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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Ceramic Art - Issue
  • 편집부
  • 등록 2006-08-02 15: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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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겅위邱耿鈺
고대와의 조우-발견의 상상력

글+사진 우관호 _ 홍익대학교 도예유리과 교수

치우겅위의 작품에 대한 이해는 중국이란 나라의 지리적, 역사적 정황에 대한 개괄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의 박사학위 논문이 완성되기까지의 역정과 노력을 인정하여야만 비로소 그의 작품이 어떤 생각을 기반으로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를 알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은 동서남북이 모든 다른 지리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북쪽지역에서 눈이 올 때 남쪽 지역에서는 꽃축제가 열리며 동서간의 방언은 통역이 필요할 정도이다. 치우겅위가 출생한 란조우란 지역은 중국의 서북부이다. 실크로드의 출발지인 시안西安에서 북서쪽으로 약 670여km 떨어져 있으며 또 그만큼 더 북서진하면 중국 3대 석굴의 최고봉이며 불교미술의 보고인 모가오굴莫高窟이 있는 둔황敦煌에 도착한다. 중국의 동부지역에 비하면 사막과 산 그리고 건조한 기후 등으로 인해 경제적인 발전은 더딘 편이나 미개발의 덕분으로 광활한 자연의 풍광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치우겅위의 초기작품들은 대부분 중국서북부의 풍경을 그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작품들은 단순히 작가의 느낌에만 의존하여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여행을 통해 촬영하고 스케치한 이미지들의 구현체였다. 사막과 황량함과 초원에 방치되어 있는 돌무더기 그리고 무엇인가를 연상케하는 바위 및 작은 풀, 꽃 등에 대한 자의적 해석이 오롯이 작품에 녹아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들을 결과치로만 해석 한다면 70~80년대에 국내외에서 유행하였던 물성物性 중심의 추상적 표현이라고 간주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 한 점 한 점에는 자연의 풍광들을 다채롭게 해석하려는 작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사진 1)

이러한 일련의 시리즈 이후에 그의 작품은 말과 새 시리즈로 전환한다. 그가 말에 대해 가진 최초의 관심은 초원에서 주운 말의 머리뼈였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초원위에는 말 뿐만 아니라 여러 동물의 잔해가 널려 있다. 초원에서 죽은 동물들은 그 자리에서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고 바람과 비에 의해 자연으로 돌아가며 최후에는 탈색한 뼈만이 남아 있다.
치우겅위는 그 뼈들을 모티브로 데생과 소조 그리고 변형의 프로세스들을 통해 객관적 대상으로서의 말이 아닌 생명에 대한 사색을 시작하게 된다.
90년대 초반부터 제작한 말 시리즈는 세련된 조형 또는 엽기적 표현은 결코 아니며 매우 침착하고 정련된 관조의 자세에 의한 결과로 보아진다. 작가의 말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초기의 주된 소재이자 주제였던 말은 새라는 새로운 상징매개와 조우하면서 양자가 가진 추상적이고 관념적 연관성을 추구하게 된다. 특히 말이 생명의 윤회에 대한 은유라면 새는 인간의 자유의지의 표상이다. 새는 말의 머리 또는 외면에 존재함으로써 상호 보완의 관계를 갖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과 「새」시리즈의 조형적 충격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말과 새에 대한 그의 사고의 깊이에 비해서 결과가 그리 괄목할만한 것은 아니지만 이후 전개되는 「복원」시리즈의 기반으로서 역할은 충분히 한 것으로 생각된다. (사진 2,3)

