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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E의 의식과 작품세계
  • 편집부
  • 등록 2006-02-14 18: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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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E의 의식과 작품세계

글 한길홍 _ 서울산업대학교 도자문화디자인학과 교수

Ⅰ.
코이에 료지Koie Ryoji, 鯉江良二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지적 활동을 위주로 하는 작가들의 입장과 자유분방하거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작가들과는 상반될 수 있다. 그러나 어찌했건 코이에 료지Koie Ryoji는 일본의 대표적인 도예가로서 열정적인 창작세계를 펼쳐왔다.
그의 한국에 대한 인식과 친근한 관계는 오래전부터 이루어져 왔으며 어떤 의미에서 한국에 가장 잘 알려진 일본 작가로서 전시나 워크샵, 대학교류 등에 다양하게 참여하거나 관련되어왔으며, 나의 개인적인 입장에서도 수차례 만나던 과정에서 특히 일본에서의 개인전(갤러리 사이하크彩博)때 여섯 번이나 차편을 바꿔 타면서까지 전시장에 찾아와 함께 축배를 들거나 어느 해 기후현岐阜縣 그의 작업실에서 밤을 새며 술과 얘기를 나누었던 것은 그와의 특별한 추억으로 기억된다.
바로 그 코이에의 전시가 통인옥션갤러리에서 열리게 된 것은 다소 상업성이 가미되었다 하더라도 관심과 흥미를 갖기에 충분한 것이다.
Ⅱ.
코이에 료지는 1938년 아이치현愛知縣 도꼬나메시常滑市에서 태어났고 현재는 기후현岐阜縣 가미야기上失作町에 공방을 두고 작품제작을 하고 있다.
그는 유년시절 벽돌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흙을 대하기 시작했고 도꼬나메 요업고등학교, 도꼬나메도예연구소의 과정을 거친 후 다양하고 폭넓은 창작활동을 전개해 왔다.
1960년 도쿄東京에서 일어난 반예술운동反藝術運動에 의해 현대미술의 자유로운 흐름을 접했고 특히 교토의 쇼데이샤走泥社 그 중에서도 야기가즈오八木一夫의 작품에 의해 도예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1971년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자신의 얼굴을 이미지화한 <흙土으로의 회귀>를 발표, 이 후 반핵反核에 관한 작품<NO MORE HIROSHIMA·NAGASAKI>, <체르노빌>등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오브제를 제작하여 일본현대도자예술을 대표하는 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입지를 굳혔다.
반면 백자와 오리베(동유로 채색된 일본전통 도자기로서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스런 특징을 지님)의 접시皿, 병壺, 찻잔碗 등 물레기술을 포함한 다양한 기법 등으로 섬세하면서도 대담한 표현의 현대적인 기器로서도 많은 사람들을 매료 시키고 있다.
코이에 료지를 처음 대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의 독특한 개성에 호감을 느끼지만 반면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는 사람들도 있다. 그의 거침없는 웃음, 즉흥적이며 때로는 악동惡童과도 같은 태도, 쉴 새 없이 탐구심을 불러일으키는 정신과 말수가 적으나 솔직하고도 거침없는 단어들을 주저함이 없이 표출하는 행동력이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작품에 있어서도 코이에는 숙련된 도공의 솜씨를 보이면서도 이와는 달리 그의 오브제 작품이나 인스탈레이션 작품들은 도예의 근본적인 문제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이러한 코이에를 작가로서 이해하기 힘든 첫 번째 이유는 이 작가의 극단적인 양극의 두 얼굴 즉, 전통적인 도공의 모습과 현대미술의 아티스트적인 두 모습일 것이다. 코이에는 젊은 시절 벽돌공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데, 그 당시 예술가들의 노동에 대한 냉소적 태도를 개탄하며 기器의 제작을 가능하게 해주는 흙이라는 소재 그 자체와 프로세스에 주목하기 시작하였고, 흙이 지닌 개성과 특질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풍부한 표정을 지닌 기器를 만들어 내었다. 벽돌공으로서의 경험이 기능적인 기器 뿐만 아니라 비기능적인 현대도예작품을 통해 흙土, 공기空氣, 불火, 물水과 도예의 공통되는 요소를 탐구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 다른 작가들과 구분되는 특이한 점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67세의 코이에는 과거 40여년간을 걸쳐 도예에 관한 소재가 가지는 상호간의 관계를 기器라고 하는 유한有限의 형식으로서 또 자연이라 하는 무한無限의 환경 속에서 끊임없이 작품을 통해 이야기해 오고 있다. 이러한 제작 과정에서 느껴진 도예의 한계를 몸으로 느끼면서 「흙土이란 무엇인가?, 불火이란 무엇인가?」「흙土과 물水의 관계는 무엇인가?」「흙土과 돌石의 관계는 무엇인가?」라고 하는 단순하면서도 난해한 의문으로 전개되어 진다.
모더니즘, 포스트모던의 예술가 대다수가 회화, 조각의 본질을 추구한 것과 같이 코이에 또한 도예의 본질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인습적인 전통이나 문화에 도전하는 사고를 가진 현대 도예가로서 그 위치를 다져나갔다.
코이에의 기器는 부드럽고 제작방법 또한 순발력 있으며 즉흥적이지만 그의 투철한 실험정신으로 인해 계획되어 만들어진다.

Ⅲ.
지난달 통인옥션갤러리 초대전에서 보여진 그의 작품에서는 ‘옥션’이라는 전시 형식과 공간조건 때문에 작은 작품들로 선보였지만 그의 작업전반에서 보아왔던 정형화되지 않은 형태감이나 직관적이며 즉흥적인 기형과 색상은 뚜렷한 개성으로 제시되고 있다.
삼족三足의 접시에서나 찻잔, 병에서 보여지는 뒤틀림이나 갈라짐, 그리고 동유로 채색된 오리베의 붓 터치나 흘림자국 등은 그의 자유로운 의식과 정신을 표방하면서 추상성을 통해 에너지와 역동감이 전달되고 있다.
흙에 대한 해석, 흙으로 나타낸 의식과 기술, 흙에서 전달되는 즉흥적이면서도 유희적인 작도의 다양한 표현을 우리는 코이에 예술의 핵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그에게 있어 현대적 개념으로서의 도예와 공예적 개념으로서의 구분된 벽은 결코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작가 한길홍 약력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공예과, 동대학원 졸업
미국 롱 아일랜드대학교 객원교수
서울산업대학교 조형대학 도자문화디자인과 교수, IT디자인 대학원장
한길홍 도예작품전 8회(서울, 아마가사키, 뉴욕 등)
대한민국공예대전, 서울현대도예공모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심사위원 역임, 한국현대도예가회 회장 역임
한국미술협회, 한국공예가협회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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