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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세라믹기술원_2022도자특화인재 창업창직 지원사업
글 서희영 객원기자 , 사진 한국세라믹기술원 제공
한국세라믹기술원
T. 031-645-1409 H. www.kicet.re.kr
세라믹기술원은 매해 도자특화인재 창업창직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지원사업은 이천지역에서 도자관련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관련 교육과 기술경영관련 1:1컨설팅을 제공한다. 이후 선정된우수교육생에게 초기사업비용과 마케팅지원 온라인 홍보컨텐츠 개발을 지원해 사업체를 운영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올해 2022년은 15명이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10명이 창업비용을 지원받아 창업의 꿈을 이뤘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교육을 시작해 도자제품 관련 창업을 위한 도자디자인
과 브랜딩, 사업계획서 작성법, 아이디어보호와 지적재산권, 뉴미디어마케팅 등에 관한 창업 사업화 교육을 받았다. 이 밖에도 도자역량강화를 위한 사진촬영기술과 석고
몰드제작 실습도 시행했다.
창업한 10명의 교육생중 세 업체의 대표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학, 대학원 졸업 후 20대의 젊은 나이에 자신의 사업체를 시작하게 된 이예원, 김현진씨와 오랜 시간 창업을 망설여온 윤세현씨는 저마다 교육과정을 충실히 따르다 보니 창업을 하게 되었다며 사업의취지와 경험에 감사를 전했다. 이제 막 창업자로서 첫발을 내딛은 이들의 첫 제품은 오는 12월 8일부터 11일까지 공예트렌드페어 2022 세라믹기술
원 부스(G01)에서 전시된다.
자연의 색대비를 활용한 청자다기세트_예라믹아트 이예원 대표
이예원씨는 세라믹기술원 지원사업을 계기로 이천으로 이주해 AKCC(AK세라믹센터)에서 창업했다. 지원사업에 걸맞은 이천지역도자창업을 이룬 청년이다. 교육을 수료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대학시절부터 작업하던 청자를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됐고, 이전의 자신의 작업에서 상품성을 보완한 청자다기세트를 제작하게 됐다. 청자를 작업하는 젊은 작가가 드물어 오히려 희소성을 갖게 됐다는 그는 20대의 감성으로 빚는 청자 젊은 청자를 선보인다.
전통문화대학에서 전통도자에 대한 수업을 들으며 백자, 청자, 분청사기 중 정제된 절제미의 백자는 어렵게 느껴졌고 분청의 자유분방함은 특별한 예술적 기질을 많이 요구하는 것 같았다. 백자와 분청사기 사이 어딘가에 청자가 있다 있다고 여겨졌다고 한다.
“당시엔 청자가 제가 노력으로 어떻게 해볼 수 있을 것 같아 관심이 많이 갔어요” 라고 청자작업을 선택한 이유를 전한다. 더불어 그는 대학교 2학년 시절 이은범 작가에게서 물레수업을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자신에게 큰 행운이었다고 말한다. 한국도예고등학교 출신인 그는 물레수업시간에 물레기초수업에 필요성을 못느끼던 중에 이은범 작가로부터 청자 조각기법을 배우고 그의 작품에서 청자의 매력에 한층 더 빠졌다. 그 덕분에 자신의 작업에 대해 일찍부터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계기가 됐다. 자신의 청자를 고민하다가 물가풍경 시리즈를 작업하게 됐다. 물가풍경은 전통청자의 문양을 자신의 캐릭터로 재해석한 작품들로 부분시유해 물가의 새와 물풀들이 물에 비친 풍경을 만들어낸다. 전통문양을 시도했는데 전통문양을 잘 따라 그리지 못하는 자신의 문양이 오히려 독특하고 요즘 캐릭터 같다는 평가를 받아 계속 작업하고 있다.
이번 지원사업에서 아이템을 선정하고 1:1 멘토링을 받으며 기존의 작업보다 상품화에 적합한 다기세트를 제작하게 됐다. 이천으로 이주하기 전에 신당 창작 아케이드에서 1년 정도 작업했는데 환원소성이 불가능해 청자 작업이 원활하지 않았다.
현재 이천의 예스파크 내 AKCC에서 시설은 물론이고 함께하는 작가들이 있어 외롭지 않게 작업하고 있다. 이번 달 공예트렌드페어에선 세라믹기술원부스 외에 개인부스로 참여해 사업에 선정된 청자다기세트와 물가풍경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지원사업을 계기로 디자인적인 차도구를 작업하게 되어 큰 디딤돌이 되었다고 한다. 아직 다관작업이 만족스럽지 않아 선보이지 못했으나 꾸준히 내공을 쌓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다기세트는 다관이 없이 개완이 들어있는데 주전자 작업을 꾸준히 연마해 선보이고 싶다.”고 포부를 전한다.
과일모티브의 서정적 아트오브제_금옥별 김현진 대표
막연했던 창업이 현실이 됐다. 김현진씨는 대학졸업후 집근처 안양의 공유공방에서 작업했다. 스스로 작품들을 플리마켓에 판매하며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던 중 코로나로 플리마켓활동도 시들해져 있었다. 지인의 소개로 세라믹기술원 지원사업을 알게 돼 교육에 참여하며 이천 AKCC로 이주했다.