「복원」시리즈는 작품의 결과보다 그러한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는 중국이란 나라의 환경에 우선 흥미를 느끼게 한다. 작가소개에서 벗어나는 이야기같지만 「복원」시리즈의 작품들을 처음 보는 순간 예사롭지 않은 인상을 받았고 그것은 그대로 적중하였다. 한마디로 말해 이러한 작품들은 중국에서만 가능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그의 「복원」작품들은 점토로 만들어진 말의 일부분과 브론즈 혹은 합성수지에 의한 나머지 부분이다. 다시 말해 점토와 혼합재료의 조합에 의한 말의 반구상적 표현이며 작가도 인정하였듯이 이탈리아 조각가 마리노 마리니의 작품에서도 영향을 받은 조형이었다. 또한 한편으로는 미국도예가 장 피에르 라록의 것과도 일견 유사성이 있는 작품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처음 「복원」시리즈의 작품을 보았을 때 의아했던 것은 그의 기술적 역량에 비해 그다지 크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풍경과 말과 새에 비해 복원 시리즈의 작품들은 작다는 느낌을 가질 정도의 크기였던 것이다.
작가 역시 처음부터 그 작품에 감춰진 비밀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또 필자로서도 그런 내용들을 상상할 수 없는 나라에서 살아 왔기 때문에 그저 “조형이 마리노 마리니의 것과 유사한 점이 많군요” 정도로 그의 작품에 대한 대화를 시작할 따름이었다. 그리고 몇 차례 만나서 작품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중 「복원」시리즈에 대한 감춰진 내용들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앞서 말했듯이 그의 작품은 점토와 혼합매체의 조합에 의한 것이지만 오히려 점토에 의한 부분은 다른 사람의 손에 의한 것이었다. 그것도 천 수백 년 전에 만들어진 도마용의 파편들이었다. 치우겅위는 우연한 기회에 도마용의 파편들을 입수하게 되었고 또 박물관의 복원사업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방법으로 도마용을 재창조하기로 결심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발상과 실천의 과정을 작가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내 작품에서의 복원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복원이 아니라 일종의 소재를 차용하는 재창조이다. 중국에는 유구한 도자조각의 역사와 풍부한 예술전통이 있으며 그것은 중국도예가들의 자산이다. 이러한 자산의 발굴과 이용에는 여러가지 방식이 있다. 전통적인 창작관념의 계승과 발전 또는 전통조각예술형식의 차용과 이용 등이다. 복원 시리즈 작품 역시 전통조각예술의 학습과 이용이지만 직접적, 병치적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것은 곧 고대 도용의 파편에 직접 조형요소를 이입하면서 창작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복원은 도마용의 본래의 모습을 찾는 것이 아니고 파편을 기초로 하여 다시 새로운 나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여러 가지 재료와 다양한 표현수법으로 형태를 만들게 되면 원래의 도용의 파편과는 전혀 달라진다. 최종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일종의 관념상의 변화와 초월이다. 이와같은 대비와 대조에는 모종의 현대적 의의가 있으며 이것은 학습전통의 하나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전통과 그것의 발전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나 치우겅위의 경우에는 관념이나 형태의 모방이 아닌 새로운 조형원소의 이입에 의한 재창조의 방법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그는 먼저 도마용의 파편을 분석하고 그 가운데 조형의 원소로 이용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다. 그리고 이미 있는 형상들을 이용하여 다시 새로운 조각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되도록 파편의 부분을 강조할 수 있도록 한다. 그 과정 속에서 잔류도편의 크기가 작을수록 상상의 공간과 그것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는 것을 발견하고 작가 고유의 상상력으로 구체화 시키는 것이다.
또한 유물의 파편을 이용하고 거기에 새로운 재료들을 사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도예가는 도자를 매체로 작품을 해야하지만 복원 계열 중 도질의 부분은 옛사람의 것이고 내가 복원하는 부분은 새로운 조형을 만드는 현대적인 감각의 다양한 재료들이다. 그래서 나는 한사람의 고대 도예가와 합작하여 완성하는 것을 느낀다. 천 몇백년 전 고대 도공의 지문이 남아 있는 도마용의 파편과 나 자신의 지문이 남아 있는 복원 부분을 보면 나는 이질적인 감정을 느낌과 동시에 많은 연상을 하게 된다.
현대 예술창작은 많은 개념과 관념의 구체화이다. 재료는 관념을 표현하는 일종의 매개물질이다. 현대예술은 재료의 제한을 그다지 받지 않는다. 그리고 재료의 특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조합재료의 운용은 곧 현대예술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전통적 조각은 대부분 규범적 조형양식과 표면의 완벽한 정리를 요구한다. 그러나 나는 창작과정 중 점토의 촉감과 소조과정의 흔적을 남겨서 작품에 일종의 미완성된 효과를 남긴다.”

