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고

Top
기사 메일전송
김현수 도자전 - 선물
  • 편집부
  • 등록 2006-02-23 14:51:31
기사수정

김현수 도자전
2005.10.20 - 2005.11.9 충무아트홀 갤러리

선물

글 윤두현 _ 박여숙화랑 큐레이터

곰 인형들과 꽃들이 무리를 이룬 채 허공에 매달려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표정에서 팬시점 진열대의 화사함이나 설레임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오히려 서늘함이나 스산함이 먼저 와 닿는다. 이는 대량화되고 획일화된 상품들의 강압적 욕망충동질을 연상시키는 것에 대한 의식적 거부감 때문일 수도 있다. 또 어쩌면 조명을 최소화하여 의도적으로 가라앉힌 전시장 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정작 작가의 이야기는 다르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 하나하나는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마음으로 작업했다고 한다.
사실상 두 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이전의 천사를 주제로 한 작업과는 조금 달라진 경향을 보여주었다. 그는 올해 서울에서 전시를 가졌던 나라 요시토모Nara Yositomo의 경쾌하고도 발랄한 작품들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나라 요시토모의 작업은 한적한 시골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추억, 청소년기부터 심취해온 저항과 자유를 노래하는 펑크 등을 포괄하는 작가의 폭넓은 관심을 담고 있다. 타카시 무라카미Takasi Murakami 등과 함께 일본의 네오팝Neopop을 대표하는 작가 중의 한 명으로 꼽히고 있기도 하는데, 일본의 만화인 ‘망가mangas’의 세대인 이들은 만화적인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이를 통해 현대사회의 다양한 단면을 드러낸다. 계보적으로 볼 때 네오팝은 다다이즘, 레디메이드, 팝아트의 적자嫡子다. 그렇다면 나라 요시토모의 인형은 최첨단의 아방가르드 작품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물론 김현수의 이번 작품들이 앞서 살핀 일본 네오팝의 흐름과 완전히 일치된다거나 동화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캐스팅 기법을 사용한 작가의 이번 작업들은 오히려 지극히 주관적인 작가의 내면적 일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지만 어떤 방향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섣부른 감이 있다. 우선 작품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각각의 포즈나 동작 등에서 미미한 차이들이 보여지는데, 이는 작가의 소소한 일상 속에서 이뤄지는 감정의 대입, 즉 자기 반영성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1990년대 이후 현대미술의 흐름에서 주요한 하나의 코드로 언급되고 있는 내면적 일상성이 여기에서도 동일하게 보여지고 있다. 이러한 김현수 작업의 일상성 문제에 있어서 언급하고 싶은 것이 있다. 주관적 일상성의 반영은 현대미술에 있어서 주요한 하나의 키워드이다.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과연 객관화되지 않는 주관이 예술 작품에 있어서 어떻게 소통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점은 분명 재고해 봐야할 문제이다. 한편 캐스팅 작업에 있어서 도예의 재료와 기법이 작가의 표현을 위한 최적의 매체이며, 그 결과 어떠한 차별점과 특성을 갖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문제 역시도 고려해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예술은 자기 반영일 수밖에 없지만, 이를 소통 가능하게 하는 것은 보편성이기 때문이다. 

 

기사를 사용하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s://www.cerazine.net

 

0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monthly_cera
세로형 미코
03미코하이테크 large
02이삭이앤씨 large
오리엔트
미노
삼원종합기계
진산아이티
케이텍
해륭
대호CC_240905
01지난호보기
월간도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