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장(外場)에 응답하는 티탄산화물
勝藤拓郞 Waseda University
1. 들어가는 말
페로브스카이트형 티탄산화물 ATiO3는 크게 나누어 A사이트가 2가인 경우(Ba, Pb, Sr, Ca)의 경우와 3가의 경우(La, Y)의 경우로 나뉜다. A사이트가 2가인 경우는 Ti는 4가(d0)가 되고 밴드 절연체가 된다. Ti 4가의 페로브스카이트형 산화물은 BaTiO3나 Ti를 일부 Zr로 치환한 PbTi1-XZrXO3(PZT) 등 강유전체로서의 성질을 갖는 경우가 많아 응용의 관점에서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A사이트가 3가인 경우는 Ti는 3가가 되어 3d전자가 1개 존재한다. 이때, 3d전자간의 크롬 상호작용에 의한 절연체를 모토 절연체라고 한다. 또한 A사이트가 2가인 알칼리 토류 이온과 3가인 희토류 이온의 혼정계(混晶系)에서는 Ti는 4가(d0)와 3가(d1) 사이트가 생기는데, 이 경우 d전자는 크롬 반발을 받지 않고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금속이 된다. 이러한 모토 절연체로부터 금속으로의 상전이를 모토 전이라고 한다.
A사이트가 3가인 경우, 혹은 2가와 3가의 혼정계인 페로브스카이트형 티탄산화물은 크롬 상호작용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위 ‘강상관전자계(强相關電子系)’로서 많은 기초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재료로서는 결국 ‘일반 절연체’ ‘일반 금속’이므로 응용에 대한 가치를 발견하기 어려워 응용재료로서는 A사이트가 2가인 강유전체만이 오로지 연구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결과로 ‘외장(자장 또는 전장)에 응답하는 페로브스카이트형 티탄환화물’이 여럿 발견되어 유전체 이외의 응용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서는 필자 등의 연구를 중심으로 페로브스타이트형 티탄산화물의 최근의 연구 진전을 소개하겠다.
2. 페로브스카이트형 티탄산화물의 물성에 관한 기본적인 정리
최근의 연구 성과로 들어가기 전에 지금까지 알고 있던 페로브스카이트형 티탄산화물의 물성을 간단히 정리하겠다(그림 1 참조). 위에서 기술한 것처럼 ATiO3는 A2+, Ti4+일 때 밴드 절연체, A3+, Ti3+일때 모트 절연체가 된다. Ti3+(3d1)이 절연체(모트절연체)가 되는 것은 Ti사이트에 2개의 전자가 왔을 때 작용하는 강한 크롬 상호작용 U에 의한다. 즉, Ti사이트에 1개씩 전자가 있을 때, 전자를 움직이게 하려면 반드시 Ti사이트에 2개의 전자가 있는 상태가 된다. 이때의 크롬 상호작용에 따른 에너지의 손실이 전자를 움직이는데 유래하는 운동에너지의 이득보다 크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전자는 움직이지 않는다.
한편, A2+, Ti3+가 혼합해 있는 계에서는 Ti3+(3d1)와 Ti4+(3d0) 사이트가 존재한다. 이것은 전자가 있는 Ti사이트와 없는 Ti사이트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는 Ti사이트에 2개 전자가 있는 상태를 만들지 않고 전자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크롬 상호작용 U는 효력이 없어진다. 따라서 계는 금속이 된다.
그러나 자유롭게 전자가 움직일 수 있는 경우에 비해 ‘2개 전자가 있는 상태를 만들지 않고 전자를 움직인다’는 것은 직감적으로 어려울 듯하다. 이것은 실제로 ‘전자의 유효질량의 증가’라는 실험결과에 나타나 있다.
3. EuTiO3의 마그넷 캐퍼시턴스
페로브스카이트형 티탄산화물에 있어 희토류가 A사이트에 들어가면 대부분의 경우 3가(따라서 Ti는 3가)가 된다. 유일한 예외는 Eu의 경우인데, 이때 Eu는 2가가 되고, Ti는 4가가 된다. 즉 밴드 절연체가 되어 BaTiO3와 같은 유전적 성질을 기대할 수 있다. 이때의 유전적 성질을 나타낸 것이 그림 2이다.