이상의 내용들을 종합해 보면 치우겅위의 작품이 어째서 중국의 지리적, 역사적 정황과 맛물려 해석되지 않으면 안 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과거에는 분명히 다른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도마용의 내용을 완전히 배제하고 오직 그것의 표면에 남아있는 도공들의 흔적과 자신의 흔적들에 천착하는 것은 작품의 결과 보다 작품을 존재케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는데 목적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기우인지는 모르지만 그의 「복원」시리즈는 어쩌면 지금 시대에서나 가능한 작품이며 좀 더 시간이 지나고 난 뒤 개인에게 건네지는 파편조차 귀중하게 취급되는 시점에 이르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가능성은 그가 박사학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집념과 노력들이다. 실제로 그의 논문은 중국 전역을 답사하면서 채집한 자료들의 결정체이다. 중국의 동서남북에 산재해있는 오지의 문화들과 그것을 담아내는 도자기 그리고 도구 및 풍광들은 치우겅위의 다음 작품을 위한 소재에 모자람이 없었을 것이다.
더욱이 치우겅위에게는 남들과는 다른, 사물과 현상을 발견하는 눈과 그것을 구현하는 상상력이 있기 때문이다.(사진 4,5,6,7,8,9)

작가 치우겅위는 1962년 간수성甘肅省 란조우蘭州 출생. 중앙공예미술학원학사, 석사 수학후 2000년 칭화대학에서 논문『중국현대민간도자예술』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칭화대학 미술학원 도자예술디자인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1 「서북풍경(西北風景)」
2 「말의 꿈」
3 「말의 꿈」
4 「엉덩이를 치겨든 말」detail
5  치우경위의 대표작

6  치우경위

필자약력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공예과 졸업
홍익대학교 대학원 공예디자인과 졸업
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도예유리과 부교수
개인전 5회(서울 후쿠오카 교토)
국내외 단체전100여회
한일현대도예4인전(이타미시립공예센터, 일본)
싸이코드라마(성곡미술관, 서울)
국제도예초대전(포샨, 중국)
한미일 현대도예 교류전(긴자갤러리, 일본)
EX:CHANGE(마이애미, 미국)

 

 

중국 경덕진에서
개인전을 하면서…

글 김영수 _ 도예가

필자가 1000년 고도의 깊고도 화려한 자기 역사를 갖고 있는 중국 경덕진 도자대학에 자리를 잡은 것은 작년 2월경이다. 중국에 가고자 마음의 결정을 했을 당시 나에게 있어 하나의 목표는 개인전을 통해 나의 작품세계를 알리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우선할 일은 빠른 시일 내에 중국어를 습득해서 수업 준비에 만전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반년이라는 시간을 중국어에 집중했고 두 번째 학기에 들어서야 개인전을 기획할 수 있었다.
경덕진은 긴 역사에 힘입어 지금도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만큼 작업을 할 수 있는 좋은 전반적인 제반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리돈 만오천원에서 삼만원 정도면 15평에서 30평 정도의 작업실을 구할 수 있고 저렴한 가격에 흙을 구입하고 가마 소성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곳의 전시 여건은 세계적인 자기의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다.  현재 이곳의 대부분 전시장은 대형 행사를 위해 만들어진 박람회장과 경덕진 도자대학 내의 전시관 정도다. 그리고 중국계 캐나다인이 운영하는 <잭슨 리 스튜디오>와 일본인 다카시가 운영하는 <러 티엔 타오 써 pottery work shop>만이 개인전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라쿠번조로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점에 직면했는데 첫 번째는 덩샤오핑에 의해 경제 개방이라는 개혁이후 빠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적 습성으로 인한 중국인의 변화에 대한 거부성을 가진 인식이다. 애초의 전시 기획은 경덕진 도자대학 내의 야외에서 워크숍과 함께 전시를 할 계획이었으나 위험성과 지금까지 학교 내 야외 전시 전례가 전무하다는 이유로 기획을 수정해야 했다. 몇 차례 학교 관계자를 만나 이번 전시를 통해 학생들에게 돌아갈 의미와 성과를 전하였지만 허사였다. 차선책으로 찾은 것이 일본인이 운영하는 <러 티엔 타오 써 pottery work shop>이다.
두 번째는 전시 팜플렛을 만들 수 있는 전문적인 디자인 사무실이나 인쇄소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들의 전반적인 문제의 원인은 경적진의 도자기가 만들어지는 환경에서 찾을 수 있다. 이곳에서 집안 대대로 도자기를 만들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판페이판에 의하면 이곳의 생태의 초점은 대량생산에 의한 상품을 만드는데 맞춰져 있는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도자기가 작품이라는 인식보다는 상품이라는 인식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개인전의 필요성을 못 느끼며 이곳 학교의 교수들은 경덕진이 아닌 상해나 북경 등 대도시에서 개인전을 하기 때문에 이곳의 여건이 열악하다고 했다.

