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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도예가 김은령
  • 편집부
  • 등록 2005-11-07 19: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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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도예가 김은령

도자기 사용 권하는 열렬한 취미도예 예찬론자
흙 만지면서 느끼는 성취감은 생활의 큰 활력

많은 주부취미도예가들이 도자기를 하면서 자신을 새로 발견하게 됐다고 말한다. 중년 주부가 우울한 이유는 가족에게 충실했던 많은 시간이 자신에게 돌아왔을 때, 여유시간과 경제적인 안정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가치를 찾을만한 일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부 우울증의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지만 도자기 만드는 재미에 빠진 주부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 사례이기도 하다. 도시 외곽에 풍광 좋은 곳에 자리한 공방을 찾고 그곳에서 도자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작은 성취감을 맛보며 도예취미에 빠져든다.

타고난 손재주와 입담으로 즐거운 공방생활
경기도 과천의 김은령(48)씨는 열렬한 취미도예 예찬론자다. 그리고 중년의 여인들에게 심신의 건강을 위해 도자기보다 좋은 것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는 어떤 일에도 스트레스 따위를 받았을 것 같지 않은 쾌활하고 낙천적인 성격인데, 사람의 속마음이라는 게 하나 같이 약한 구석을 갖고 있기 마련인가보다. 흙이 주는 많은 위안감은 그의 약한 면에 충분한 치료를 제시한다. 김은령씨는 10여년간 운영하던 작은 가게를 몇 달 전에 그만두고 더욱더 자신에게 몰두하고 있다. 자신에게 몰두하는 일이 곧 작업에 몰두하는 일이다. 장사에 발휘했던 타고난 손맛과 입담이 공방에서도 사그라들줄 모른다. 흙에 발휘되는 손맛은 그릇을 만들어내는 재주로, 특유의 재기 넘치는 입담은 공방가족들과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드는 분위기 메이커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현재 작업하고 있는 경기도 의왕의 모락공방은 도예가 명지혜씨가 운영하는 공방으로 서너명의 수강생이 단란하게 작업하고 있다.
 
한식 중식 양식 조리사 자격증 갖춘 전문 요리사
자신의 요리위한 그릇제작에 남다른 관심
3년전 처음 시작한 도자작업이지만 작업에 대한 애정은 여느 누구 못지않다. 이전의 배우고 취미삼아 했던 운동이나 전통매듭 등 다른 어떤 것보다도 만족스럽다. 워낙에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해 이것저것 배워왔다. 특별히 한가지를 오래 작업하지 못했던 전적을 봐서 도자기를 처음 시작할 때에도 얼마나 할 수 있을지 스스로를 의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한 도자기 작업은 손을 뗄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작업해요. 흙이 모자랄까 걱정되는 것도 아니고, 언제까지 얼만큼을 만들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도 아니고, 손을 움직여서 뭔가를 만들어 내는 기쁨을 만끽하고 있어요.” 그냥 좋아서 한다고 호탕하게 말하지만, 남달리 빠져드는 이유가 있다. 요리에 조예가 깊은 그는 한식·중식·양식 조리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요리전문가이다. 직접 만든 그릇에 담아낸 자신의 요리는 스스로 뿌듯할 뿐 아니라 가족들도 적극적으로 칭찬의 대상이다.

도자기 선물하며 주변사람들에게 사용 권유
일주일에 서너번 공방을 찾고 손을 움직여 그릇을 빚는다. 만들어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이러이러한 그릇을 만들어 달라는 친구들에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받아서 기뻐하는 사람들도 좋겠지만, 제 나름대로 남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큰 기쁨을 맛볼 수 있어요.”
본차이나가 한식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변사람들에게 자신의 도자기를 선물하며 사용을 권유하는 도자기소비의 전도사다. “그냥 늘 쓰던 그릇이니까 별다른 생각 없이 계속 쓰게 되는데, 한번 손으로 만든 도자기 맛을 알게 되면 한식이 본차이나나 내열유리그릇이랑 얼마나 안어울리는지 알게 되요.” 한두개씩 선물한 도자기를 사용하던 주변인들이 도자기에 담아서 더 맛있어 보이고 정성스러워 보이는 밥상에 익숙해지면, 곧 자신이 원하는 도자기를 만들어달라고 주문을 하기도 한다.  
 
배울 때는 말 잘 듣는 학생
전원 속 도예취미 꿈 작은 바램
작업을 하다 보니 다른 사람의 작업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전시회도 가고 싶어졌다. 요리를 위해 자신의 식탁을 위해 필요한 그릇들을 스스로 구상하기도 하지만, 좋은 작업을 하는 다른 이들의 작업이 도움이 될 때가 많다. 아직 배우고 익혀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도자기수업에 있어서 별 고집부리지 않고 선생님의 말을 잘 듣는 학생이다. 최근에는 철화를 그려넣거나 상감한 청자 접시들과 분청자기들을 많이 작업하고 있다.
“일년동안 도자기 배우러 다니면서 드는 돈이 아마 명품 본차이나 사는 돈보다 적지 않을 걸요. 좋은 그릇을 갖고 싶어서 도자기를 만드는 것만은 아니에요. 만든 것들이 어설퍼도 선물할 수 있고 좋은 사람을 만나고 내손으로 만든다는 큰 성취욕 때문에 하게 되요.” 앞으로도 꾸준히 작업할 계획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이보다 더 좋은 취미생활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는 9월 경기도 기흥으로 이사할 계획인데, 이사해 전원생활을 시작하면 자신의 도자기들로 집도 꾸미고, 작게나마 작업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하고 싶다는 작은 바램을 전하다.
서희영 기자 rikki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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