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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선線의 작가
  • 편집부
  • 등록 2006-01-12 12: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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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회 <주전자 어울림>전
2005.8.26 - 2005.9.25 가나아트센터 공예관

 

간결한 선線의 작가

 

글 김동현 _ 운중월雲中月 차문화공예연구소 소장

 

황선회는 3회의 찻그릇 전시회를 통해 <주전자 어울림>이라는 일관된 주제의 작품세계를 추구해 온 작가다. 작가는 지난 전시회에서 “나의 주전자 작업은 정형화된 다도의 형식에 맞추어진 그릇이라기보다는 가까이 하기에 손쉽고 편안한 쉬운 그릇을 추구하고 있다”고 자신의 작품경향을 밝힌바 있다. <주전자 어울림>이라는 전시회 이름에서 나타나듯 다도구의 용어를 거부하고 주전자라는 통상적 명칭을 사용하는 데서도 정형화된 다도의 용기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작가의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황선회의 작품은 가을 하늘처럼 맑고 상큼하다. 수채화 속의 정물 같은 깔끔하고 산뜻한 느낌이다. 그는 간결한 선線의 작가다. 몇 번의 찻그릇 전시회를 통해 지금까지 태질과 유색을 통일되게 유지해 오면서도 새로운 느낌의 작품을 내 놓는 것은 그가 선의 뉘앙스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전시회에서 보여 주었던 찻그릇은 가로나 세로로 면치기를 한 다음 그 면치기의 양변에 나타나는 선의 백토를 제거한 후 내비치는 속살 색의 선을 하나의 문양으로 표현해 왔다. 그러한 선 문양을 우선하던 기법이 최근에 와서 차츰 <점>과 <면>으로 확대되면서 표현 양식이 다양해졌지만 결코 산만한 병폐에는 빠지지 않고 있다. 점·선·면이 잘 어우러진 그의 그릇들은 하나하나 독립되어 놓여있을 때나 상차림으로 구성되어 여러 그릇이 모여 있을 때도 ‘이야기가! 있는 어우러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황선회는 기형의 모티브를 전통 기물과 자연의 물형에서 찾는다. 그래서 그의 다관의 형태를 보면 볼륨 있는 남도의 반동이 옹기형태나 고려의 과형 주전자에서 보는 전통미의 잠상潛像을 떠올리게 하고 참외나 감자를 형상화한 다관은 자연을 닮았으므로 친숙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다실 벽면에 걸 수 있도록 제작한 옛 목판이나 고목재古木材 판재에 편형 그릇들을 부착한 「도예벽걸이」는 책걸이나 기명절지器皿折枝같은 옛 그림의 아취를 도자기로 대신한 작품들이다. 전체적으로 그의 찻그릇은 특별하고 이색적인 형태를 구태여 취하지 않고 있지만 새롭고 신선한 느낌으로 받아들여진다. 다관을 올려놓는 원형의 작은 다반은 우리의 건식 다법이나 중국의 습식다법에 관계없이 깔끔하게 차를 마실 수 있는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로 찻상 위에 잘 어울린다.

 

황선회는 다도구 사기장으로서 오랜 연륜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아름다움이 차를 마시도록’ 이끌어 주는 「예藝와 용用」에 어긋남이 없는 찻그릇을 만들어 오고 있다. 크고 작은 다양한 형태의 잎차다기, 그것을 올려놓는 다반과 다식그릇, 화기 그리고 벽면을 장식하는 도예벽걸이 등이 찻자리에서 ‘어떻게 잘 어울릴 수 있는가’하는 관점이 지난 전시회에서 눈여겨 보아야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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