외국인이 경덕진에 와서 1년여 작업한 후 개인전을 연 것은 필자까지 세 번째이며 한국인으로는 경덕진에서 개인전을 가진 건 처음이라고 한다. 그동안 많은 외국작가들이 이곳을 찾아 자신의 도예 철학과 세계를 슬라이드를 통해 학생들과의 교류를 가졌지만 그들의 새로운 작품 세계를 교류하지는 못했다며 이곳의 작가들과 학생들은 아쉬웠다고 한다. 또한 작업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이 악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 싼 가격에 기물을 사서 유약만 시유하고 번조 또한 적은 비용으로 할 수 있어 개인전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 지난여름 어느 한국 도예가는 한국에서 할 개인전 물레성형 기물을 모두 사서 유약 시유만 하고 번조해 한달만에 한국으로 가져가 전시를 했다고 한다. 이곳의 중국인들의 시각에는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몇몇의 생각이 있는 중국인 작가들과 현지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 외국인과 한국 유학생들에게는 좋은 않은 모습임에는 틀림없다.

이번 필자의 전시는 작년 9월 스케치를 시작해 오프닝 전까지를 담은 슬라이드를 통해 첫 번째와 두 번째 개인전의 작품 교류를 갖고 야외에서 외국작가, 현지작가, 학생 등 약 150여명이 참여한 라쿠 워크숍과 전시 오프닝을 가졌다. 이곳 경덕진은 현대 도예의 개념에 있어 아직까지 생소함이 많다. 지난해 책에서만 봤던 라쿠번조를 중국학생들과 수업시간에 배우고 직접 번조를 할 수 있었던 부분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이곳의 선생님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갖게 했다. 개인전을 준비하고 전시하는 전 과정을 지켜본 중국 작가 판페이판은 아직까지 라쿠를 접하지 못한 많은 학생들과 이곳 작가들에게 라쿠 워크숍을 통해 라쿠의 저변화에 기여하였고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작가 스스로 해야 할 부분까지 말해주며 학생들에게 좋은 일깨움을 주었다.
만약 필자가 이곳에서 1년여 동안 강의를 하지 않았다면 경덕진에서의 개인전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개인전을 할 수 있는 비용이 최소 400~500만원 정도라면 이곳 경덕진에서 6개월 정도 체류하면서 개인전을 할 수 있는 충분한 비용이다. 아직 젊은 작가라면 한번쯤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지난 5월 이곳 경덕진에서 작업활동 중인 도예가 박병권씨가 개인전을 가졌다. 그리고 6월에는 이곳 한국 유학생과 원광대, 한국전통문화학교, 핀란드에서 온 교환학생들이 전시를 했다. 2년전 유학생 전시 1회를 한 이후 작년엔 하지 못했으나 올해부터 다시 전시를 하기로 했다. 예술작가나 학생들이 자신을 감정이나 철학을 표현한 작품을 다른 이들과 교류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전시라고 생각한다.
이곳 경덕진에 좀 더 많은 도예가들이 다양한 작품으로 세계 도예의 중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곳에서 전시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필자약력
원광대학교 졸업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졸업
원광대, 중국 경덕진 도자대학 강사 역임
현, 중국 남경사범대학 출강

 

 

 

 

샌 앤젤로 국립 공모전과 심포지엄에 다녀와서Ⅱ
Visiting San Angelo National Ceramic Competition & Ceramics Symposium