유전율은 실온에서 온도를 낮춤에 따라서 점차 증가해 가서 400정도의 큰 값이 된 후에 포화한다. 이 온도변화는 SrTiO3나 CaTiO3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양자상유전성(量子常誘電性)’의 작용, 즉 양자
흔들림에 의해 강유전 전이가 억제되어 있는 상태로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5K부근에서 유전율의 온도의존성은 굴곡을 보인다. 자화율의 온도의존성에서 시사하듯이 이 온도는 Eu스핀의 반강자성 전이에 대응하고 있다. 즉 Eu에 있는 S=7/2의 스핀이 반강자성적으로 질서화함에 따라 유전율이 급격하게 감소한다. 이러한 실험결과는 이 물질에 있어 자성과 유전성이 결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이 EuTiO3의 유전율을 자장 하에서 측정한 것이 그림 3이다. 자장을 강하게 하면 유전율의 감소가 사라지고, 온도저하와 함께 단조롭게 증가해 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자장에 의해 유전율이 변화하는 ‘마그넷 캐퍼시턴스’를 의미한다. 이 물질에서는 1.5T에서 유전율이 30 가깝게 변화한다는 거대한 마그넷 캐퍼시턴스를 나타낸다는 것을 알았다.
이 연구에 자극을 받아서 ‘유전성을 자장으로 제어한다’는 연구는 상당히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에는 자장으로 유전율이 몇 배 정도 변화하는 물질도 망간 산화물에서 발견됐다.
4. 캐리어 도프한 EuTiO3의 자기저항
EuTiO3는 Eu 2가, Ti 3가이므로, Eu사이트를 3가인 희토류로 치화하면 그만큼 Ti 3d 궤도에 전자가 도입되어 금속적인 전기전도가 일어날 것이 기대된다. 그림 4 왼편에 나타나 있듯이 실제로 Eu의 La치환에 의해서 전기저항은 크게 낮아져 전도체가 되었다. 이때의 자화율의 변화를 그림 4 오른편에 나타내었다. EuTiO3는 5.5K에서 반강자성 전이를 일으키는(자화의 온도의존성이 카스프를 나타낸다)데 대해, 전자를 10% 도프한 Eu0.9La0.1TiO3에서는 8K에서 강자성 전이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Eu스핀 사이에 전도전자를 통한 강자성 상호작용(RKKY상호작용)의 채널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물질은 페로브스카이트형 티탄산화물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강자성 전도체이다.
이때 모체인 EuTiO3(절연체)에서는 유전율이 자장으로 변화한 것과 마찬가지로 캐리어 도프한 Eu1-XLaXTiO3에서는 전기전도가 자장변화할 것(자기저항)이 기대된다.
그림 5에 나타나 있듯이 제로 자장 하에서는 강자성 전이온도에서 예민하게 전기저항이 감소하고 있다. 거기에 자장을 가하면 전기저항이 감소한다(마이너스의 자기저항)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물성은 이 물질에서는 Eu스핀과 Ti 3d 궤도상의 전도전자가 강하게 결합해 있다는 것에 유래한다. 이 성질은 Eu카르코게나이드와 같은 자성 반도체와 아주 비슷한 작용이라는 것을 지적해 둔다.
5. 캐리어와 스핀을 양방 도프한 SrTiO3의 자기저항
위의 Eu1-XLaXTiO3는 모체인 페로브스카이트형 구조(ABO3)의 A사이트(Eu)에 원래 스핀이 있고, 또한 B사이트에 있는 천이금속이 만드는 전도대(傳導帶)에 케리어를 도핑한 물질이다.
원래 스핀의 캐리어도 전혀 없는 SrTiO3에 있어서도 캐리어와 스핀을 양방 독립적으로 도프해 줌으로써 같은 성질을 나타낼 것이 기대된다. 이 생각은 최근 정열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희박자성반도체의 그것에 가깝다.
