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미술관 대전시 유성구 위치 관장 이재흥
대전지역 미술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지난해 설립
30년 소장품과 해외 미술관 연계한 기획전시로 운영

대전의 아주미술관은 호남고속도로 북대전 톨게이트에서 마주보이는 적오산성 기슭에 위치해있다. 사립미술관으로는 우리나라 최대규모를 자랑하며 2300평 부지에 건평 1500평 지하 1층 지상 2층의 현대적인 건물로 지난해 5월 31일에 개관했다. 주변의 수려한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노출콘크리트와 내후성 강판으로 지어진 건축물은 관장 이재흥씨가 오랫동안 미술관 건립을 준비하면서 매력을 느꼈던 서양의 유
명 건축가의 작품에 동양적 정서를 접
목시킨 것으로 김억중 건축가의 설계로 건축됐다. 5개 전시관 중간중간에는 햇빛이 들어오는 작은 공연장을 배치하고, 돔과 나선형 계단, 관람동선을 따라 흐르는 듯한 연못 등으로 품격을 높였다. 또한 전시관 뒤편 2층과 이어지는 산중턱에는 <항여조恒如朝>라는 한옥이 한눈에 들어온다. ‘항상 아침을 맞는 것처럼 깨끗하고 상쾌한 곳’이란 뜻으로 이름 붙여진 이 한옥은 충남 홍성의 320년된 고택(12칸)을 옮겨 복원한 것이다. 자연과 한옥 현대식 건물이 한 화면에 펼쳐지며, 묘한 운치를 풍긴다. 이곳 항여조에서는 다양한 전통차를 맛볼 수 있고, 앞마당에서는 음악회와 공연 등 여러 가지 문화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이곳 아주미술관은 관장 이재흥(53)씨는 지난 30년간 콜렉터로 유럽과 아시아를 다니며 수집한 중국 일본의 도자기, 회화, 조소, 역사유물 등 우리나라에 아직 공개되지 않은 2만여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유물가운데 국내외 고고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수천년 전부터 근대까지의 희귀유물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재흥씨는 대전시내 장로교목사로 미술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대전지역사회의 문화발전을 위해 미술관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설립부터 운영 1년을 넘긴 지금까지 제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곳에 와서 문화적 충족감을 맛볼 수 있는 관람객이 있다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한다.
아주미술관의 기획전시는 대부분 외국작품 전시가 주를 이룬다. 국내작품은 굳이 아주미술관이 아니더라도 쉽게 대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에서 접하기 힘든 대규모 전시를 기획해 개최해왔다. 개관 기념전시회로 중국 <진해인전>과 <로마전>, <르네상스전>을 열었었다. 르네상스전에는 유럽 명문가인 메디치가의 문장 등 국내서는 접하기 힘든 진귀한 작품들을 선보여 귀추가 주목되도 했다. 현재 열리고 있는 전시는 <이종수 도예전 - 달을 품은 어머니 전>으로 인근지역인 추부시에서 왜골스런 작업을 하고 있는 노장 이종수 도예가의 작품 10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 외에도 시기적절한 이벤트들로 한번와서 보고 마는 미술관이 아니라 그때그때의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도예전이 열리고 있는 동안에는 <흙놀이와 조각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되거나 겨울방학동안 <어린이 겨울 미술학교>,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화요미술아카데미>, 매주 일요일 무료로 운영되는 <미술관 건축투어> 등이 마련돼 있다. 자세한 내용은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후 참여할 수 있다. 이곳의 체험학습은 일회성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3~6주의 과정으로 짧지만 심도 있는 미술학습을 할 수 있다.
미술관 편의시설로는 카페 ‘뮤제’와 ‘항여조’가 있다. 뮤제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생산된 질좋은 원두로 추출한 고급원두커피 향을 느낄 수 있으며, 항여조에서는 각종 동양의 차를 전통한옥의 장지방에서 즐길 수 있다.
미술관 관람시간은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고,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하며, 관람료는 성인 5천원, 초 중 고 생은 3천원이다.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1시, 3시, 5시에는 도슨트의 전시설명을 들을 수 있다.
서희영 기자 rikkii@naver.com
아주미술관
주소 : 대전시 유성구 화암동 195번지
전화 : 042-863-0055
홈페이지 : www.asiamuseum.org
<이종수전 - 달을 품은 어머니> _ 2006. 1. 1
5까지
아주미술관에서는 오는 1월 15일까지 <이종수 도자기전-달을 품은 어머니>전이 열린다. ‘내 작품은 다작이 아닌 과작이다’라고 말해온 도예가의 1960년대 작품부터 최근작품 10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토속적이고 편안한 어머니의 정서를 담고 있는 그의 균열도자기들과 달항아리 오리형상 인간형상 도자기 등을 볼 수 있다.
이종수 도예가는 1980년대 대학 교수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 손수 가마를 짓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작업실에서 작업을 해온 것이 현재까지 이어져왔다. 열정으로 해오던 작업은 백발이 늘어감에 따라 편안해지고 더 넉넉해졌다. 70의 나이에도 지금까지 직접 흙을 수비하고 성형하고 장작가마를 번조하는 과정을 모두 혼자서 해낸다. 가을이 깊어 더욱 운치있는 아주미술관에서 만난 작가는 ‘무리하지 않고 할 만큼만 작업하고 있다’고 말한다. 
1000여평의 공간을 한 작가의 작품으로 채웠으나, 그의 조형과 실용, 현대와 전통을 넘나드는 오랜 세월의 작품들로 지루할 새가 없다. 작가는 “도자기는 오랜 시간 시련을 겪고 탄생하는 학문이다”라고 말한다. 한국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작업하는 이종수의 도자기는 ‘흙, 물, 바람, 불’ 등 자연의 힘을 최대한 존중해온 작품들로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대표되는 넉넉하고 풍만한 아름다움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종수 도예가의 작품에 은연중에 배어있는 해학과 질박함은 그가 찾고자한 조선백자달항아리의 정서와 이어져 있으며, 그의 달항아리 작품에서 완숙미를 보인다. 미술관측은 “이번 <달을 품은 어머니>전은 사십년 넘게 큰 욕심 없이 겸허한 자세로 한 자리만을 지키면서 작업해온 도예가 이종수의 깊이 있는 작품세계와 도예가로서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라고 소개하고 있다.
1 아주미술관 전경
2 항여조
3 카페 ‘뮤제’의 내부 도자기 판매대
4 흙놀이 체험장
5 항여조와 카페 뮤제
6 위에서 내려다본 미술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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