글+사진 전신연 _ 도예가

올해의 일등상은 캘리포니아 작가, 킨 쿼크Kin Kwok의 「Men with Guns」에게로 돌아갔다. (사진 1) 자그마한 크기의 여섯 개 사람 형상의 조소 작품이다. 팔, 몸통, 머리 등이 원통형 모양의 전쟁 무기로 변형된 작품으로 작금의 미국의 시대 상황을 알려준다고 할 수 있다. 이등상은 케빈 터너Kevin Turner의 커다란 반투명의 포슬린 조소 작품이 차지했다. 이미 이 분야 잡지나, 서적 등에서 본 낯이 익은 작품이었다. (사진 2) 그 외에도 수잔 룩Susan Rooke의 「The Story That Got Away」와 메릿 어워드Merit Awards를 수상한 누알라 크리드Nuala Creed의 「장난감 차를 끄는 머리 없는 소녀」 등도 관객들의 주목을 많이 받았다. (사진 3,4) 필자의 눈길을 끄는 작품 중에 하나였던 죤과 로빈 구맬리우스John and Robin Gumaelius라는 두 작가가 함께 제작한 철과 고무, 섬유 등의 믹스드 미디어와 흙을 이용한 「더 큰 공간에의 몽상Dreaming of Larger Space」도 메릿 어워드를 차지했다. (사진 5)
그밖에 워크샵을 진행했던 알렉산드라 아뮬레라의 믹스드 미디어 작품과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도예가 중 한 명인 잭얼Jack Earl의 이야기하는 듯한 조각 작품도 인상적이었다. (사진 6, 7)

일반 작가들의 작품 이외에도 초대 작가인 데이비트 펄만David Furman의 열 두점 작품이 같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는 오레곤 대학에서 1969년에 미술학사 학위를 받았고, 1972년에 워싱턴 주립대에서 석사를 획득했다. 1973년부터 캘리포니아의 핏져 컬리지Pitzer College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그는 다양한 수상 경력이 있으며, 여러 미술관에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상당히 잘 알려진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주로 맥스웰Maxwell이나 프란쯔 클라인Franz Kline과 같은 추상 표현주의 작가들의 영향을 받았고, 세라믹스 먼슬리Ceramics Monthly 잡지의 지난해 10월호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최근 그는 미술시간에 인체 소묘를 위해 사용되는 것과 같은 마네킹을 이용해 인간의 일상에 숨어있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데, 그 표현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소파나 테이블과 같은 가구를 자주 사용한다. (사진 8)

둘째날에는 하루 종일 올드 치킨 팜 아트센터Old Chicken Farm Art Center에서 초대작가 데이빗 펄만의 워크샵이 진행되었다. 그는 워크샵에서 오랜 경험을 통해 독자적으로 개발해낸 효율적인 몰드 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시연하였는데, 그는 기능성 작품을 주로 하는 작가들에게 물레가 중요한 도구인 것처럼 도예작가들에게 몰드 작업이 아주 유용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특히 그는 프리컬럼비안Pre-Columbian 시대(주 : 프리컬럼비안 시대-아메리카 대륙이 콜럼버스에 의해 발견되기 이전의 시대를 가리킴) 페루의 영향을 받은 특이한 형태의 티팟을 만들 때에 몰드 작업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는데, 선정성을 띈 그러한 티팟은 각 부분이 호박과 가지 등의 야채로 제작된 몰드 작업으로 이루어져 무척 독특한 형태를 지니며 기능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9) 그는 세 번의 풀브라이트 시니어 작가 기금을 받아서, 1979년과 2000년에 페루를, 1990년에는 코스타리카를 방문했었다고 한다. 필자가 그에게 왜 다른 도예가들이 선호하는 아시아나 지중해 연안의 나라를 가지 않고 라틴 아메리카를 방문했느냐고 물어 보았는데, 그는 페루의 도예에 관심이 있어서였다고 대답했다. 페루는 무척 흥미로운 도예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프리컬럼비안시대의 작품들은 세계 최고라고 대답했다. 그 시대는 아직 문자를 사용하기 전으로 각 도자기들은 그들 역사의 전설, 신화, 당시의 문화를 전해 주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었으며, 그의 작품에서도 동일한 요소를 표현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날 저녁에는 모든 사람들이 올드 치킨 팜 아트센터에서 모여서 바베큐 저녁과 함께 춤추며 즐기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 이후에도 라쿠 워크샵과 랜디 브로드낵스Randy Brodnax의 물레시연 등이 늦은 시각까지 진행되었다. 여러가지 많은 다른 이벤트들도 함께 열렸는데, 그 중에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지역 미술 교사들의 야외 미술 프로젝트였다. 라는 제목으로 열린 행사는 폐 타일들을 이용해 버려진 차량을 모자이크로 꾸미는 것이었다. 최종적으로 일곱 대의 차량을 꾸며서 시내 곳곳에 전시할 계획이라고 해 필자는 작업 중인 한 창고를 방문했다. (사진 10)

