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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게임으로 표현한 인연, 만남 그리고 사랑
  • 편집부
  • 등록 2006-05-12 14: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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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원 도예전
2006.3.8 - 2006.3.14 인사아트센터

퍼즐게임으로 표현한 인연, 만남 그리고 사랑

글 이미혜 _ 통인옥션갤러리

문명이 발달하면 할 수록 인간은 고독감과 소외감으로 인한 방황이 심화된다고들 한다. 이미 과속이 붙어버린 일상사 속에서 기다림의 시간적 여유를 상실한 채 살아가는 동안 인간관계에서의 즉흥적인 만남과 헤어짐은 이젠 당연지사가 되어버린 듯 하다.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꽉 짜인 일상을 자랑하던 우리는 아주 가끔은 흘러간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허탈감에 스스로를 달래곤 한다.
그리스 신화는 신의 시기심으로 인해 원래 한 몸이었던 두 사람이 두 개체로 쪼개어지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쪼개진 나의 반쪽을 찾아 헤매기 보다 주변의 많은 반쪽들 중 선택하여 나의 반쪽으로 만들기 위한 맞춤제작의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순간의 만남에서 사람을 판단하고 스스로의 감정을 일축해야 하는 강박관념 속에서 상대방을 나의 세계 안에 끌어다 앉히려 하거나 내가 상대방의 세계 속으로 억지로 비집고 들어가려 애쓰는 것을 종종 본다.
도예가 손세원은 근년 사람 사이의 인연과 사랑에 대한 퍼즐게임의 제작에 여념이 없다. 작게 빚어 만든 덩어리들을 끼워 맞추고 쌓아 올려 커다란 조형을 완성, 서로 얼굴을 맞닿거나 상대를 감싸안은 각기 다른 모양체들을 하나의 덩어리 속에 연출한다. 제각각의 시선과 표정을 부여 받은 수십 개의 작은 조각들은 큰 덩어리의 부분체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교한 윤곽선과 표면을 드러낸다. 여기서 시지각의 대표적 조형 원리인 게슈탈트Gestalt이론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을 보게 된다. 서로 다른 이미지들이 근접 배치되었을 때 하나의 덩어리로 단순화하여 지각하는 인간의 심리를 논리적으로 설명한 게슈탈트 이론은 작가에게 창작 활동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주는 한편, 보는 이에게 이미지에 대한 연상과 추리를 부추겨 호기심과 시각적 즐거움을 만끽하게 함으로써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감상을 돕는다. 조합체의 부분을 이루는 작은 개체들은 주체로서 또는 근접 개체의 배경으로서의 역할을 번갈아가며 개체들간의 상호작용을 한다. 이것은 흥미로운 조형의 원리를 보여줌과 동시에 인연을 맺고 서로 영향을 미치는 인간관계의 소통상황을 비유한다. 사람의 얼굴 윤곽을 따라 드러난 갖가지 표정 속에 여러 형태의 자아를 묘사하였는가 하면 우리의 머리와 가슴속에 자리한 추억과 기억들의 형상화를 시도했다. 하나의 화면 안에 여러 개의 입체적인 선과 면과 그림자를 얹어 겹침의 효과를 보이는 작품 「기억」은 감상자의 시선과 조명의 각도에 따라 변화하는 표정들을 통해 갖가지 기억들을 복합적으로 떠올리는 상황을 연출했다.

손세원은 퍼즐게임을 위해 치밀하게 계산하고 스케치하여 수십 개의 도자 조각들을 빚어서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부분체들을 조합하는 과정에서의 일련의 노력들은 인간이 스스로 속한 집단 안에, 또는 나머지 반쪽이 될 만한 상대를 위해 자신을 맞추어가는 과정에 비견된다. 모든 부속개체들이 제자리를 찾았을 때 비로소 평온하고 안정된 조형을 구축하게 되는 것처럼 인연을 만나 이상적인 사랑을 꿈꾸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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