그림 6은 SrTiO3에 캐리어(전자)와 스핀을 도핑한 Sr1-X-YLaX-YTi1-XCrXO3의 자기저항의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이 물질에서는 2가인 Sr을 3가인 La로 치환함으로써 Ti에 전자를 도프하고, 또한 Ti를 Cr3+(S=3/2)로 치환함으로써 국소(局所) 스핀을 도입하고 있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저온에서 70%를 넘는 큰 마이너스의 자기저항효과가 나타났다. 이 물질의 특성은 캐리어와 스핀의 농도를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며, 이에 따라서 자기저항의 크기도 최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현재 이 물질계에서 강자성을 나타내는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고, 자기저항도 저온에 한정되어 있다. 그러나 초격자박막 등을 만들어서 Ti와 Cr을 제대로 정렬시켜 주면 강자성 질서의 발현과 보다 고온에서의 자기저항효과 발현도 기대할 수 있다.
6. 펄스 전장유기저항 스위칭
최근 천이금속산화물에 이어 펄스 전장인가에 의한 불휘발 동시에 가역(可逆)적인 전기저항 스위칭 현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것은 산화물 박막에 두 개의 전극을 달아서 한 방향에서 펄스 전장을 가하면 불휘발적으로 저저항 상태가 되고, 역방향에서 펄스 전장을 가하면 다시 고저항 상태로 되돌아가는 현상이다.
상당히 단순한 구조로 온오프의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메모리(Resistance Random Access Memory 줄여서 RRAM)로서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 효과는 처음에는 페로브스카이트형 망간 산화물에서 발견되었는데, 그 후, 여러 가지 천이금속산화물에서 발견되고 있다. 예를 들면, SrTiO3의 Ti사이트에 Cr을 도핑한 산화물에서도 전장유기저항변화가 보고되고 있다.
그림 7은 필자 등이 PLD법으로 제작한 Sr0.9La0.1TiO3의 펄스 전장유기전기저항변화이다. 여기에서는 전극으로서 알루미늄과 금을 이용하였고, 금 전극으로부터 플러스의 펄스 전압을 가한 후에 전기저항을 측정한 결과를 흰 동그라미로, 알루미늄 전극으로부터 플러스의 펄스 전압을 가한 후에 측정한 결과를 검은 동그라미로 표시하였다.
펄스 전극은 20V, 펄스폭은 250ns이며, 같은 극성의 펄스를 5회 연속한 후에, 펄스의 극성을 바꾸고 있다. 이 물질은 전자를 도핑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펄스 전장유기효과가 발견된 물질에 비해서 intrinsic한 전기저항의 값이 상당히 낮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펄스 전장의 방향에 의존한 전기저항의 변화는 명료하게 관측되었다. 이러한 낮은 전기저항 값에 있어 스위칭은 이 현상을 메모리에 응용하는데 상당히 중요한 물질로서 티탄산화물의 새로운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주목된다.
7. 맺음말
여기에서는 다루지 못했으나 SrTiO3의 불가사의한 광유기현상이나 Sr1-XLaXTiO3의 열전재료로서의 가능성 등 이밖에도 티탄산화물의 새로운 성질(=외장에 대한 응답)은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기존의 개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새 재료로서의 가능성을 추구해 나가는 것이며, 그렇게 한다면 티탄산화물에는 앞으로 보다 많은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Ceramics Japan)
그림 1. 페로브스카이트형 티탄산화물의 구조와 물성의 모식도
그림 2. EuTiO3의 유전율(왼쪽 축)과 대자율(오른쪽 축)의 온도의존성
그림 3. EuTiO3의 자장 하에서의 유전율의 온도의존성
삽입한 그림은 유전율의 자장의존성
그림 4. (왼쪽 그림) EuTiO3과 Eu0.9La0.1TiO3의 전기저하율의 온도의존성
(오른쪽 그림) EuTiO3과 Eu0.9La0.1TiO3의 자화의 온도의존성
그림 5. Eu0.9La0.1TiO3의 자장 하에서의 전기저항률의 온도의존성
삽입한 그림은 전기저항률의 자장의존성
그림 6. Sr0.7La0.3Ti0.8Cr0.2O3의 자장 하에서의 전기저항률의 온도의존성
삽입한 그림은 전기저항률의 자장의존성
그림 7. Sr0.9La0.1TiO3의 전기저항률의 펄스 전압 인가 의존성
흰 동그라미는 금 전극 측에서 플러스 펄스 전압을 가했을 경우,
검은 동그라미는 알루미늄 전극 측에서 플러스 펄스 전압을 가했을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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