필자는 본인의 작품이 공모전에 당선된 뒤 너무 먼 곳이어서 행사에 참가할지를 두고 한동안 망설였다. 비행기를 갈아타고 반나절을 가야하는 여행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산 안젤로에서 보낸 사흘은 필자에게 두고두고 기억될만한 시간이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무척 친절했고, 미술관의 공모전을 중심으로 지역 행사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모든 사람들이 함께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도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그것을 매개로 공감하고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 필자에게는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겠다.

1 공모전 1등 수상작품
  「Men with Guns」 킨 쿼크Kin Kwok 작
2 공모전 2등 수상작품, 케빈 터너Kevin Turner 작
3《Art on Uncommon Places》 프로젝트

4 데이빗 펄만DavidFurman 작
5 데이빗 펄만의 워크숍
참고 문헌과 웹사이트
http://www.ceramicstoday.com/potw/furman.htm
Interview by author with Howard J. Taylor, 21, April, 2006
From the Juror’s talk, San Angelo, 21, April, 2006
From David Furman’s slide talk, The chicken Farm Art Center, 22, April, 2006
http://www.samfa.org/NCC/david-furman.htm
Interview by author with David Furman, 22, April, 2006

필자약력
이화여대 미술대학 BFA
미국 메릴랜드 프레데릭 후드 대학원 도예과 CE
미국 메릴랜드 그린벨트 시티 커뮤니티센터 레지던트 아티스트 (2001~2004)
현, 메릴랜드 타우슨 대학 도예 전공 MFA 과정

 

 

 

The 4thLondon Korean Festival 2006Modern Korean Ceramics : Traditional yet Contemporary