김현진씨는 이번에 과일형태 스퀴저로 창업했다. 상품개발이 끝난 상황이고 도록 제작과 온라인마케팅에 관한 지원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지원사업을 위해 3월부터 교육이 시작된 50시간의 수업 중 창업 사업화 수업이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 특히 도움이 많이 됐다. 이 밖에도 사진촬영수업이나 석고몰드제작 등의 수업에서 구체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창업이 막연했는데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과제를 수행하다 보니 창업이 되어 있었다. 초기사업비지원 대상에 자신이 선정된 이유를 묻자 “교육과정에서 발전된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선정되었다고 들었어요. 테이블웨어가 아닌 도구의 개발로 차별성을 두고 싶었는데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도자기가 생활공예로 실생활에 적용될 때 사소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생활예술이 될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작업한다고 한다. 그의 과일 스퀴저는 아보카도, 복숭아 등의 형태를 이중캐스팅으로 안팎의 색을 달리해 제작됐다. 생활 속에서 아름다운 물건으로 일상의 이야기거리를 만들고 한번 더 미소짓게 하는 것, 그가 말하는 사소한 감동인가 보다. 과일스퀴저로 오렌지나 레몬 즙을 짤 때 즙이 과일형태에 담겼을 때의 색조화와 모양을 상상하면서 디자인을 구상했다고 한다. 현재 과일 스퀴저는 시제품과 촬영을 마친 상태이고 패키지제작과 판로를 고민중이다. 입점 가능한 판매사이트를 컨택하고 홈페이지를 제작할 예정이다.
김현진씨는 고등학교때 인테리어관련 페어에 갔다가 도자가구를 보고 도예로 할 수 있는 일이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어 전공으로 택하게 됐다. 도자로 하는 다양한 작업들을 보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조형, 상업적인 도자기, 일러스트적요소가 가미된 작품 등 여러가지 작업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한다. 기존에는 연리문 기법을 이용한 일러스트적인 작업을 했다. 색소지를 섞어서 사용하는 연리문기법을 좀 더 디자인적으로 의도하는 방법으로 작업해왔다. 색소지가 오묘하게 섞여 바다풍경을 만들어 내고 그 위에 서핑하는 사람을 그러넣거나, 수박의 붉은색에서 흰색 초록색으로 변하는 단면을 연리문 흙판으로 만들어 수박그림머그를 만드는 식이다. 젊은 위트와 흙의 자연스러움이 편안하게 다가온다. 일러스트적이고 디자인적인 요소가 있는 작업을 선호하는 그는 재미있는 작업을 즐겁게 꾸준히 하는게 목표라 전한다. 숙명여대 공예과에서 도자와 섬유를 전공한 김현진씨는 주변에 취업보다는 창업하려는 친구들이 많아 세라믹기술원의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권한다고 한다.
손잡이가 없는 다기와 잔 텀블팟 세트
_다하 세라믹 스튜디오 윤세현 대표
윤세현씨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생계형 도자작업자에서 창업기업 대표가 되었다. 인터뷰가 있던 지난 11월, 세라믹기술원 창업보육센터에 갓 입주한 그는 공간을 정리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새로운 공간에서 그간 꿈꾸던 자신의 이름을 건 작업을 하게 된 것이다. 다른 교육생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지원사업에 참여한 윤세현씨는 ‘나의 그릇 ’을 만들겠다는 꿈을 이뤘다.
남서울대학교 환경도자학과를 졸업하고 작업을 하고 싶지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 연속되었다. 취업해 전시기획일을 하면서 도자 작업이 하고 싶어 이천으로 이주해 학교에서 하던 조형 작업을 이어갔다. 조형 작업을 하면서 인근 도자기 공장에서 기술직으로 도자기를 배웠다. “생계형 도자 작업자로서 지내면서 하고 싶지만 망설였던 것이 ‘도자기로 먹고 살기’ 였는데 도자창업지원사업을 알게 되어 교육을 듣고 과제를 수행하다 보니 제 업체를 갖게 됐어요.” 이전에 전혀 몰랐던 지적재산권, 디자인출원, 사업계획서작성 등에 대한 교육을 받으며 사업에 대한 기초를 다지게 됐다. 결혼과 출산 후 생각이 더 복잡해져 자꾸만 미뤄뒀던 창업은 교육기간 동안에도 자신감보다는 걱정으로 더 많이 다가왔다.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후 이제는 해야겠다는 용기가 생겼다고 한다. 지원대상 선정 이후엔 보다 구체적인 멘토링과 과제들이 주어지고 눈앞의 과제를 책임감을 갖고 해나가다 보니 이렇게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
남의 공방에서 일을 하면서 ‘내 자신의 것’을 만들고 싶은 마음은 늘 한결같았다. 나이를 더하며 망설임이 더 복잡해져 갔는데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자신의 디자인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쉽지 않기에 마음에 드는 컵디자인을 만드는 데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다 손잡이가 꼭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에 이르렀고 손잡이가 없는 다관과 컵을 이중기로 디자인하게 됐다.
“이번 제품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디자인적인 시도와 제품출시에 집중해 첫 제품을 만들어냈다는 데에 의미를 두고 있어요.”
텀블러는 굽과 손잡이가 없는 큰 잔을 말한다. 휴대용 텀블러가 익숙하니 형태만으로 휴대용텀블러로 착각한 이들이 기능적인 부분을 지적하기도 하는데 그의 첫 제품은 텀블팟, 굽과 손잡이가 없는, 실내용 다관이다. 부정적인 부분, 안 될 이유에 집중하면 시도가 더욱 어려워진다. 그래서 그는 과감하게 자신의 디자인컨셉에 집중해 심플한 형태, 그래서 손잡이가 없는, 그래서 뜨거운 물을 부어도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이중기를 디자인했다.
조형작업을 해오던 경험으로 텀블팟에 추상적인 그림을 넣은 디자인이 예술성을 더했다.
이런저런 시도를 하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으니 꾸준히 발전할 수 있을 거라 스스로를 격려하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