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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노박의 알레고리
  • 편집부
  • 등록 2006-02-22 1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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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노박의 알레고리
Justin Novak

글+사진 전신연

미국의 NCECA 컨퍼런스는 미국내 도예계 행사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고 활동하고 있는 많은 작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최신 동정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필자 역시 지난 4월에 볼티모어에서 열렸던 컨퍼런스에서 기존의 유명 작가들, 혹은 새로운 작가들의 작품들을 봄으로써, 여러 강연과 직접 작가들과 만나서 나눈 대화를 통하여 안목을 넓히고 조언을 구할 수 있었다. 그 때 새로 알게된 저스틴 노박Justin Novak의 작품은 충격적이고 인상적이어서 잊을 수가 없었다. 그의 충격적인 작품 중 하나는 두 개의 작은 누드 인물상이 무심한 표정으로 찢겨 벌어진 서로의 상처를 손가락으로 서로 건드리고 있는 작품이었고(사진1), 또 다른 하나는 팔목이 잘린 여인이 둥근 항아리에 앉아서 다른 한 쪽의 손이 잘린 팔목의 벌건 속을 입으로 먹고 있는 모습이었다.(사진2)

처음 만남 이후 그의 개인전이 뉴욕 첼시의 낸시 마골리스 갤러리Nancy Margolis Gallery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9월 10일에 있었던 갤러리 톡gallery talk을 듣기 위해 뉴욕으로 향했다. 직접 만난 그는 예상과는 달리 강한 느낌을 주는 어깨를 지닌 거구였다. 그를 보며 저런 덩치 큰 사람이 6인치도 되지 않는 작은 인물상들을 만든다는 사실이 약간은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또 한가지, 얼마전 작고한 작은 체구의 여인인 바이올라 프라이Viola Frey는 실제 인물의 두배가 넘는 거대한 미국 중산층의 세라믹 인물상들을 제작했었다는 사실이 대조적으로 떠올랐다.

이번 전시회에서 그는 뉴스와 신문에 나왔던 미국 병사들과 이라크 죄수들 간에 일어났던 사건들의 평면적 이미지들을 흙을 통해 삼차원의 작은 인물상들로 재창조했다. 그는 전시회의 제목인 “<알레고리Allegories>”에서도 나타나 있듯이 설명적이거나 서술적인 작업보다는 은유나 비유를 이용해 작품을 창조한다고 했다. 작품 속의 모든 이라크 죄수들은 누드였고 검은 천의 꼬깔 모자로 얼굴이 가리워져 있었다.

작품 「피라미드Pyramid」에서는 죄수들이 세라믹으로 제작된 단상 (받침대) 위에서 엎드려 겹쳐져서 인간성城을 쌓고 있었는데 그들의 좌절과 고통을 극적으로 표현했다고 느껴졌다.(사진3) 이전의 그의 작품들은 유럽 고전주의와 중세 이슬람의 모티브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했는데, 받치고 있는 작은 인물상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장식적인 그의 받침대들은 여전히 그 영향이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그가 작가의 변에서 밝혔듯이, 그는 인간의 신체를 통해 정신적, 사회적인 영역(분야)에서 서로 얽히고 설킨 인간사를 표현하고자 한다고 한다. 그 예로 이전 작품 「Disfigurine」시리즈를 보면 육체적인 상처 즉, 찢어지거나 벌어진 열상을 두 사람이 무표정한 얼굴로 손가락으로 그 상처를 서로 자극하는데 그런 이미지들을 통해서 우리들이 사회에서 살아나가면서 겪는 상처받은 자존감이나, 심리적인 (감정적인) 손상 등을 나타내려 시도한다. 완전한 형상의 인물상들을 결점없는 사회나 추구하는 이데올로기의 완결로 본다면 작가는 상처를 인물에 부가함으로써 그러한 이상이 실제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표현하려 한다. 즉, 흠이 없는 인물상들이 지배적인 문화의 규범과 이상을 나타낸다면, 그는 그의 「Disfigurine」을 통해서 실제와 이상과의 괴리를 보여주려 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그가 쓰는 충격적인 표현 방법은 개인적인 기대들이 사회나 전체에 의해 손상받을 때의 고통의 강도를 암시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 역시 그는 인간의 고통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만 다루고 있는 소재가 이라크 전에서 학대받는 피해자 포로들이 겪는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고통이라는 것인데, 이전의 작품들과 표현 방법은 다르지만 그 고통과 충격의 강도는 조금도 작아지지 않는다. 굳이 신체를 절단하거나, 피부를 벗겨내지 않아도 충분히 관객들은 그 고통을 감지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적절한 표현 방법이 무엇인지를 이 작가는 잘 알고 있는 듯하다.

필자약력
이화여대 미술대학 BFA
미국 메릴랜드 프레데릭 후드 대학원 도예과 CE
미국 메릴랜드 그린벨트 시티 커뮤니티센터 레지던트 아티스트 (2001~2004)
현, 메릴랜드 타우슨 대학 도예 전공 MFA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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