 받아서 함께 나란히 선보여 판매했다. “같이 판매하니까 오히려 가희공방의 제품 판매가 늘었어요. 손으로 만든 것과 기계로 찍어낸 그릇이 같이 있으니까 그 장점이 더 돋보였나봐요.” 저렴한 그릇은 저렴한대로 판매가 되고, 가희공방의 그릇들은 그 나름대로 돋보이기 시작해 수익이 늘어나게 됐다. 직접 고객들을 만나고 그들의 소비심리를 적나라하게 엿보는 박기배씨는 주부들의 요구를 이가희씨에게 생생하게 전하기도 한다.
아기자기한 장식용 소품과 여성스런 꽃그림
식기류 돌확 느낌나는 화기들 주로 생산판매
작은 장식용 병들, 향꽃이, 한송이 꽃병, 악세사리 합 등의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젊은 주부들에게 인기가 많다. 핀칭기법으로 손으로 만진 느낌이 그대로 남아있는 기물에 화장토를 바르고, 초벌후 고화도 안료로 꽃그림을 그려넣는다. 파란색, 빨간색, 초록색, 갈색 5가지 색으로만 그리는 그림은 들꽃처럼 소박하면서도 화사하다. 1만 2천원~1만 5천원 정도의 소품류와 3~5만원대의 접시류들도 솔솔이 팔려나간다. 특히 물레성형한 2중기로 된 화기는 돌느낌이 나도록 질감을 주고 옅은 유약으로 시유해 자연스러움을 더한다. 우리 옛살림의 돌확이나 돌절구처럼 편안하다. 물을 담아 꽃을 띄우거나 꽃꽂이를 해도 좋다. 이런 화기는 크기에 따라 40~50만원 선으로 다실을 꾸미고자 하는 차인들에게 인기가 좋다. 최근에는 이런 화기들을 활발히 개발하고 작업하고 있다. 손맛을 중요시하는 이가희씨는 수요가 많아져도 지금보다 작업량을 늘리지는 않을 거라고 한다. 일일이 손으로 만들고 그림을 그려넣는 작업인데다가 소품류들이 많아 한달에 1루베 한 가마를 채우기도 빠듯하다.
수작업 고수하며 다양한 아이템 생산
다품좀 소량생산으로 독특함 강조
일일이 수작업으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아이템을 그때그때 만들 수 있다. 국사발, 밥사발, 큰접시, 찜기 등의 식기는 물론이고 비누받침에서 다양한 향꽂이, 콘형태의 향을 태우는 향접시 등 주부로서 생활하면서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것들을 그때그때 만들어 사용하고, 팔기도 한다. 자신이 필요해서 만들었던 것이 역시 다른 주부들에게도 유용하다. 잘 판매되는 것들을 대량생산하기 보다는 더 새로운 것들로 독특한 가희공방 제품들로 특별한 것 찾는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고 싶다.
매년 가을 열리는 김해도자기축제도 짧은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김해도자기축제는 김해지역의 역사깊은 분청 찻그릇을 비롯해 인근 100여개의 공방과 요장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경남지역의 도자기 애호가들은 물론이고 볼거리와 이벤트가 많지 않은 지방에서는 나름대로 입소문이 난 행사다. “아직 특정한 스타일을 고집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것도 2~3년 됐는데, 정식으로 그림공부를 할 계획입니다. 그밖에도 다양한 시도를 통해 가희공방 그릇의 스타일을 다져갈 것입니다.”
서희영기자 rikkii@naver.com
가희공방
주소 : 경남 김해시 진례면 청천리 419-5
전화 : 055-345-1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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