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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숨·결
  • 편집부
  • 등록 2006-01-12 12: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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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진 도예전
2005.9.5 - 2005.10.3 갤러리 몬티첼로

 

흙·숨·결

 

글 이양재 _ 도예가

 

필자는 이십 수년간 작업을 하게 되면서 실로 많은 작가를 만나게 되고 수없는 전시회를 보게 되는데 이번 작가 안병진의 양평·몬티첼로 전시는 통쾌하다.
어떤 명제에 관여하지 않고(?) 우리에게 질문하지 않는 작가. 너무 사유해서 피곤해 보이지 않는 작가 안병진이 몇 가지 소품들을 그곳에 풀어 놓았다. 원시와도 같은 질료들을 툭툭(턱턱)던져내는 안병진을 만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4, 5년쯤…

백자작업의 피곤함에 지치게 되면 산하나 저쪽 여주 걸은리의 폐교된 초등학교에 꾸며놓은 안병진의 작업장에 들르곤 한다. 식사 후 차 한 잔 먹으러 갈 수 있는 거리다.  궁시렁 거리며 내 이

 

야기를 풀어놓으려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맞장구를 쳐준다.
세월이 나보다 조금 덜 된 것 같은데 공감의 속도는 더 빨리 내 앞을 지나간다. 그의 맞장구도 8초 이상 걸리지 않아서 좋다.(본인은 한 주제로 7초 이상을 못 버티는 습성이 있으므로)
분명 그의 작업은 무심결에 만든 것도, 너무 둔탁해서 긴 시간이 빚어낸 것도 아닌, 순수가 지나쳐서 심심한 것이 아닌 계산된(약은) 무심함이 있다. 그래서 메스가 약하지 않고 면적이 무겁지 않은 정확한(비교적) 두터움이 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조금 바쁜(사실 여주대 학과장까지 겸하고 있어서 상당히 바쁜) 그의 시간을 뺏고 되돌아오면 그날은 다시 그를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봄 여주에서 열린 도자비엔날레 소성이벤트에 참여했을 때 보았던, 지난 여름 그의 작업장에서 라쿠 작업을 같이 했을 때 본 그의 땀방울은 유난히 크다. 조금 짧은 라쿠집게로 1000℃의 붉게 타는 도자기를 잡아 꺼내면서 던진 그의 말은 인상적이다.  어색해 보이는(순수…) 웃음 위로 너무 큰 땀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내가 땀이 좀 많거든요 형님” 땀구멍이 완전히 열린 작가 안병진. 그날 저녁은 더 이상 그를 생각하지 않았다. 앙금을 남기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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