글+사진 이태림 _ 도예가

한국도자 런던 특별전 및 경매행사
장  소 : The Air Gallery
특별전 : 2006년 5월 29일~6월 3일
경매전 : 2006년 11월 3일~2006년 11월 7일
경매일 : 2006년 11월 7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고급스런 화랑중심지 메이페어Mayfair의 The Air Gallery에서 <한국도자 런던 특별전 및 경매행사>가 열려 큰 관심을 모았다. 이번 전시는 대한민국의 우수한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국제 현대 도자기 경매시장에서 한국 작가들의 입지를 새로이 구축하는 목적으로 열렸다. 세계 현대문화사에서 한국 도자기 분야가 이루어낸 선구자적 역할을 재조명함과 동시에 한국 도자의 다양한 재료적 특징과 스타일에 대한 미학적 분석을 관찰하게 하는 자리였다. 특히 본 전시회는 전례 없는 영국 문화 관련 대표 기관들인 Contemporary Ceramics(British Potters’ Association)와 Bonham’s Contemporary Ceramics 그리고 영국도자전문잡지 ‘세라믹리뷰Ceramic Review’가 적극 참여해 실질적인 업무를 진행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특별전은 세계도자기엑스포재단 산하기관인 ‘조선관요박물관’의 자문으로 다양한 작품 및 작가 선정이 이루어졌다. 참여 한국 작가들은 방철주, 유광열, 박병호 ,박영숙, 정영택, 이영호, 이정도, 김상만, 허상욱, 정재효, 노경조, 이인진씨이며 비디오 시연작가로 허진규 씨도 참가했다. 참여작품 중 박영숙씨의 「백자달항아리」는 “10여년간 흘린 땀의 결실로 탄생된 작품으로 중국 혹은 일본 도자기에서는 볼 수 없는, 풍부하고 우아한 한국 조선백자의 모습”이라는 평을 받으며 다양한 매체의 관심을 끌었다.
한편 한국에서는 전시를 지원한 조선관요박물관의 최건 관장이 직접 작가들을 방문해 작품 섭외 및 취합을 돕는 등 작가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지난 5월 30일 VIP Reception에는 영국예술진흥원, 영국문화원, 주영한국문화원, 빅토리아 알버트 박물관, 대영박물관, 아시아 하우스의 대표인물을 비롯해 한국과 영국의 정치, 경제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전시에 관한 호평과 앞으로의 발전계획에 관한 의견을 나누었으며 추후에는 영국왕실예술학교에서 함께 전시기획을 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전시기간 중에는 주요 작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으며 구매의사를 밝히는 콜렉터들의 적극적인 접근도 계속 이어졌다. 예술품 딜러인 데이비드 베이커씨는 “오늘 온 많은 이들이 감명을 받고 돌아갔다. 세계 전역의 예술품 소장가를 대신하여 작품들을 사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영국의 Ceramic Review 편집장인 임마누엘 쿠퍼는 “한국 도예작품을 통하여 유럽의 도예 예술이 또 다른 진흥을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웨스트민스터 대학 교수이자 대영박물관의 자문을 맡고 있는 에드먼드 드 발은 “너무나 아름다운 전시로 영국 블루 프린트와 공예진흥원의 학술지에서 전시회 리뷰 요청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그 외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비롯 아시아 문화 관련 인사들이 본 작품들의 경매가 있을 11월이 기다려진다고 전하기도 했다. 오는 11월에 열리는 <한국 현대 도자 경매> 행사는 본함즈Banhams를 통해 세계도자경매Contemporary Ceramics Auction 시장에 출품될 예정으로 아시아 예술을 조명하는 대규모 페어인 《Asian Art in London》 기간에 맞추어 전시 후 경매로 진행된다. 이 행사는 전 세계에서 모여든 콜렉터들을통해 한국 현대 도자작품 구매가 실제로 이뤄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에 참여한 한국 도예 작품들은 경매에 출품됨과 동시에 전 세계의 콜렉터들에게 홍보될 것이며, 각 박물관 및 학교에서 학습 자료로도 영원히 남기게 된다. 현지에서는 일본의 하마다 쇼지를 비롯한 민예운동 작가 작품들의 이름에 앞서 인정받을 도예작가들과 한국 도예의 세계화의 발판이라고 해도 될 만한 행사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한국도자 런던특별전 이외에 <영국 대표 도자 작품 전시>도 열렸다. 이 전시회에서는 영국 도예 역사를 대표하는 작품들이 전시됐다. 전시에는 영국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Bernard Leach(1887~1979), Dame Lucie Rie(1902~1995), William Marshall(1923~), Emmanuel Cooper, Ashley Howard, Gareth Mason, Edmund de Waal 등 작가의 대표작품이 선보였다.
행사장 한편에서는 내년에 한국 경기도에서 열릴 <제4회 세계도자비엔날레> 홍보도 활발히 이뤄졌다. (재)세계도자기엑스포의 활발한 활동은 영국현지에서 한국의 성숙한 도예문화와 각국 문화 대표 기관들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영국의 ‘CNE-CULTURE & ENTERTAINMENT LTD’의 주최로 열리게 됐으며 특히 본함즈와 소더비에서 경력을 쌓았던 큐레이터 김승민씨의 많은 노력도 크게 일조했다. 또한 괄목할만한 점은 한국의 (재)세계도자기엑스포와 삼성전자, 문화관광부 등의 후원이 큰 역할을 해냈다는 것이다.

이번 행사에 대한 온라인 카탈로그는
http://lkf.cne-uk.com/2006/에서 확인할 수 있다.


1 큐레이터 김승민씨가 영국인들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2 이정도 도예가의 분청작품

3 방철주 도예가의 청자작품들
4 영국작가들의 작품


필자약력
도예가
현, 영국 Royal College of Art 재학 중

 

 

 

 

 

<본 사이트에는 사진이 일부 생략되었습니다. 더 많은 사진을 보시려면 월간도예 2006년 7월호 참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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